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략

요즘 메타코미디가 잘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

원티드

2023.08.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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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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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아티클

  • 콘텐츠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크리에이터가 빨리 털고 일어나려면 유머러스하게 부딪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해요. 놀린다는 건 보통 상대를 배척하는 행위라 생각하는데, 사실 상대를 포용하는 행위라고요.

  • ‘도대체 이 조합은 뭐지?’ 싶을 정도의 다양함이 만났을 때 예상치 못한 시너지와 창의성이 나온다고 말합니다. 때론 이러한 '이상함'들이 크리에이터에게 신선한 영감을 주기도 하니까요.

  • 미디어에서 무언가를 트렌드라고 명명하는 순간 그건 이미 철 지난 촌스러운 것이 돼버립니다. 메타코미디 크리에이터들이 트렌드세터인 이유는 트렌드를 안 쫓기 때문이에요.

 


 

인터뷰이 : 이정빈 메타코미디 브랜드 매니저


코미디, 

웃긴 것과 우스운 건 다르다 

 

 

Q. 메타코미디는 <장삐쭈>, <피식대학>, <숏박스>, <과나> 등 인지도도 높고, 각자의 개성도 뚜렷한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돼 있어요. 브랜딩 할 때 어떤 부분에 특히 신경 쓰시나요?

A. 웃긴 것과 우스운 걸 구분시키려 노력했어요. 코미디언은 웃음을 주는 직업이다 보니 관객의 입장에서 종종 웃긴 것과 우스운 것을 혼동하기 쉽거든요. 저는 크리에이터들이 찰나의 웃음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얼마나 큰 부담과 창작의 고통을 겪는지 잘 알고 있고, 그걸 존경하기 때문에 그런 인식을 바꾸고 싶었어요. 다음으로는 코미디 장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어요. 예상할 수 없는 현장 속에서도 관객의 웃음을 만들어 내는 코미디언의 순발력과 창의력은 알면 알수록 경이롭고 대단하거든요.

 

Q. 메타코미디 브랜드 매니저에게 중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깡’이 있어야 해요. 홀란드 닮은 꼴로 스트레스 받는 지윤이(메타코미디 소속 크리에이터 엄지윤)를 보며 ‘차라리 그걸로 영상을 만들어서 분위기를 장악해 버려!’라고 조언할 수 있고, 형들이 고민해 만든 콘텐츠를 보며 ‘와 이거 진짜 재미없네?’라고 말할 수 있는 깡이요. 콘텐츠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크리에이터가 빨리 털고 일어나려면 유머러스하게 부딪히는 과정이 필요해요. 저희는 ‘놀림의 미학’이라고도 불러요. 놀린다는 건 보통 상대를 배척하는 행위라 생각하는데, 사실 상대를 포용하는 행위거든요. 제가 먼저 ‘너무 재미없는데’라고 선수쳐버리면 사람들도 ‘맞아, 노잼!’이러면서 크리에이터에게 상처 줄 수 있는 상황을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게 되는 거죠.

 

깡이 있어야 재미있는 콘텐츠도 나올 수 있어요. 크리에이터 대부분 내공이 단단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다른 의견을 제안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거든요. ‘덤빈다’고도 표현하는데 제안도 재밌게 잘 던져야 해요. ‘부탁드립니다’ 정도론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실력 있고 잘나가는 크리에이터를 설득 시키기 어려워요. 자칫하면 관계가 틀어지거나 어쩌면 문제 될 수 있을 정도의 위험은 감수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을 때, 비로소 설득과 신뢰가 생겨요. 그래야 ‘이선민 합성 대회’ 같은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는 거죠. 

 

제 1회 이선민 합성 대회 이벤트 ⓒ메타코미디 

 

Q. ‘과나’ 님의 유튜브 채널 콘텐츠 ‘대머리여서 좋은 점 30가지’에 나오셨어요. KBS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도 출연하셨고요. 메타코미디에서 일하려면 굉장히 활발하고 적극적인 사람이어야 할 것 같은데요. 메타코미디에는 어떤 경험과 성향을 가진 분들이 모여있나요?

A. 메타코미디에는 코미디 혹은 콘텐츠 업계 쪽 사람이 거의 없어요. 철학, 사회학 등 살아온 배경이 다양하죠. 그런데 한 가지, 각자만의 뚜렷한 특징이 있어요. 말하는 어투에 특이점이 있다거나 주말이면 산꼭대기에 텐트를 치고 혼자 잔다거나요. ‘도대체 이 조합은 뭐지?’ 싶을 정도의 다양함이 만났을 때 예상치 못한 시너지와 창의성이 나오는 것 같아요. 대표님도 그걸 의도하셨을 거고요. 때론 이러한 '이상함'들이 크리에이터에게 신선한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 

 

Q. 요즘은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잖아요. 새롭고 신선한 아이템을 찾는 게 더더욱 어려울 것 같아요. 정빈 님은 어떤 방식으로 영감을 얻거나, 혹은 레퍼런스를 수집하시나요?

A. 식상하겠지만 콘텐츠를 다양하게 정말 많이 봐요. 대신, 비슷한 업계 콘텐츠는 잘 안 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A를 보고 A-1가 나올 순 있어도 Z가 나오긴 힘들 듯, 어쩔 수 없이 영향받게 되거든요. 그렇다고 본질을 훼손하면서까지 새로운 걸 찾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맥주 회사 직원이 그저 새로움에만 집착해 핸드폰 맛 맥주를 만든다면 신기하긴 하겠지만 잘 팔리진 않겠죠. 신선한 건 세상에 없던 걸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거든요. 이미 잘 만들어진 맛있는 맥주를 모자에 넣어서 팔아보는 식의,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거리를 고민하는 게 유효한 크리에이티브라 생각해요. 

 

Q. 브랜딩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 때 트렌드 역시 중요하잖아요. 어떤 방식으로 트렌드를 활용하시는지 궁금해요.

A. 트렌드는 향신료라고 생각해요. 좋은 음식에 향신료 적정량을 사용하면 메인 요리의 풍미를 더하겠지만 조금만 과하게 넣어도 본연의 맛이 사라지죠. 기본은 신선한 재료로 맛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콘텐츠가 잘 안된다고 트렌드만 쫓아가는 건 근시안적인 방법이에요. 미디어에서 무언가를 트렌드라고 명명하는 순간 그건 이미 철 지난 촌스러운 것이 돼버리잖아요. 결국 팔로워밖에 안 되는 거죠. 메타코미디 크리에이터들이 트렌드세터인 이유는 트렌드를 안 쫓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Q. 코미디언 이창호 님의 턱을 만질 수 있는 전시회 ‘턱치회’를 보며 굉장히 신선하다고 생각했어요. 코미디에 예술을 곁들인 전시 이벤트라니, 어떻게 기획하신 건가요?

A. 처음에는 팬들이 이창호 턱을 가지고 놀리니, 이걸로 간단한 팬미팅을 해보자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 방식이 기존 팬미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죠. 그래서 “형, 콘셉트가 완전 시바이*니까, 연출은 반대로 진지하고 세련된 전시회 느낌을 내보자”고 했죠. 이후 국내 유명 전시회에서 일하는 현직 도슨트님과 많은 뮤지션과 작업하는 실력 있는 첼리스트님을 섭외해 진짜 전시회처럼 연출했어요. 턱 모양을 본 뜬 석고상도 세워 두고요. 그랬더니 관객들이 손을 덜덜 떨면서 턱을 만지더라고요. 속으로 성공했다고 생각했죠. 

 

* 방송국이나 관련 업계에서 쓰는 은어로, 재미 요소나 웃음 포인트를 말한다. 

 

첼로 연주와 도슨트 투어가 진행되는 진지한 분위기의 턱치회 ⓒ메타코미디 

 

'이창호 턱 만지기 팬미팅'을 뻔한 방식으로 가볍게 진행했다면 별다른 임팩트 없이 휘발될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완전히 다른 분야를 접목시켜 보자는 다소 무모한 기획과 동료들과 함께 그럴싸한 결과물을 내기 위한 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턱치회는 하나의 좋은 레퍼런스가 됐습니다. 이후에도 '턱치회' 같은 거 해보자는 얘기가 계속 나올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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