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POPCON)

여러분은 한 끼에 얼마까지 쓰실 수 있나요?

스위트스팟

2023.08.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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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공간 트렌드 뉴스레터 ‘팝콘(POPCON)’에서 발송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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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한 끼에 얼마까지 쓰실 수 있나요? 심리적 마지노선 1만 원? 물가도 올랐는데 인심 조금 더 써서 5만 원?? 먹는 게 삶의 낙이라면 과감하게 10만 원?!?

 

갑자기 이 무슨 밥값 논쟁인가 싶으신가요? 사실 얼마가 되었든 잠깐이라도 금액을 고민했다면, 여러분은 이미 MZ 세대 대다수와 다른 대답을 한거나 다름없어요. 같은 질문에 MZ 10명 중 6명은 ‘소득이 허락하는 한 제한 없이 지출하겠다(61.5%)’*라고 답했거든요. (⊙ˍ⊙)

 

새로운 경험을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돈을 내겠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외식문화로만 받아들여지던 맡김차림 문화도 퍼지고 있어요. 꼭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맡김차림을 즐기는 MZ가 늘어나며 관련 리테일 수와 종류도 급증하고 있고요. 그 인기가 얼마나 뜨겁냐면, 최근에는 한식, 일식, 양식, 디저트를 넘어 심지어 강아지용 맡김차림까지 등장했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셰프 맘대로 선보이는 색다른 맛집의 심상치 않은 인기..! 오늘 팝콘에서 낱낱이 튀겨 볼게요😋

*리얼미터, 기성세대와 MZ세대들의 가치관 및 정치-경제-사회인식 등에 대한 설문조사(2022)

 

 


 

손님은 왕이다? NO!

모든 건 셰프 맘대로, 맡김차림 시작

'맡기다'를 뜻하는 일본어 '오마카세'를 한글로 순화한 ‘맡김차림’은 단어 그대로 손님이 셰프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걸 의미해요. 이곳에서 손님이 할 일이라곤 그저 가만히 앉아 있는 것 뿐, 모든 것은 셰프가 원하는 때에, 셰프가 원하는 메뉴가, 셰프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되죠. 다양한 맡김차림 리테일이 성행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모든 주도권이 주인장에게 있는 이런 형태가 살짝은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이 있을 수 있을 텐데요. 이 개념이 처음 등장한 일본의 상황을 살펴보면 맡김차림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해산물을 메인으로 하는 음식이 많은 일본은 제철 생선에 따라 메뉴 구성이 휙휙 바뀌어 메뉴판에 특정 음식을 적어두기 굉장히 애매했어요. 고민에 빠진 일식의 대가들은 손님에게 정형화된 메뉴판을 제공하는 대신 그때그때 준비된 식재료에 따라 본인이 선보일 수 있는 최상급 코스 요리를 내어 주기 시작했는데, 바로 이게 셰프와 손님만 참여하는 식탁 위의 일대일 커뮤니케이션 맡김차림의 시작이 되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맡김차림이 유행하기 시작한 건 2021년 말쯤부터지만, 생각보다 한국 맡김차림 역사도 오래됐어요. 국내 맡김차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무려 2000년대부터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으니, 손님이 왕인 줄 알았던 한국에서 벌써 20년 이상이나 셰프 맘대로 문화가 있던 셈이죠😲

 

이 문화가 일본에서 건너오기도 했고 모든 것을 알아서 하려면 셰프 개인의 역량 역시 중요해, 초창기 한국의 맡김차림 문화는 고급 호텔 일식당에서 이끌었어요. 대표적인 1세대 맡김차림 리테일로는 모리타 마츠미 셰프가 이끄는 신라호텔의 아리아께와 마츠모토 미츠호 셰프가 버티고 있는 웨스틴조선호텔의 스시조 등이 있죠. 프리미엄 식문화로 첫발을 내디딘 맡김차림은 점차 국내 셰프들에게도 소개됐고, 로컬에도 하나둘 맡김차림 리테일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어요.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에 선정된 박경재 셰프의 코지마와 강남의 터줏대감인 스시타츠와 같은 곳들이 이때 문을 연 공간이랍니다.

 



국가가 허락한 작은 사치

FLEX 소비와 맡김차림 열풍

맡김차림 리테일이 처음부터 MZ 세대의 호응을 얻은 건 아니에요. 다른 식당에 비해 비싸기도 하고 호텔, 고급 레스토랑 등 젊은 세대가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이를 부유층 문화로 간주하는 사람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코로나19경험을 중요시하는 트렌드가 퍼지면서 맡김차림 리테일의 위상이 완전히 뒤바뀌었어요.

 

1. 맡김차림은 셰프가 한 사람, 한 사람 맞춤형으로 요리를 선보이기 때문에 소수 인원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시스템이 바이러스 때문에 북적이는 공간을 피하고 싶은 욕구와 딱 맞아떨어지며 거리두기 동안 맡김차림을 찾는 사람이 증가했구요.

 

2. 코로나에서 벗어나자 그간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폭발하는 보복 소비가 일어났는데, 이런 현상이 외식업계에서는 소확행을 보장하는 스몰 럭셔리 제품 소비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맡김차림, 파인 다이닝, 애프터눈 티 세트 등 프리미엄 리테일이 유행했어요.

 

3. 또 MZ 세대를 중심으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면 돈을 아끼지 않는 ‘경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맡김차림 열풍을 반짝 유행이 아닌 꾸준한 트렌드로 뒤바꿨답니다.

 


트렌드모니터에서 “맛있고 특별한 음식이라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나요?”라고 물어본 결과, 40대에서는 52%가, 30대는 59.2%가, 20대는 무려 70%YES라고 답했는데요. 이런 결과를 보면, 맡김차림과 같은 프리미엄 식문화의 유행은 MZ 세대와 기성세대 모두의 호응을 받으며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에요!

 

 

오마카세🙅‍♂️ 맡김차림🙆‍♀️

이름과 함께 다양해진 메뉴!

다양한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를 끌기 시작한 맡김차림, 하지만 이 맡김차림의 인기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건 따로 있었는데, 바로 ‘개명’이랍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이미지 한 장을 준비했는데요👇🏻👇🏻

 

네이버에 오마카세를 검색하면 일식 위주의 식당을 추천해주는 걸 확인할 수 있죠. 하지만 맡김차림을 검색하면 고깃집부터 디저트까지 다양한 식당이 등장하고 있어요. 이 오묘한 차이, 눈치채셨나요?

 

오마카세라는 단어는 아무래도 그 이름이 가지고 있는 뉘앙스 때문인지 주로 일식당에서만 사용되었어요. 그런데 한글 순화 작업을 통해 이를 맡김차림으로 바꾸자 기존 오마카세라는 단어가 주던 일식의 느낌도 같이 순화되었고, 그 결과 점점 더 다양한 카테고리의 식당에서 맡김차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죠. 최근에는 일식을 넘은 맡김차림이 한식, 양식, 고기류, 디저트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면서 서서히 대중들에게도 맡김차림의 개념이 친숙해져 가고 있어요!

 

 

변화무쌍한 진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의 입맛에 맞춰 발전한 맡김차림, 이제는 상상도 못 한 메뉴까지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데요. 듣기만 해도 ‘우와~’ 소리 절로 나고 보기만 해도 군침 4286452번은 삼키게 만드는 이색 맡김차림 리테일의 세계, 바로 소개할게요!

 

순대 맡김차림 리북방(서울)


“순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다양한 이북 음식을 시대에 맞게 표현한 요리가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

 

세계 최초 순대로 미슐랭 플레이트를 받은 순대 맡김차림 ‘리북방’. 오너 셰프인 최지형 셰프의 외할머니는 실제로 함경도 출신 실향민이시라고 하는데요. 할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기억하고 구현해 낸 최 셰프는 이북식 순대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색다른 순대 코스로 사람들의 입맛을 저격하고 있어요! 이미 많은 분에게 익숙한 피순대와 아바이순대부터 오리, 양고기 등을 넣은 순대와 백순대 등등, 매일 셰프가 직접 속을 채워 만드는 4~5가지 순대 코스에 이북식 김치, 새콤한 명태 식해, 저온으로 조리한 수육처럼 퀄리티 높은 메뉴들이 곁들여지며 정성 가득한 코스를 즐길 수 있답니다!

 

보양 맡김차림 기후(서울)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 든든하게 몸 보신할 곳을 찾는다면 성수의 ‘기후’를 찾아주세요! 스스로를 보양식이라고 칭하는 음식점은 많지만 기후는 그중에서도 더욱 특별한데요. 이곳 대표님은 한의원과 한국 약선 연구원에서 몸소 배움을 실천하고 오랜 연구 끝에 음식에 한방의학을 적용한 코스를 선보이고 있거든요! 샐러드를 시작으로 스시, 생선구이 등 기본적으로는 일식에 기반을 둔 다양한 코스 요리가 제공되지만 중간 중간에 콩국수, 한우 육전과 같은 한식 메뉴도 섞여 있어 다양한 맛을 즐기기 좋더라고요. 특히 기후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후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보양식을 제공해 주어 사시사철 바뀌는 메뉴가 특징이랍니다! 매장의 마스코트 나물이가 함께하는 등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한 곳이라서 온 가족이 함께 기력 회복하기 좋아요!

 

 

쿠시카츠 맡김차림 쿠시코(부산)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데, 맛있는 걸 튀겼으니 얼마나 맛있게요? 일본, 특히 오사카의 명물이라 불리는 쿠시카츠는 다양한 재료를 꼬치에 꽂아 튀겨내는 음식이에요. 바삭한 첫입을 베어 물면 곧 입안 전체에 기름의 고소한 풍미가 퍼지고 이내 각기 다른 재료들이 보여주는 각양각색 맛의 하모니로 오사카 여행 중에 반드시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손꼽히기도 하는 쿠시카츠가 부산에 나타났어요! 광안리에서 1분 거리, 탁 트인 오션뷰를 자랑하는 ‘쿠시코’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부산 신흥 핫플인데요. 매일 신선한 식재료를 엄선해 선보이는 쿠시카츠 10종은 비주얼과 맛 모두 기가 막힌다는 입소문을 타고 벌써 연일 예약 매진 행진을 보이고 있대요. 저렴한 가격에 볶음우동, 명란버터구이 등 다양한 사이드 메뉴도 준비되어 있어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더 다양한 맡김차림 맛집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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