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미의 매거진

제로웨이스팅과 3D 프린팅

최연미

2019.06.21 19:59 조회수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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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과 3D 프린팅 복원

 

숭례문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 마저 화마에 휩싸여 크게 무너진 것은 충격이었다. 돌로 지어진 노트르담 성당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 지시로 노트르담 성당 복원에 여러 가지 최첨단 기술과 방안이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그중 3D 프린팅 기술로 복원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대성당이 무너지기 전 2011~2012년 사이 미국의 예술사학자인 '앤드루 탤런' 교수가 작고하기 전 정밀하게 스캐닝 해 둔 3D 정밀 도면이 있다고 한다. 외부와 내부 전체 구조를 세밀하게 담은 방대한 데이터로 알려져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노트르담 성당 원재료의 물성과 외형에 가장 가깝게 재현하자는 것이다. 물론 비바람과 같은 파리 기후 환경에 굳건하게 버틸수 있도록 튼튼한 복원이 보증되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이 단지 엉뚱한 이야기가 아니라 충분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초대형 3D 프린팅 기계와 고도화된 기술로 이미 유럽, 중국 등지에서 다양한 형태의 실험적인 단독 주택, 성, 심지어 고층 복합 건물까지 지어지고 있다. 물론 아직은 주거 실험과 건축학적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단계이지만 외형적으로 노트르담 성당의 규모만큼 큰 건축물이 3D 프린팅으로 지어지고 있는 시대다.

 

 

앤드루 탤런 교수가 작고하기 전 촬영해 둔 노트르담 성당의 3D 스캐닝 정밀 도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선글라스 

 

대량 생산과 판매의 전통적인 산업화 시대 가치 사슬이 무너지고 있다. 4차 산업 혁명 흐름 속에 기술은 고도화되고 있으며 개별 소비자 니즈는 초고도화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간의 무분별한 생산과 소비가 남긴 거대한 쓰레기 섬이 떠다니는 현실 속에 살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가 아닌 꼭 필요한 생산과 소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자각하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로 제로 웨이스팅을 실천하는 회사가 있다. 페트병, 요구르트 병, 자동차 대시보드, 냉장고, 유행 지난 선글라스 등으로 스타일리시한 선글라스를 만드는 벨기에 스타트업 W.R.Yuma(위알유마)이다. 이 회사는 3D 프린팅 기술과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하여 선글라스를 만들고 있다. '완전히 버릴 때 까지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제로 웨이스팅 선순환을 실천하고 있다. 팔리지 않는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이 회사는 선 주문 후 생산으로 선글라스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3D 프린팅의 간단한 원리

 

원리는 간단하다. 플라스틱 실을 감아 둔 것 같이 생긴 필라멘트를 3D 프린팅기에 넣고 도면대로 인쇄하는 것이다. 잉크를 넣고 프린팅 하듯이 필라멘트를 넣고 원하는 모양대로 인쇄하면서 모양을 굳히는 방식이다. 선글라스와 같이 작은 크기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3D 프린팅 기계도 클 필요가 없다. 사무용 복합기 정도 사이즈면 충분하다.

 

3D 프린팅을 통한 제작은 아직 느리지만 개인별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위알유마의 생산 시설은 많은 공간과 생산 시설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15평 남짓의 마이크로 공장 형태로 사무실에 있다. 100% 자체 제작, 소량 생산 방식으로 주문을 먼저 받고 생산한다. 한 개씩 인쇄하듯 만드는 3D 프린팅 선글라스는 재고나 생산 부담이 전혀 없다.

 

이 회사는 선글라스를 만들기 위해 네덜란드 ABS사의 재활용 플라스틱 3D 필라멘트를 사용한다. 3D 프린팅 덕분에 접착제, 나사, 몸에 좋지 않을 법한 화학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선글라스를 만들 수 있다. 본체와 다리는 간단한 결착을 통해 조립하고 테에 알을 끼워넣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정확한 3D 프린트 모델링 작업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하고 프린팅 후 표면을 매끄럽게 만드는 후공정 작업이 필요하다. 인쇄하는 시간도 선글라스 1개당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차곡차곡 인쇄하면서 말리면서 모양을 성형하기 때문이다. 현재가 초기적인 단계라고 본다면 앞으로 3D 프린팅을 통한 제조업이 확산될 때 3D 도면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시간은 더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에서 배우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델

 

W.R. Yuma를 설립한 세바스티앙은 순환 경제 전문가이다. 그리고 그의 이력 중 특이한 것은 생체 모방 (바이오미미크리 Biomimicry) 전문가라는 점이다.' 생체모방' 혹은 '생물모방'이라는' 바이오미미크리'는 쉽게 말하면 자연을 모방하여 기술에 접목하는 것이다. 생물모방 분야에서는 동물, 곤충, 인간 등의 생물체 특성을 연구하고 모방하여 자연 그 자체의 혁신적인 생체 디자인을 기술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양이 혓바닥의 모양과 돌기를 연구해 수술 도구를 디자인하고 새로운 광학 시스템에 생체 구조를 접목하기도 한다. 거미집이나 개미집의 형태를 통해 건축학적 구조를 연구하기도 한다.

 

선글라스는 이 회사가 선순환 모델을 만들고 실험하기 위한 첫 번째 케이스일 뿐이다. 작은 선글라스에서 시작해서 안정적으로 선순환 모델이 돌아가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것이다. 그리고 유럽 위주의 판매에서 전 세계적으로 판매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례처럼 전통적인 제조업의 한계와 과잉 생산의 문제를 3D 프린팅을 통해 선순환 구조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한 번 재활용된 재활용 페트병 하나로 또다시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의류, 이불, 베개, 카펫, 자동차 카펫, 방음재, 시트 커버, 단열재 등 무궁무진하다. 용도에 따라 재활용 플라스틱 비중을 잘만 배합한다면 재활용, 재재활용, 재재재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짜 버릴 때 까지는 완전히 버려지는 것이 없다. 플라스틱의 물성과 재활용의 상태에 따라 선글라스뿐만 아니라 모든 제조업에 3D 프린팅이 확산하여 적용되고 있다.

 

 

 

더 이상 안 쓰는 제품을 보내주면 할인 혜택

 

선글라스는 유행이 빠른 아이템이다. 프레임 디자인 트렌드가 바뀌면 다시금 새로 사고 싶어지는 패션 악세사리다. W.R. Yuma는 리사이클 선순환 시스템을 통해 플라스틱 소재를 반복해서 재활용하고자 노력한다고 한다. 고객이 쓰지 않는 선글라스나 플라스틱을 가져오면 디스카운트를 해 주기도 한다. 유럽 지역에 있는 고객이 아무 봉투에 담아 벨기에에 있는 W.R. Yuma의 선글라스를 보내주면 선글라스 생산 연도를 기준으로 할인 코드를 보내준다. 1~2년 된 제품은 10유로 할인, 그 이상 된 모델은 15유로 할인 코드를 받을 수 있다. 더 오래 쓸수록 더 많은 할인을 해 주고 있다. 단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소비, 폐기의 순환에서 생산과 소비의 무한 반복을 통해 제로 웨이스팅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ABS사의 100% 재활용 필라멘트

 

 

  

 

네덜란드 공군의 3D 프린팅을 통한 전투기 부품 생산


“진짜 버릴 때 까지는 버려지는 것이 없다.”

 

 

 

참고

 

3D 프린팅 선글라스 제작 공정을 보여주는 영상

https://vimeo.com/255518258 _크리스티앙 인터뷰 

https://www.cyant.co/news/2017/11/29/todays-cyantistwelove-sebastiaan-de-neubourg-founder-at-wryuma

https://www.kimya.fr/en/k-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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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괴적 성장을 이끄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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