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의 매거진

게임 회사의 마케팅 팀은 어떻게 생겨 먹은 조직일까?

우주인

2018.10.25 23:53 조회수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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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회사의 마케팅 팀은 어떻게 생겨 먹은 조직일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한동안 게임 회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대표적인 삽질 중 하나가 마케팅 조직을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드는 조직개편의 반복이었다. 작은 회사의 경우 보통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사업 PM이 마케팅 업무까지 병행하며 론칭을 준비한다. 그러다 점차 회사가 성장하고 매출 규모와 마케팅 예산이 커지게 되면 보다 전문화된 마케팅 인력을 세팅하여 별도의 마케팅팀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몇 번의 론칭 후 기대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경영진들은 마케팅 팀의 필요성을 의심하게 되고, 다시 마케팅 팀을 해체하여 사업팀에 마케터들을 투입하는 조직개편을 강행한다. 그 후 몇 번의 론칭 후 기대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누군가 용감하게 마케팅 팀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리고는 다시 마케팅 팀 세팅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가 어찌 보면 우스꽝스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제로 많은 게임 회사들이 매분기 또는 매년 반복하는 일 중 하나였다. 다행히 지금은 대부분의 게임 회사들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모바일 게임 마케팅의 특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별도의 마케팅 조직을 세팅하는 것이 이제는 너무도 당연스러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도대체 왜 마케팅 팀은 이렇게 부침이 많을까?

어찌 보면 게임 회사들이 그동안 반복해왔던 이러한 실험들은 그만큼 모바일 게임 마케팅이 쉽지 않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안정적인 마케팅 역량을 갖추기 위한 경영진들의 고민과 의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 짐작한다. 다행히 지금은 게임 회사에서 마케팅 팀의 존재가 점점 커지고 있고, 마케터는 이제 크리에이티브하면서도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담은 마케팅으로 사업 PM을 보다 공격적으로 지원해주기를 요구 받고 있다. 이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마케팅의 역량은 어찌 보면 게임 다음으로 큰 무기 중 하나가 되었다. 즉, 안정된 마케팅 조직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축적된 데이터와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갖추고 마케팅을 시스템화 수 있는 회사만이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마케팅 팀은 과연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을까?

이번에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마케터로 구성된 마케팅 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마케팅 팀은 아무래도 부서의 특성상 타부서 보다 살짝은 개성 강하고,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마케터 개개인의 능력과 역량 또한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고, 분명하다. 이러한 마케터들의 성격과 특징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정리해보았다. 


유형1. 크리에이티브형 마케터

최신 트렌드에 밝고, 문화적 관심과 경험이 풍부한 마케터. 남들보다 크리에이티브한 능력이 뛰어나고, 카피라이팅 실력과 인문학적 소양이 많은 마케터라 할 수 있다. 보통 대행사 출신 마케터들이 이러한 성향을 보인다. 


유형2. 퍼포먼스형 마케터

데이터와 숫자에 강하고, 다양한 매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능력이 탁월한 마케터. 참신한 아이디어나 기발한 기획력은 살짝 부족하지만 매체 집행 시 퍼포먼스 효율을 높이고, 최적화를 이루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유형3. 디자이너형 마케터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기본적인 디자인 툴을 다루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제작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깊은 마케터. 주어진 마케팅 리소스를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으며, 배너 및 이미지 활용에 뛰어난 코디네이팅으로 디자이너 이상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유형4. 바이럴형 마케터

폭넓은 인맥과 왕성한 SNS 활동으로 주요 커뮤니티 등을 섭렵하고 있는 마케터. 마케팅 트렌드에 대한 정보가 빠르고,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 및 생산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바이럴 대행사들과의 관계가 좋고, 외부행사 및 제휴 등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 준다. 



개성 강항 악기들의 지휘자, 마케팅 팀장의 고민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마케터로서 기본적인 역량과 함께 자신만의 주특기를 적어도 하나씩은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개성 강하고, 다양한 유형의 마케터들을 이끌어야 하는 마케팅 팀의 팀장에게는 어떤 고민들이 있을까?

 

우선 마케팅 팀장은 개성 강한 팀원들의 특성을 하나하나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업무를 나누고 기회를 줄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즉, 마케팅 팀장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이 구성원들의 소리를 모아 하나의 음악을 완성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만 마케팅 팀의 팀워크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그 팀워크를 기반으로 경쟁 게임은 감히 할 수 없는 강력한 마케팅을 신속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마케팅 팀장은 팀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언행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경험상 마케터들은 강한 개성만큼이나 자존심 또한 높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행여 마케팅 팀장이 고의든 아니든 팀원들의 자존심을 잘못 건드릴 경우 팀워크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마케팅 팀장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또한 업무의 특성상 마케팅 팀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토론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그 팀이 가진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마케팅 팀장은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치열한 토론과 발전적인 경쟁을 이끌고,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로 완성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 즉 *모티베이터가 되어야 한다. 그 외에도 마케팅 팀장은 외부 업체와의 협업을 자주하며 오해를 살 여지가 많은 자리라 높은 수준의 도덕성도 반드시 필요로 한다. 


* 모티베이터(Motivator)

동기를 부여하거나 자극을 주는 사람. 팀원들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자발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동기를 제공해주는 사람


물론 이러한 역할들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마케팅 팀장은 마케팅 캠페인에 있어서 최종적으로 가장 큰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케팅 결과에 대해 팀원들보다 보수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때때로 일을 하다 보면 마케팅 팀장의 책임감이 도를 넘어 단순한 가이드가 아니라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명령을 내리게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것이 마케팅 팀장이 가장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일단 마케팅 팀장의 독주가 시작된 순간부터 마케팅의 방향은 조금씩 흔들리고, 망가지기 시작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특히나 크리에이티브의 특성상 보는 사람에 따라 주관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진 팀장은 어느 정도의 권한을 담당 마케터에게 위임하거나 조정하는 과정을 사전에 거쳐야 불필요한 갈등을 막을 수 있다.


마케터 vs 마케팅 팀장

마케터는 늘 새롭고, 재미있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기획해내야 하는 사람이다. 크리에이티브에 있어서도 자신이 담당하는 게임에 대한 이해와 디자인적 감각을 총동원하여 모든 제작물의 퀄리티를 계속해서 높여 나가야 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담당 마케터의 의견과 마케팅 팀장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의견이 계속해서 부딪힌다면 영영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이 시작된다. 설상가상으로 마케팅 팀장이 모든 크리에이티브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기 시작하고, 하나씩 하나씩 첨삭을 하기 시작하면 팀장과 담당 마케터와의 갈등은 극에 달하게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담당 마케터는 자신이 생각했던 방향으로 마케팅을 하려는 의지가 점점 사라져가고, 더욱 수동적으로 변해 간다. 결국 마케터는 팀장의 취향에 맞추어 그저 빨리빨리 주어진 일을 마무리 하는 데 모든 능력을 소비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자신이 맡은 게임에 대한 자부심 따위는 찾아 볼 수 없게 되고, 어느 순간 대행사와 팀장의 중간에서 단순한 메신저로 전락하게 된다. 


물론 팀장의 입장에서도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이유나 팀원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고민도 있을 것이다.

좋은 크리에이티브를 판단하는 기준도 다를 것이고, 예상되는 경영진의 반응과 예기치 못한 문제 제기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문제는 이러한 충돌이 계속되면 자연스레 담당 마케터와 팀장의 관계는 나빠지고, 결국 어느 한쪽이 포기하거나 누군가는 마침내 퇴사까지 결심하게되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마케팅 이외의 부서에서까지 결과물을 두고 이런저런 의견을 던지기 시작하면 마케터는 정말 더 이상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수밖에 없다. 아마도 게임 회사의 마케터라면 이러한 고민과 경험들을 한두 번 정도는 해봤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은 결국 마케팅 팀장에게 달려있다. 팀원과의 문제뿐만 아니라 유관 부서 그리고 외부의 경영진들과 이슈들까지 완벽하게 파악하여 현명하게 조정하고, 조율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팀장은 팀을 운영하는 매니저로서 자신의 태도가 어떠 할 때 팀이 갖고 있는 잠재력의 최대치를 끌어올릴 수 있고,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늘 냉정하게 판단하고,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팀장 자신의 선택이 무조건 옳다는 위험천만한 생각은 항상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원들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의 솔직한 마음을 확인하는 노력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마케팅 팀의 팀장은 결코 마케팅만 잘한다고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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