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유이의 매거진

자기다움으로 거대 브랜드를 이기는 법

손유이

2020.05.06 18:45 조회수 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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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이 된 이종범과 레전드가 되 가는 이정후 부자



2020 프로야구가 5월 5일 늦은 개막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무관중으로 진행되는대요. 평소 5월이면 퇴근길에 야구 중계를 보고, 출근길에 야구 기사를 보던 야덕들은 야구장을 갈 수 없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늦게 나마 손꼽아 기다려 온 야구가 개막해 다시 가슴이 설렙니다.

 

 

 

옆 자리 동료는 야잘못이나 야구장의 느낌을 좋아하고, 덕분에 남편에게 LG트윈스의 스토리를, 저에게는 기아 타이거즈 이야기를 듣곤 했습니다. LG와 기아 경기가 있었던 다음날이면, 아침은 어제 기아가 이겼다면서요? 어제 기아가 졌다면서요?로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동료가 아닌 여러분과 야구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혹시 야구를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야구에 빠져 사는 한 부자(父子)의 이야기니까요.

(그런 의미로 구어체 포스팅입니다.)

 

이 시즌이면 야구와 관련된 프로모션도 많이 나오는데, 컴투스 프로야구에서 올해 모델로 이종범과 이정후 부자를 내세웠더라고요. 

 

 

 

출처: 컴투스 광고

 

 

아, 이종범은 알죠? 종범신으로 불린 기아 타이어거즈의 레전드며, 은퇴 후에는 예능에도 자주 나왔으니까요. 이정후는 이종범 아들이고 현재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고 있어요. 

 

이즈음에서 이종범의 기록을 잠깐 살펴볼까요?

이종범은 신인 첫해 타율 0.280, 133개의 안타, 16개의 홈런, 53타점, 85득점에, 73개의 도루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첫해 기록이 좋으면 2년차에는 슬럼프를 겪는다고 하는데 프로 2년차 이종범은 84도루라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도루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말이 나왔던 시즌이었죠. 

 

은퇴 시까지 이종범은 총 1706경기에 출전, 통산 타율 0.297 194홈런, 730타점, 510도루를 기록했어요. 

 

이종범이 선수 시절 별명이 바람의 아들이었거든요? 도루 기록에서 알 수 있듯 빠른 발을 이용해 도루가 기가 막혔어요. 그래서 이정후는 선택의 여지없이 바람의 손자가 됐어요. 아들의 아들내미니까 손자.

 

이정후는 떡잎부터 달랐어요. 아버지 유전자를 받아서 잘한다는 거죠. 학생 때부터 선배들 제치고 선발 자리를 꿰 찾으니까.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2017년에 프로구단에 입단합니다.  

 

각 구단들이 신인 선수들을 선발할 때 대부분 투수를 1번으로 뽑는데, 히어로즈의 제 1선택은 야수인 이정후였습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는데 1지명을 받은 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인정과는 별개로 레전드인 아버지의 그늘이 너무 크다 보니, 오히려 그 것 때문에 사람들은 이정후가 프로선수로 어떤 가능성을 보이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봅니다. 

 

스타트업에서 4년은 데스벨리 구간이죠. 2020년, 이정후 프로 데뷔 4년차. 

이제는 이종범 아들 이정후 보다, 이정후 아버지 이종범으로 더 자주 불린다고 합니다. 

 

프로데뷔 첫 해 타율 0.324, 179안타, 111득점으로 고졸 신인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최초로 144경기를 모두 출장한 고졸 신인타자기도 합니다. 참고로 144경기는 베테랑도 소화하기 힘든 경기수로 많은 선수들이 전경기 출장이라는 목표를 세웁니다.  

 

이러한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프로선수 이정후’가 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브랜드도 유사한 것 같아요. 

어떤 제품이 히트를 치면, 그 뒤를 따르는 브랜드는 선행 브랜드의 이미지를 지우고자 엄청난 리소스를 들이게 되니까요. 또 전보다 무조건 더 좋은 결과를 내야하니까요~

 

이정후를 몇 년 지켜보니 이정후가 인정받은 과정과 브랜드가 선행 브랜드를 뛰어넘는 과정이 유사하더군요. 

동일 상품 중 이미 히트 친 제품이 있다면 뒤따르는 브랜드는 선행 브랜드의 이미지를 지우고자 엄청난 리소스를 들이게 되니까요.

또 성공한 브랜드에서는 자매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서, 무조건 전보다 좋은 성과를 기대하게 되죠.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정후의 과정을 통해 충분히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성공의 유전자

 

이종범은 이정후가 야구선수가 되는 게 너무 싫었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얼마나 힘든 줄 아니까. 그리고 본인은 헝그리 정신으로 임했지만, 먹고 살기 편한 자기 아들에겐 그런 정신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대요. 

그래서 야구를 시작할 때 ‘이정후와 아내에게 야구 그만두면 다 죽는 거다’ 엄포를 놓았다고요. 하지만 이정후는 야구가 좋았고, 자신감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게 한지는 모르지만, 옆에서 본 게 있었고 본인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이 있었던 거죠. 

 

전 피지컬보다 이런 마인드와 경험이 성공을 만든다고 봐요. 한번 성공해 본 사람은 두번째 성공이 쉬운 이유죠. 그리고 겁내기 보다 일단 해보면 된다는 마인드가 있으니까 좀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고요. 

 

그래서 한번 성공해 본 스타트업이나 브랜드는 엑시트를 선언하고 새로운 아이템으로 다시 시작하기도 하죠. 이는 도전 정신과 자신감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어려운 것이라 봅니다. 

 

 

2. 데이터

 

이정후는 매일 아버지의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아버지의 선배, 동료, 후배는 모두 국가대표 야구선수들이었고요. KBO레전드의 경기를 매일 보면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가 쌓였겠어요.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감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데이터가 꼭 필요하고, 그것을 읽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힘이 필요합니다. 

물론 최근에는 데이터에만 의존하고 직관은 배제하는 경우도 있어서 데이터가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하지만, 그건 데이터의 활용이 잘못된 것이지, 데이터 자체는 잘못이 없어요. 

 

야구는 숫자놀음이라고도 불립니다. 모든 것이 데이터화 되는데, 

이 데이터를 활용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선수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선수는 다음 해 그라운드에서 사라집니다. 

 

브랜드 역시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붐업을 일으켰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신뢰도와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민감하게 캐치하고, 브랜딩에 접목시켜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감에만 의존하는 것, 정말 무서운 것이죠. 

 

 

3. 이정후, 그 자신.

 

이종범의 그늘에 살았기 때문에 아버지를 뛰어 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정후의 롤모델은 이종범도 아니었고, 언론 인터뷰를 보면 아버지를 뛰어 넘어야겠다~ 뭐 이런 생각도 별로 없더군요. 

 

이정후 본인은 그냥 야구가 좋고, 큰 시장에서 뛰어보고 싶은 야망을 가진  프로선수입니다. 스스로 타인과 비교하고 그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가는 사람이더라고요. 

 

요즘 oo계의 애플, oo계의 블루보틀이라는 카피와 브랜드 포지셔닝을 자주 봅니다. 기사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헤드라인을 그렇게 잡는 경우도 있고, 본인들이 브랜드를 쉽게 알리기 위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은 막 생겨난 브랜드가 고객에게 쉽게 인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허나 그 브랜드가 새롭게 느껴지거나, 브랜드 스토리가 궁금하진 않아요. 이미 애플과 블루보틀의 이야기를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이정후도 아버지를 뛰어 넘고 싶다, 아버지의 아성에 누가 되고 싶지 않다, 이런 인터뷰를 했다면 이 선수의 행보가 궁금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브랜드는 관심에서 시작하잖아요. 

궁금하게 하는 것, 자꾸 찾아보게 하는 것, 시선을 끄는 것. 

그렇게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데,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갈 때 힘을 실어주고 응원해 주고 싶고요. 

 

그런 면에서 이정후는 ‘이 선수의 도전은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지는 국가대표로 키움히어로즈의 팬마케팅의 주요 중요한 선수로 브랜드 가치를 잘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컴투스 광고

 

 

2020년 프로야구 개막전은 마치 짠 듯 아버지의 등번호 7번이 영구결번으로 남아있는 기아 타이거즈와 이정후의 소속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로 펼쳐졌습니다. 

 

탈고 중인 지금, 이정후의 맹활약과 함께 키움히어로즈가 8:0으로 이기고 있습니다. 

이정후의 기록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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