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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가장 빠른 세대, 58년 개띠

나무늘보

2020.07.21 23:05 조회수 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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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가장 빠른 세대, 58년 개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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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트로트 가수의 퇴근길 팬미팅 현장.

 

  

송가인 퇴근길 팬미팅 현장 (출처: MBC 전지적참견시점)

 

 

선캡과 형형색색의 스카프를 맨 어머님들이 송가인의 진도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눈물을 적신다.

감동의 콘서트가 끝나고 퇴근길 송가인을 맞이하는 건 가장 핫한 아이돌만 한다는 “퇴근길 팬미팅”.  

 

송가인의 팬미팅은 송가인을 따라다니며 환화게 비춰주는 조명담당, 마이크 담당, 스피커 담당까지 전문 방송보다 더 전문적으로 진행된다. 평균 50-60세 남녀로 구성된 송가인의 팬클럽은 새로운 팬덤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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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패션위크 현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칠두 씨의 스파오, 밀레 화보와 배우 문숙 씨의 엠엘비 화보, 김혜자 씨의 코오롱스포츠 화보.(출처: 각 회사 화보)

 

 

은빛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노신사가 당당하게 쭉 뻗은 런웨이를 걸어간다.

사람들은 노신사 모델에게 환호한다. 시니어모델 김칠두(64세)씨를 필두로, 젊은 모델들만 볼 수 있었던 패션 잡지에는 은빛 머리를 멋지게 쓸어내린 시니어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젊은 층은 ‘근사하게 나이 먹는 노년’을 보며 공감과 열광을 한다.  

 

 


 

그들을 주목하자. 58년 개띠.


이처럼, 5060세대가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좀 전까지만 해도 5060 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정년과 퇴직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맞이한 그들은 '평생직장'에서 퇴직한 후에도 그들의 열정을 멈추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고 소비를 통해 만족스러운 제2의 삶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들에게 제2의 삶은 그들이 가장과 육아 그리고 현실의 무게에 치여 차마 할 수 없었던, 그들의 꿈을 실천하는 자아실현의 통로가 되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자녀세대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기존에 기성세대에게 바라는 삶의 형식을 살아가지 않는다. 그들은 마음껏 그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기도 하고 도전하고 싶었던 일들은 마음껏 도전한다. 그들에게 더 이상 두려움이란 없다. 40년 전의 가정을 책임져야 했던 그들 자신보다 40년 후의 은퇴하고 자리를 잡은 그들은 훨씬 더 노련하고 풍요로워져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어린 자식을 책임지기 위해 하고 싶은 꿈을 포기해야 하지 않는다. 그들은 더 이상 사회 눈치를 보지 않는다. 시대에 변화에 따라 그들 또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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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보릿고개를 아느냐?

 

정신없이 달려온 지난 40년 동안 그들은 너무 많은 변화를 겪었다.

1953년 한국전쟁이 정전이 된 이후, 보릿고개를 겪으며 눈부신 경제발전을 경험한 58년생 개띠는 격동의 세월을 보내며 개인의 행복, 취미, 자아보다는 생계, 자녀를 위한 헌신 같은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쉼 없이 달려왔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그들은 본인의 꿈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고, 그런 것에 대해 고민하는 것조차 사치로 느끼며 살아왔다.


그 사이, 세상은 너무 많이 변해있었다.

돈을 이체하려면, 은행에 찾아가 번호표를 뽑고 한참을 기다린 뒤, 직접 이체 신청서를 작성해서 이체를 겨우 해야 했던 시대에서 전화 통화를 통화를 통해 이체를 하던 텔레뱅킹의 시대(아직도, 엄마가 하루 날 잡고 빨간 유선 전화기 앞에 앉아 한 달의 모든 이체를 하던 기억이 난다.)에서 인터넷 뱅킹의 시대로, 더 나아가 모바일 뱅킹의 시대로 시대는 그들이 적응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변화했다. 그 사이 생계와 자녀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을 하던 그들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해버린 세상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새롭게 쏟아지는 문물(?!)들을 맞이해야 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남도청 앞 광장 '민족민주화 대성회',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든 아이, 운동 참석을 위해 금남로로 향하고 있는 교수 및 학생(출처: 518 기념재단)

 

 

58년 개띠는 한국 베이비 붐 세대의 대표이자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개떼처럼 아이가 많고, 생활력이 강하다고 '58년 개띠'라 불렀다. 60년대에는 한 반에 70명이 넘는 '콩나물 교실'에서 공부를 하며 자랐다. 그리고 70년 대 초반, 그들의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을 전후로 해서 일명 '뺑뺑이(추첨)'이라고 불리는 고교평준화가 시작되었으며, 고교 졸업 후 가장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 문턱을 밟은 당사자(77학번)이기도 하다. 그들은 대학생 혹은 군인의 신분으로 유신정권의 몰락과 5 공화국 탄생의 정치 격변기를 경험했으며, 5·18 민주화 운동을 참여 혹은 경험하기도 했다.

 

아직도 전설로 불리는 그 시절의 취업 풍년은 지금의 3포 세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풍요로웠고, 장사나 사업도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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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기적'의 최대 수혜자.

 

 

 

반포주공아파트 1단지 전경(출처: 서울역사 아카이브)

 

 

그들이 결혼한 시기인 80년 대 전후로 유례를 찾기 힘든 주택 가격의 급등이 나타났다.

그들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초고속 경제성장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세대이기도 하다. 그들이 40대 중후반이 되어, 인생에서 가장 안정되고 아이들의 교육을 끝내갈 무렵인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대한민국의 가장 큰 위기였던  IMF 구제금융 요청 사태가 발생했다. 그들은 가장 힘든 시기를 이겨내며 거리에 내몰리는 아픔을 겪기도 했고, 하루아침에 믿고 있었던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1990년 분양가 평당 480만 원 하던 강남 아파트는 현재 평당 8,000만 원을 훌쩍 넘어가고 있다. 90년대 결혼과 아이의 성장에 맞춰 아파트를 구매한 58년 개띠 부자가 대거 탄생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들은 살아가면서 주택시장 붐을 통해 자산을 크게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맞이한 세대이다.

 

그들은 그렇게 60년 평생을 자녀 뒷바라지와 치열한 경쟁성장 속에서 살아남은 세대이면서, '100세 시대'라는 수명 연장의 첫 세대가 되기도 한다. 은퇴 후, 외롭고 빈곤한 80-90세를 맞이하지 않으려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는 세대이다. 과거의 고령층은 빈곤율이 높고 노후 준비가 미흡했다면, 58년 개띠는 다르다. 스스로 부양할 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본인을 위한 자기 계발 및 행복에 충분 소비할 마음과 여력이 있는 세대이다. 그렇게 평생 일을 하며, 자녀의 뒷바라지를 끝낸 그들은 적절한 은퇴자금과 함께 행복한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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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선도하는 세대, 58년 개띠.

 

 

 

58년 개띠 (출처: 나무늘보 <58년 개띠가 온다.>)

 

 

이제 그들은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을 살아갈 58년 개띠는 약 76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은 자녀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보다 자산이 많고 연금 소득도 상당해 은퇴한 이후에도 높은 소비력을 자랑한다. 이런 과거사와 예측되는 시장 규모 덕분에, 58년 개띠의 행보는 많은 마케터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들은 컴퓨터보다는 모바일을 즐겨 사용하며, 이메일은 못해도 유튜브 시청을 즐겨한다. 본인 세대처럼 자녀들이 본인들의 노후를 책임져 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그들 스스로 노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손주를 봐주는 것을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어머니나 친청엄마들 사이에서는 손주를 풀-타임으로 봐주지 않는 게 자식과의 장기적인 관계에서도 본인의 정신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2030세대가 즐겨 찾는 SPA 브랜드를 애용하며, 네이버 밴드를 통해 동호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들은 본인들을 '시니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50대 이상 인구는 2018년 기준 총인구의 38.22%에 이른다. 또한 2020년 시니어 관련 시장 규모를 149조 원으로 10년 전 44조 원보다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 예측했다. 한 마케터에 따르면, 최근 유통계에서 가장 실패한 마케팅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실버 마케팅'이라고 한다. 정작 그들이 노리는 5060세대는 본인들을 '실버'라고 인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들의 열정과 세련되고자 함을 잘 이끌어낸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이 세대를 잘 파악해야 한다. 그렇게 58년 개띠가 움직이는 포인트를 포착하고 실행하는 브랜드에게 149조 원의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앞으로 글을 통해 58년 개띠를 심층 분석하고자 한다.

 

 

 

참고문헌

58년 개띠 2018 황금개띠 해를 말하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18

액티브 시니어! 나는 아직 청춘, 통계청, 2018

 

사진 출처

전지적참견시점, MBC, 2019

서울역사아카이브

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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