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미의 매거진

자존감과 자신감

박유미

2020.03.17 18:03 조회수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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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과 자신감. 

끊임없이 생각했던 키워드다. 

그 이유는 내 자존감이 낮고, 그에 따라 이어지는 자신감도 없기 때문에. 

  

 

내 말버릇은 '아니야, 아니에요'다. 

'죄송하지만-, 나 진짜 못해, 운이 좋았어' 같은 말도 자주 사용한다. 겸손의 연장선일 수는 있지만, 말버릇일 정도로 자주 쓰는 건 자신을 낮추고 깎는 짓이다. 상대가 잘한다,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도 나는 주로 바로 반박하고 부인한다. 몇 번은 상대가 무안할 정도로 그래서 분위기가 어색해지기도 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먼저 내 실력이나 능력을 객관적으로 본 적이 별로 없었으며, 나를 사랑한다는 것 또한 잘 몰랐다. 즉, 휴학을 하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들여다본 시간이 거의 없었다. 탄탄한 자존감이 뒷받쳐주지 않으니,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보면 금방 기가 죽고, 무언가를 끝까지 잘해낼 것이라는 자신감도 부족했다. 마침내 끝내고 나서야 '아, 무사히 끝냈다'고 안심하는 나약함도 있었다.  

 

또한 노력에 대한 결과물을 오로지 성적, 상장 등으로만 받아본 무수한 경험에서 완연한 '성공'이라는 걸 알기 어려웠다. 이러한 것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로 이어지기 마련이며, 내 능력이 어떤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름 목표로 했던 대학교에 합격했을 때도 '합격했네' 정도의 감상에서 그쳤다. 가족들이 왜 그렇게 기뻐하지 않냐고 물어볼 정도로 담담했다. 대학교 합격이 성공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그냥 고등학교까지 자연스럽게 흘러왔던 것처럼 내 성적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학하는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입학을 했을 때도 개강을 하자마자 학점을 향해 달려가는 생활에 조금 질렸던 것도 같다.    

 

 


 

사실 이 안좋은 버릇을 잘 자각하지 못하다가 인턴을 하면서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스스로 못한다고 낮춰도 그냥 겸손이겠거니 넘기거나, 친구들끼리는 서로를 잘 알기에 '쟤 또 저런다'고 장난으로 받아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다르다. 내 경험으로는 그랬다. 내가 '못한다'고 하면 진짜 그런 사람이 된다. 대표님과 동료들은 나와 오래 알고지낸 사람들이 아니며, 잘하는 누군가에게 맡기면 그만이다. 

 

정확하게 자각하게 된 시점은 대표님이 태국 기업과의 협업 서포트를 나에게 맡기겠다고 하셨을 때였다. 그때도 역시 '저 영어를 그렇게 유창하게는 못하는데 괜찮을까요?ㅠㅠ' 라고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일단 해보라고 몇 개의 일을 맡기셨을 때, 무리없이 해나가는 내 모습에서 모순을 느꼈다. '이렇게 할 수 있으면서 왜 그런 말을 했지?' 라는 의문도 들고, 그동안의 업무를 보고 충분히 판단하여 맡기셨을텐데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인 것도 참 민망했다. 

 

그리고 천천히 돌아보니 처음 해보는 일들을 조금 부족할지언정 무리없이 진행해왔고, 동료분들한테도 꽤 여러번 칭찬을 받았던 것이다. '유미님은 대학생 같지 않다, 침착하게 잘 한다, 습득력이 빠르다, 리더십이 보여서 나중에도 같이 일해보고 싶다.' 분명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았는데 왜 이렇게 움츠려 있을까라는 속상함이 밀려왔던 것 같다.

 

그 이후에는 동료분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대화하려고 열심히 말을 걸었다. 스스로를 들여다보기 위해 동료분들의 피드백을 빌렸다. 물론 아주 객관적인 정보는 아니겠지만, 내 능력이 스스로 낮추던 것보다 그렇게 하찮지 않다는 걸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작은 성공의 경험이 쌓여 확실하게 자각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조사해서 브리핑하고, 기획사들에게 무사히 다음주의 영상을 받고, 팬사인회를 진행하며 팬들과 가수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이벤트에 대한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어떤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면서, 또는 함께 하면서 경험한 시간들이 내가 어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주게끔 했던 것 같다. 

 




퇴사하면서 대표님께 보냈던 문자에 또 '그동안 부족한 점이 많았을텐데-' 라고 쓸 뻔한 걸 지웠다.

맡은 일은 실수 없이 전부 정확하게 처리했으며, 내 퇴사를 아쉬워하고 배웅해줬던 동료분들을 생각하면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도면 됐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대표님도 내 퇴사일이 가까워지자 따로 불러서 아쉽다고 얘기하시기도 했고. 그렇게 내게 신뢰를 보여주셨는데, 부족했다고 낮추는 건 신뢰를 부정하는 꼴이니까.

 

아직 완전히 고쳐지지는 않았지만, 전보다는 나를 생각해보는 시간도 많이 갖고 있고, 꽤 자신있게 내보일 수 있게 됐다.  블로그나 인스타, 오픈애즈 작가 활동도 그 일환으로 재미있게 하고 있다. 허영에 가득 차 잘난 체하는 건 재수없지만, 본인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바탕으로 쌓은 자존감과 자신감은 그 사람을 반짝반짝 빛나게 한다. 나도 꼭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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