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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온라인 장보기마저 쿠팡/네이버가 장악하는 걸까요?

기묘한

2023.02.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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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3년 02월 02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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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양강구도라고요?

오픈서베이에서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을 발간했습니다. 아마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 같은데요. 시장의 전체 흐름에 발맞춰, 이제 온라인 장보기 시장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띈 건 역시나 쿠팡의 엄청난 기세였는데요. 전체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쿠팡에서 3개월 내 식료품을 구매했다고 응답한 건 작년과 비슷했지만, 쿠팡을 주 구매 채널로 이용하는 비중이 약 4%p 증가한 32.7%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더 확고히 굳힌 건 그저 놀라웠습니다. 작년과 올해 모두 2위를 기록한 컬리의 주 이용률은 오히려 8.6%에서 8.4%로 소폭 하락했으니 격차는 더 벌린 상황이고요.

 

하지만 더욱 충격을 준건 네이버의 선전이었는데요. 그간 약점으로 지목되던 장보기 서비스에서, 네이버는 구매 경험 기준으론 2위, 주 이용률은 컬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7.7%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습니다. 무려 전통의 강자 이마트몰을 추월하여 거둔 성과라 내부적으론 더 뜻깊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아마 이러한 흐름은 내년까지 쭉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미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쿠팡과 네이버가 온라인 장보기 영역에서도 비슷한 구도를 형성하게 될 건데요. 이는 곧 결국 이커머스 시장 내 다른 플레이어들이 둘을 역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제 희망은 없는 걸까요?

그간 온라인 식료품 시장은 상대적으로 이커머스 침투율이 낮은 편이라, 마지막 변수가 될 곳으로 뽑히곤 했습니다. 성숙기에 접어든 다른 카테고리와 달리 성장 여력이 충분하고, 또한 시장 규모도 크기 때문에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를 흔들고 싶은 이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곳이었거든요.

 

하지만 엔데믹이 찾아오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온라인 장보기 시장마저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오픈서베이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이미 사용자 기준의 침투율은 올해 85% 수준까지 올라갔는데요. 이 정도면 구매 빈도나 온/오프라인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새로운 신규 사용자 유입은 거의 한계선에 도달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사용자 수 기준으로 이제 이용할 사람들은 다 하기 때문에 성장은 둔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상품군별 온라인 쇼핑 거래액 동향을 봐도요. 장보기 연관 상품군(음/식료품/ 농축수산물)의 거래액 추이 또한, 전체 평균보단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확실히 힘은 빠져 보이기도 합니다. 둘의 격차는 계속 좁혀지고 있기도 하고요.

 

이렇듯 사실상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한 올해, 쿠팡이 격차를 벌리고 네이버에겐 추월을 허용했다는 건 다른 플랫폼들에겐 더욱 치명적인 일입니다. 신규 사용자가 많이 유입되는 시점에는, 이미 압도적인 트래픽을 가진 쿠팡/네이버에 집중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제는 경쟁의 판도가 누가 더 많은 유입을 만들어내느냐 보다, 서로의 고객을 빼앗는 제로섬 게임으로 변해가고 있는데요. 여기서 밀려서 점유율이 떨어졌다는 건 매우 심각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희망은 신선식품에 있습니다

심지어 온라인 장보기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간절한 상황입니다. SSG, 컬리, 11번가 모두 장보기에서 어떻게든 성과를 내고, 점유율을 늘려야 상장 성공 가능성이 그나마 생기기 때문인데요. 결국 이들이 반전을 만들어 내려면 장보기 버티컬 커머스 다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신선식품에서 정말 차별화된 무언가를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쿠팡과 네이버는 아무래도 여전히 가공식품이나 음료류 같은 공산품을 소비하는 비중이 높은데요. 반면에 상대적으로 장보기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한 컬리나, 이마트몰의 경우 신선식품을 자주 구매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신선식품의 경우 여전히 온라인 쇼핑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안전성이나 신선도에 대한 허들도 높기 때문에, 확실한 차별성을 보인다면 가능성이 있을지 모릅니다.

 

현재 쿠팡과 네이버는 지속적으로 빠른 배송의 이미지를 가져가려 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장악하자, 네이버가 '도착보장'으로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지요. 물론 초기에는 컬리의 샛별배송이나 SSG의 쓱배송이 일정 부분 파괴력을 가졌지만, 쿠팡이 로켓프레시를 내놓으면서 효과가 반감된 상황이고요. 따라서 조금 전략의 방향을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요? 차라리 신선도나 상품력을 강조해 나간다면, 더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진 않을까요? 확실한 건 이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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