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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해부학

패스파인더넷

2019.05.07 21:19 조회수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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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해부학 

'꼰대’라고 불리는 유형에 대한 분석과 대처법

 

직장 생활 최악의 빌런을 우리는 꼰대라고 부릅니다.

 

직장인들이 묘사하는 꼰대는 대체로 40대 중반~50대 초반의 차/부장님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젊꼰’ 이라고 해서 20~30대의 꼰대도 많다고 하니 꼭 나이나 직위와 100% 연결되는 건 아닌 듯 싶기도 하구요.  

 

한 취업 사이트에서 꼰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꼰대가 자주 내뱉는 말들은 다음과 같다는군요. (인크루트, 17년 2월)

 

 “내 말대로 해!” 답정너 스타일

 “까라면 까!” 상명하복 스타일

 “내가 해봐서 아는데” 전지전능 스타일

 “너가 이해해라” 무배려, 무매너 스타일

 “너 미쳤어?” 분노조절장애 스타일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건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과는 정말 말섞기 싫죠. 하지만 월급에 매인 인생이니 어쩔 수 없다는게 참 슬프기만 합니다. 

 

 

그러게 말입니다(from ‘무한도전’, MBC)

 

이 사람들은 도대체 왜 그럴까요? 대처 방법이 있을까요? 이제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냥 잔소리가 좀 많거나, 약간의 아는 체 혹은 ‘mansplain’ 하는 사람들은 짜증도 나지만 어떻게 보면 나름 귀엽기도 합니다. 일시적일 수도 있고, 자기가 틀렸음을 확인하거나, 잘못이라고 확인되면 인정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빌런 꼰대로 등극하려면 이 정도가지고는 안되죠. 이런 태도가 지속적, 반복적이고, 그 강도가 보통사람보다 월등히 강하고, 약자가 이런 행동에 문제제기를 했을 때 문제제기한 사람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나 분노가 눈에 명확히 보이는 정도는 되어야죠. 이하는 이처럼 정도가 심한 이들에 대한 글입니다.)

 

꼰대라고 불리는 유형의 인간들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대략 다음의 공통적인 특징을 보입니다.  

 

1. 자기 과신과 권위주의적 태도

‘내가 옳다, 내가 경험한 것이 많다, 내가 더 잘안다’ 같은 식의 ‘나’ 중심적 사고와 함께 ‘내가 너보다 더 우월하다’라는 생각이 꼰대의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물론 경험과 연륜이 많은 사람은 어느 정도의 우월감을 가질 수도 있고, 조직내에서 권한이 많기 때문에 그럴 의도가 아닌데도 강압적이게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만, 이걸 감안한다고 해도 이들 꼰대들은 사뿐히 넘어섭니다.

 

정도가 아주 심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거의 ‘귀족’같이 생각하면서 부하직원들을 하층민처럼 인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단순히 자기가 좀 잘 안다 수준이 아니라 사람들을 계급별로 나누고, 자기는 그 정점에 있다고 여기는 마음이 순간순간 보입니다. 당연히 언제나 항상 권위주의적 상명하복을 요구합니다.

 

  

 억울하면 일찍 들어오던가 (from ‘1박 2일’, KBS)

 

2. 자기와 자기 일에 대한 상대방의 존경 강요

‘내가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혹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 같은 표현들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과신과 함께 자기는 위대한 일을 하고 있으니 너가 그걸 인정하고 찬양해라는 태도가 계속 나타납니다.

 

한 두번 일을 잘할 수도 있고, 또 진짜로 회사의 다른 사람보다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걸 꼭 주변 사람이 명시적으로 인정해줘야 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독재국가도 아닌데 이들 꼰대들은 자기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를 떠들어대고, 여기저기 알리고, 그걸 찬양하지 않는 사람은 반역자취급을 하죠. 그래서 마지못해 찬양해주면 만족하고 그만할 것이지 계속 요구합니다. 입에 ‘너가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지 몰라서 그래’를 달고 살죠. 

 

 

3. 타인에 대한 공감이 전혀 안되고 타인을 냉혹하게 이용

이들은 자기의 잇속이나 욕구를 챙기는 것엔 황당한 정도로 철저하고 집요하지만,그 반대쪽에서 그걸 감수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무신경합니다. 단순히 무신경한 정도가 아니라, 약간의 틈새라도 보이면 사람을 철저하게 이용하려고 준비가 언제나 되어 있죠.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공감과 공유, 연민과 인정 같은 것들은 없다고 생각하며, 철저한 경쟁과 상호간의 기회주의적 이용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작은 약점이라도 눈에 띄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당하는 사람 입장은 아예 잊어버리고 그 상처를 후벼 팝니다. 그리고 그걸 이용해 자기의 잇속이나 욕구를 충족시키죠.

 

 

 너무하신거 아닙니까 (from 일드 ‘한자와 나오키’, TBS)

 

이럴 때를 보면 ‘저 인간은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냐’ 혹은 ‘저 인간 정말 미친 것 같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이걸 당하는 조직원은 단순히 짜증난다 수준이 아니라 자존감의 상처를 입고, 자기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고, 결국 퇴사하게 되는거죠.

 

이렇게 공격적이지 않더라도 부하직원에게 꼰대의 치어리더 역할을 하게 합니다. 직원에게 힘든 일이 생겼더라도 그건 자기 문제 아니고, 내 기분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이들은 사람을 잘 부려먹습니다. 그것도 부림을 당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즐거운 쪽이 아니라 인생이 망가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려먹습니다. 사이코패스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자기가 고통을 주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못 느끼는 것이 사이코패스라면 강력한 꼰대는 아예 관심이 없어서 고통을 주는거죠. 자기보다 하등한 사람이거든요. 

 

다만 좀 생각해 봐야하는 건 이 꼰대 성향의 기질을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환자 수준으로 아주 심각한 ‘Natural born 꼰대’의 비율은 전 인구의 0.5~1%로 상당히 적다는 사실입니다. (심리학의 분류 기준에 따른 통계입니다. 물론 이들을 지칭하는 공식적 이름은 꼰대가 아니고 정식 명칭이 있지만 그걸 다루기 시작하면 논문이 되니 패스) 그렇지만 꼰대는 진상과 함께 어느 회사에나 꼭 한 두 명씩은 있습니다. 도무지 1%라는 숫자는 받아들이기 어렵죠.  

 

그래서 타고난 꼰대가 아닌 ‘꼰대로 만들어진’ 사람을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꼰대가 아니라 ‘꼰대스러운’ 사람들인거죠. 꼰대로 태어나건, 꼰대스러운 사람이건 자기중심적 시각에 자기의 방식을 강요하고 타인을 과도하게 부려먹으러 한다면 부하직원 입장에서 힘든 건 똑같으니까요.

 

꼰대로 태어난 사람은 소수이고, 나머지는 원래 꼰대는 아니었는데 차츰 꼰대스러운 사람이 되었다는 건

결국 그 사회의 문화나 시스템, 그리고 권력 구조 등에 의해 꼰대스럽게 사는게 생존과 자기발전에 유리했다는 뜻입니다.

 

꼰대 전략이 만약 불리했다면 지금처럼 유난히 많게 느껴질 이유가 없죠. 분명 유리한 지점이 있었으니 퍼진 것이고, 우리 사회는 꼰대 전략에 유리한 토양을 제공했다는 뜻이 됩니다. 

 

예전에 왕꼰대스러운 사람들의 미국 출장을 지켜볼 일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출입국 관리직원이나 경찰 등은 대단히 권위적이기 때문에 영어 버벅거리는 외국인이 쉽게 덤벼들기 어렵죠. 이들 모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비굴한 모습이더군요. 

 

그러다가 한국인 가이드가 나타나자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서 익숙한 꼰대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치 최근에 시끄러운 지방 의회 의원들의 외유 때 모습처럼 말이죠. 

타고난 꼰대라면 앞에 권력자가 있건 없건 어느 경우에도 꼰대여야 합니다. 그들의 두뇌 속이 원래부터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꼰대스러운 사람들은 자기가 권력을 쥐었거나 유리할 때만 그 성향을 드러냅니다.

 

기회주의적 속성 때문에 그렇게 살아왔다는 거죠. 이런 분들은 권력이 사라지면 잘나가던 꼰대에서 갑자기 비굴한 사람으로 탈바꿈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안타까운 인생인거죠. 자기의 실력이나 업적, 역량 등을 가지고 살아온게 아니고 권력의 껍데기속에서 기생해온 것이니까요.  

 

 

자, 다시 이야기의 중심을 돌려서 세상에 차고 넘치고, 우리 사무실에는 더 많은 하드코어 꼰대에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을까요?    

 

1. 최대한 신경쓰지 마시고 자기 일에 집중하세요. 

이 인간들이 계속적으로 집중을 분산시킬테고, 일이 아닌 자기에게 관심을 집중시키게 할텐데 어떤 핑계를 대시던 같이 놀아주기 보다는 일에 집중하세요. 맞장구 한번 정도 쳐주고 그 다음에 머리를 화면에 집어넣던지 계산기에 매달리던지 아니면 서류에 얼굴을 묻으세요. 일 핑계를 대면서 피해야 합니다.

 

2. 맞서지 마세요. 

이런 성격이 타고난 것이든 기회주의적 속성 때문에 권력을 통해 습득된 것이든 꼰대가 여러분의 상사라면 맞서 싸우지 마세요. 이 사람들은 보복하는데 천재적인 재능과 열정이 있습니다. ‘자기는 위대하다’라고 믿는 성향이 특히 강한 꼰대라면 공개된 자리에서 이들에게 반기를 들지 않는게 좋습니다. 때려치울 작정이라고 해도 회사를 떠나는 그 날까지 괴롭힐 겁니다. 이들에게 인상을 쓰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전혀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우회 전술이 그나마 낫습니다.

  

3. 어차피 고쳐지지 않습니다. 계속 그럴 것이라고 예상하세요. 

자기가 월등하다고 끊임없이 주장할 것이고, 타인을 비하할 것이고, 권위주의적일 것이며, 냉혹하게 사람의 약점을 파고 들겁니다. 사람 주무르는게 이 사람들의 아주 큰 특징이거든요. 그걸 예상하고 계십시오. 순간순간 마음속에서 분노가 끌어오르시겠지만 이 사람들 바뀌지 않습니다. 두뇌 구조 때문이든 권력의 힘 때문이든 바뀌지 않기 때문에 화를 내지 않고 평상심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도사견에게 성질내봐야 못알아 먹습니다. 도사견은 물어 뜯습니다. 그러니 개죠. 덜 물리도록 합시다.  

 

4. 힘들다고 하소연 하지도 마세요. 어차피 못알아 듣습니다. 

여러분이 그 꼰대 때문에 힘들다고 지친 표정으로 진솔하게 이야기해봐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립니다. 더 심하면 ‘내가 더 힘든데 너가 부하직원으로 상관을 위로해야 하는거 아니냐?’라고 할 겁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는게 안통하니 시도하지 마세요. 입만 아프고, 불만 있다는 걸 전달하는 효과밖에 없습니다.  

 

5. 상황의 변화에 노력하면 조금 낫습니다. 

말단 사원인데 부장이 꼰대다, 그러면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중간에 말이 통하는 합리적인 성격의 중간 관리자가 있거나 의견을 경청해주는 임원이 있다면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이 사람이 자기의 꼰대 기질을 조금은 조절해볼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타고난 꼰대가 아닌 기회주의자라면 권력앞에는 비굴해지니까요. 물론 이 이야기를 권력자에게 퍼뜨린 발설자를 찾느라 길길이 날뛸테지만, 그냥 맥놓고 당하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어째 답이 없다는 말을 길게 쓴 것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데요, 실제로 답이 별로 없습니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은 그래도 시간이 지나다보면 이해할 구석도 생기고, 가끔은 받아들여줄 마음도 들 수 있겠고, 권력이 줄어들다보면 불쌍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중증인 사람은 어떻게 해도 안됩니다.  

 

우회적인 방법을 계속 생각해보시고, 무엇보다 잊지 않으셨으면 하는 건 이런 상황에서 힘든 건 여러분의 잘못이나 능력 부족이 아니라 그 사람이 문제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발행자 : 이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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