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개편 작업은 회사 내부의 담당자에게 아주 어려운 작업 중 하나다. 오래 전에, 근무하던 회사의 웹사이트 리뉴얼 작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끝나고 회사 그만둘 뻔 했던 기억이 난다. 웹사이트 리뉴얼 작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상사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자사 홈페이지를 직접 개편하는 것은 극한 직업이다.
tvN ‘SNL 코리아’의 ‘극한직업’ 코너 신성우와 유병재 작가(사진=CJ E&M)
웹사이트 리뉴얼이 실패하는 이유
대체로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디자인” 에만 집중하는 경우이다. 디자인을 바꾸면 웹사이트가 확 좋아질거라고 기대하고 ” look & feel”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종종 문제점은 디자인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디자인을 바꾼다고 원래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전략기획서 없이 시작하는 경우인데, 이러다 보면 회사의 대표나 상사의견이 강하게 들어오면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직급높은 사람이 원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된다.
돈을 들였으니라는 막연한 기대가 충족 안되는 경우가 있다. 돈은 들였지만 웹사이트는 기대한 것만큼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원래 웹사이트와 퍼포먼스가 별로 다르지 않은 경우다.
예전의 경우, 회사 내부에 대표를 포함하여 워낙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많았던지라, 웹사이트 콘텐츠를 모두 내부에서 직접 제작했는데 결국은 몇번의 수정작업을 거치다가 원래 웹사이트와 비슷한 웹사이트로 끝났다.
그 사이에 몇번의 언쟁을 거치고 결국 애정이 적은 사람이 먼저 지쳐서 양보하는구나를 깨닫고 프로젝트는 마무리 되었다. 두 개의 대안을 가지고 부딪치다가 결국, 상사가 ” 내가 회사 대푠데..!” 하는 바람에.
"지금 아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웹사이트 전략기획의 중요성
기획 단계에서 가장 핵심 사항은 고객의 요구사항과 회사의 목표의 교차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회사가 웹사이트를 통해서 바라는 목표( 판매, 고객 전환, 회원 가입 등)를 확실히 하고, 타겟오디언스와의 인터뷰나 서베이를 통해 고객의 만족도, 짜증나는 지점을 확인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누구의 시각을 반영할 것인가? 회사 대표가 회사의 목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 상대편에서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웹사이트 전략 수립 절차
1.웹사이트의 주 오디언스를 파악하고 오디언스 요구사항/불만 사항을 확인한다.
웹사이트의 오디언스는 예를 들어, 대학의 경우, 입학 지원자, 재학생, 대학원생, 경영자 코스 대상의 일반인 등 한 집단이 아니라 여러 집단일 수 있다.
2. 회사에서 원하는 웹사이트의 목표를 설정한다.
세일즈콜이 늘어나기를 원하는가? 웹사이트에 오래 머물면서 회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브랜드와 친숙해지기를 원하는가? 목표를 설정할 때는 SMART 하게,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한다. 목표가 달성되었는지 웹사이트의 퍼포먼스를 측정가능하게 구축하는 것도 잊지 말 것.
현재 웹사이트의 KPI를 정리해 두고, 개편 후에 동일한 KPI로 퍼포먼스를 측정한다.
트래픽
리드 수
평균 페이지뷰
유저당 평균 체류시간
키워드
3. 웹사이트 진단을 통해 문제점을 확실하게 하라.
웹사이트의 전략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마케팅인지,시각적으로 구식이고 관리안한 것처럼 보이는지 문제를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웹사이트의 문제점을 파악할 때 내부인들은 디자인, 즉 시각적인 요소에 대해 가장 먼저 얘기한다. 눈에 띄고 얘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 웹사이트를 진단할 때는 아래 다섯 가지를 구분하여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 전략 : 웹사이트가 회사의 사업 목표를 달성하는데 효과적인가?
- 마케팅: 웹사이트 방문자를 다음 행동으로 이끌 수 있게 설계돼 있는가?
- UX : 사용자들이 찾아온 목적을 쉽게 이룰 수 있는가?
- 시각화(Creative) : 디자인,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등이 전문적이고 고퀄인가?
- 기술 : 관리하기 쉬운 CMS, 마케팅 자동화, 보안, 속도 등은 만족스러운가?
아래와 같이 세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웹사이트 개편이유를 분명히 한다.
4. 가장 주요한 고객을 찾아서 인터뷰를 하라.
가끔 우리는 너무 자신만만하여 고객의 요구사항을 다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객 인터뷰를 통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모든 고객 중 가장 주요한 고객, Highest Value를 가진 고객을 우선적으로 인터뷰한다.
5. 바이어 페르소나
회사에 이미 완성된 바이어 페르소나가 있겠지만, 만일 없다면 웹사이트 디자인이 들어가기 전에 바이어 페르소나를 마련한다.
6. 고객의 구매 여정 ( Buyer Journey)를 그릴 것
고객의 구매 여정을 그리고, 각 여정의 단계별로 필요한 모든 콘텐츠가 있는지 확인한다. 이 콘텐츠를 웹사이트에서 고객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배치하고,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단계에서 기존 웹사이트의 콘텐츠 진단이 필요하다.
7. 브랜딩과 키메세지
웹사이트 세부 디자인과 작업과 콘텐츠 제작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브랜딩과 메시지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한다. 전체 웹 페이지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방문자가 경쟁사 페이지로 가지 않고 우리 웹사이트에 머물러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가 명료해야 한다.
브랜딩이나 키메시지를 바꿀 필요가 있는지도 한번 짚고 넘어가자.
키메시지에 알아듣기 힘든 업계의 전문 용어가 들어가 있다면 쉽고 분명한 단어로 대체하도록 한다.
8. 경쟁자 분석과 SWOT 분석
위의 3번에서 언급했던 5가지 요소, 전략, 마케팅, UX, Creative, 기술의 세부 질문지를 만들고 자사와 경쟁 웹사이트를 평가한다. 여기서 개선해야 할 부분은 절대적으로 점수가 낮은 부분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분야다.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둔다. 아래는 콘텐타에서 사용하는 경쟁사 분석 엑셀 테이블.
9. 콘텐츠 인벤토리 작성
콘텐츠 인벤토리를 인덱싱한다. 특히 아래와 같이 소중한 콘텐츠 자원이 날라가지 않도록 주의!
- 공유가 많이 되었거나 많이 본 콘텐츠
- 트래픽이 높은 페이지
- 관련 키워드 그리고 그 키워드와 연결된 페이지들
- 인웹 링크 / 인바운드 링크를 많이 받은 페이지/콘텐츠
- 웹사이트 제작시 SEO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그동한 소중하게 쌓아온 자산이 자칫 날라갈 수도 있으니 이 단계에 주의를 기울이자.
10. SEO 가치가 높은 페이지 정리
트래픽을 가장 많이 유도하고, 리드 발굴이나 전환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페이지들을 메모해 두고 이런 페이지들은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혹시 이 페이지들의 주소를 바꾸게 되면 301 리다이렉트를 준비하자. 많은 페이지를 이런 식으로 옮기게 된다면 액셀에 301리다이렉트 테이블 ( 구주소 와 신주소)을 정리해서 웹사이트제작팀에게 넘겨주도록 한다.
키워드 리서치 작업을 통해, 전체 웹사이트의 페이지를 키워드별로 정리하고, 이전의 웹사이트에서 충분히 잡아주지 못했던 추가해야 할 키워드가 있는지 결정한다. 한 키워드별로 한 페이지를 기준으로, 추가해야 할 키워드와 페이지를 정리한다.
맺음말
웹사이트 리뉴얼 작업은 전략 단계가 중요하다. 마음이 급해서 이 단계를 대충하다 보면 나중에 집을 다 짓고, ‘오른쪽으로 10cm만 옮기면 안될까?’라는 요구를 듣게 될 수도 있다. 경쟁자 분석/SWOT분석과 웹사이트 콘텐츠 진단은 전략 단계에서 아주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