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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상품만 정성껏 안 써줘요?

클로이

2018.09.18 17:43 조회수 888

왜 내 상품만 정성껏 안 써줘요?

MD 1 :  왜 제 상품은 맨날 이렇게 대충 써줘요?

MD 2 : 페이지가 너무 짧은 것 같은데... 내용 추가 요청 좀 드릴게요.

MD 3 : 촬영할 때 신경 좀 써주세요. 소품 잔뜩 챙겨주세요. 

 

콘텐츠를 제작할 때 모든 상품페이지에 동일한 리소스를 투입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건 힘을 빼고 또 어떤 건 아주 공을 들여요. 직접 파트너를 만나고 계약을 진행한 MD에게는 모두 자식 같은 상품일 테니, 콘텐츠 제작자 혹은 한 걸음 먼 누군가가 조금 더 객관적인 눈으로 경중을 판단해주어야 합니다. 이때 '잘 팔릴 것 같으니 열심히 만들자', '안 팔릴 것 같으니 힘을 빼자'라는 식의 단순한 접근은 안 됩니다. 

 

온라인 커머스는 오프라인 매장과는 다르게 상품을 무한하게 진열할 수 있고, 그 엄청난 장점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잘 팔릴 상품 100개만 파는 것 vs 잘 팔릴 상품 100개에 잘 팔릴지도 모르는 상품 400개와 구색용 상품 500개를 얹어 1,000개를 파는 것. 둘 중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따지기가 어렵습니다. 단지 저마다 제한된 리소스로 최적의 효율을 찾아가는 것뿐이죠. 하루에 한 권이 팔릴까 말까 한 비인기 책들 80%의 매출이, 베스트셀러 20%의 매출을 뛰어넘는 아마존 닷컴의 '롱테일 법칙'을 생각해보세요.

 

그런데 상품페이지를 100개 제작할 때와 똑같은 품으로 1,000개 만들 순 없잖아요. 상품 개수 늘어나는 속도와 똑같은 속도로 제작 인력을 늘릴 수도 없거니와 굳이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근거로 강약을 조절해야 할까요?

 

1.  소비자 관여도 

소비자 관여도는 특정 제품에 관련된 개인적 중요성이나 관심도를 뜻합니다. 저관여 제품일수록 콘텐츠도 단순해집니다.

고관여 제품 : 가격이 비싸거나 중요도가 높고, 잘못 구매하면 위험한 제품 (전자제품, 자동차...)

저관여 제품 : 가격이 저렴하고 잘못 구매하더라도 괜찮은 제품 (식료품, 생필품...)

이를테면 '주스'는 대표적인 저관여 제품입니다. 상품페이지를 만들 때에도 참 간단합니다. < 델몬트 무가당 오렌지주스, 100mL당 00원 > 이렇게만 써 놔도 파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2. 제품을 소비하는 방식 

하지만 델몬트가 아니라 올가니카의 콜드-프레스 오렌지주스라면 어떨까요? 사람들은 콜드-프레스 주스를 단순한 음료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식사' '건강식품' 혹은 '패션'으로 소비합니다. 이럴 때는 원재료부터 착즙 방식, 유통 과정까지 세세하게 소개해줘야 하고 이 주스를  마시는 당신은 '특별하다'라는 감성적인 부분까지 건드려 주어야 합니다.

요즘엔 자동차 CF도 이른바 '여자 감성'으로 만들더군요. 요즘엔 저관여-고관여의 경계가 점점 무너지고 있으므로 카테고리의 바깥 영역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유기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소나타 광고

비 오는 날엔 시동을 끄고 30초만 늦게 내려볼 것

태양 아래서만 진가를 발휘하던 선루프의 전혀 다른 매력을 발견할 테니

소나타는 원래 그렇게 타는 겁니다.  

 

 

3. 가격의 위치

콜드프레스 주스는 제품을 소비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가격 자체도 일반 주스와 다릅니다. 유사상품의 평균 가격보다 한참 낮거나 높으면, 가격이 이렇게 책정된 이유를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이는 보통 제품을 소비하는 방식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바르다 김선생은 김밥 가격이 왜 일반 김밥의 두 배를 웃도는 지 말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4. 브랜드 인지도

브랜드 인지도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강조해야 할 때도 있고,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때가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반찬, 샐러드, 빵과 같은 '식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저는 비교적 덜 알려진 브랜드에 공을 들입니다. 동종업계의 '원탑 브랜드'일 때에는 제작에서 힘을 확 빼구요. 

이를테면 '파리바게트'의 식빵은 썸네일만 있어도 팔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네 빵집의 식빵이라면 내러티브적인 요소들을 더해주어야겠지요. 두 곳 식빵의 맛과 가격이 비등비등할 지라도요.

 

이 밖에도 참 다양한 요소들이 콘텐츠의 '강약 조절'에 영향을 끼칩니다. 콕 집어 한 가지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이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론칭 일정을 맞추는 것입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효율적으로 리소스 배분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힘을 줄 건 주고 뺄 건 과감하게 빼고. 커머스는 제일기획이 아니니까요. 실제로 하나의 상품을 골똘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긴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훨씬 전방에 서서 직접 장사를 하는 곳이니만큼 전략적으로, 기민하게 움직이려면 강약 조절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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