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이야기

뉴스레터 0호를 보내고, 구독자 1,500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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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1세대. 

 

며칠 전인가 숭님이 페이스북에 쓰고, 요즘 같이 일하는 회사의 대표님이 나를 표현한 말인데 재밌는 관점이었다. 스페이스오디티 뉴스레터 '오디티 스테이션'을 도입해 운영할 때도 지금처럼 뉴스레터가 많을 때는 아니지만, 내가 뉴스레터를 처음으로 운영한 건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프레인 영화팀에서 일하던 나는 현재 지그재그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굿수진과 함께 "이 영화가 개봉하는 걸 알면 무조건 볼 사람"들을 리스트업 하고, 그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게 프레인 영화팀 뉴스레터의 시작이었는데, 온라인 답장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고맙다는 손편지를 받기도 하고, 컵케익을 보내주는 분도 있었다. 

 

그때부터 실감했던 것 같다. 뉴스레터는 팬을 만들고 관리하기에 효과적이고 강력한 마케팅 툴이라는 걸. 스페이스오디티에서 오디티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잘 운영하면 브랜딩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들어가는 돈이나 리소스 대비 효과가 큰 툴이다.

 

뉴스레터는 개인 메일함으로 소식이 찾아오는 특성이 있어 1:1로 소통하는 기분이 든다. 광고는 브랜드가 다수를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느낌이지만, 뉴스레터는 브랜드가 '나'에게 이야기하는 느낌이 든다. 이건 엄청난 장점이다. 디지털 상에서도 사람 대 사람으로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건 브랜드의 목소리에 그만큼의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브랜드를 (혹은 내 이야기를) 아껴주는 고마운 사람들(팬)을 한 곳에 모아 두고 관리하는 것은 브랜드와 고객의 가치관이 점점 더 닮아가는 요즘 시대에 거의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한다. 뉴스레터는 소셜 채널의 구독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인 형태의 구독이다. 궁금해할 만한 소식을 미리 전하거나 할인 혜택을 준다던가,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고 선물을 준다던가. 뉴스레터는 중간 플랫폼 없이도 D2C로 바로 상호 소통과 교류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사이드 프로젝트 사이트(sideproject.co.kr)에 다능인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뉴스레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내 경험치가 쌓여있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이었고, 효과적이란 걸 알고 있으니까. 아래는 현재를 흘려보내지 않기 위한 미래를 위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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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구독자를 모집하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구독자부터 모집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자꾸 게을러지는 것 같아서였다. '뉴스레터 시작해야지'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안 옮기고 있는 것 같아서 나를 부지런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를 만들었다.

 

아이디어만으로도 구독하고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을 계속 기다리게 하는 게 미안해서라도 나는 움직이게 될 테니까. 일단 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를 통해 모집했다. (이게 8월 25일이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었다. 재미있게 가볍게 하기로 하고 손글씨로 아래와 같이 만들어서 올려두었다. 

 

 

인스타그램 @sideseoul

 

 

인스타그램도 각 잡고 하기 전에 생각나는 대로 올려둔 것이었다. 계정에 아무것도 안 올라와 있는 것보다 이 손글씨라도 올라와 있어서 더 사람들이 좋아요도 눌러주고, 구독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피식'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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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못했던 입소문 - 예비 구독자 600명이 모이다

뉴스레터 '0호'라고 표현한 이유는 아직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었다. 정식으로 시작하기 전에 베타 버전부터 받아볼 사람들을 구한 것이었는데, 감사하게도 0호 구독자로 600명을 모았다. ㅠㅠ (천사 레벨로 특별 관리할 거예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을 모을 수 있었던 건 내 아이디어에 반응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모집할 때 썼던 글:

 

아직은 아무것도 없고 아이디어만 있지만, 제가 보낼 뉴스레터의 0호 구독자를 모집합니다 ღ'ᴗ'ღ 

 

저는 현재 홀로서기 실험을 하고 있지만 이게 처음은 아니에요. 2017년 1년간 어딘가 소속되지 않고 세계 곳곳을 유랑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삶의 모양이 제각각이란 걸 몸으로 느끼고 돌아왔어요. “직업이 여러 개인 시대”란 생각을 했었고, “내 삶의 아티스트가 되자”는 생각도 그때 하고, 이 이야기들을 #퇴사는여행 책에 담았어요.

 

그때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2017년에 sideproject.co.kr 도메인을 사놨어요. 3년 동안 주소를 가지고만 있고 뭘 못했었는데, 이곳에 제 주변의 재밌고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고, 저처럼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고민인 다능인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SIDE 뉴스레터 0호에서 풀게요! 아직 준비된 건 도메인과 아임웹으로 뚝딱뚝딱 만든 커밍쑨 페이지뿐이지만ㅋㅋ 일단 빠르게 시작해봅니다!

 

구독하기: https://sideproject.co.kr/newsletter

 

아임웹으로 만든 페이지. 고마워요 아임웹!

 

sideproject.co.kr 링크를 2017년에 구매해둔 게 또 하나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구독 모집은 이 링크로 하고 싶었다. 아임웹으로 간단하게 페이지를 만들어 Coming Soon을 띄워두었다. 예쁜 폰트를 찾아 임시 로고를 만들었다. 

 

 

0호 구독자를 모집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힌트와 입력창을 띄워두고, 구독자를 받았다. 입력창에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란 칸을 추가해두었다. 내 브런치와 SNS를 보고 온 분들도 많았지만, 아예 모르는 분들도 있었다. 그 칸의 답변들을 통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주제로 비슷한 일을 하는 분들 사이에 입소문처럼 퍼진 것을 알게 되었다.

 

입소문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키워드는 이런 것 같다:

- 직업이 여러 개인 시대

- 내 삶의 아티스트가 되자

- 사이드 프로젝트 (도메인 자체가 sideproject.co.kr 인 게 포인트가 된 것 같다)

-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고민인 다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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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0호를 보내다

구독자가 많아지자 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압박이 들기 시작했다. 구독자를 받고 일주일 안에 0호 레터를 보내고 싶었지만... 계속 미루고 하고 싶으면서도 하기 싫어하다가? 2주 후에야 0호를 보냈다. 웹사이트를 정비하고 리퍼럴 링크를 도입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다. 

 

구독자마다 고유의 링크가 있고, 그 링크를 타고 1명이 구독할 때마다 1점이 쌓이는 리퍼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싶었다. 해외에는 뉴닉처럼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 꽤 있는데, 이들이 폭풍 성장한 배경에 리퍼럴 프로그램이 있었다. 

 

 

몇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모닝 브루(morning brew)의 리퍼럴 프로그램. 1000명을 구독시키면 본사 방문이 가능하다.

 

리퍼럴 프로그램은 입소문을 촉진시킨다. SIDE 뉴스레터와도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고, 재미있게 운영할 자신이 있었다. 아직은 리워드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0호를 보내고 추천해주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의 점수가 날아가는 것보다는 기록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리퍼럴 링크를 도입하고, 웹사이트를 조금 정리하고 2주 이상은 미룰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그냥 책상 앞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한 번 흐름을 타자 집중이 되고 몰입이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를 정리했다. 

 

 

SIDE 0호의 일부

 

 

뉴스레터의 내용은 이틀 만에 완성했지만, 생각해보면 오래전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요즘의 나는 마음 속에 축적된 채로 쌓여있는 이야기들을 꺼내는 일을 하고 있다. SIDE의 앞글자를 따서 카테고리를 만든 것도 2017년에 도메인을 살 때 해둔 일이었다. (언젠가는 쓰게 되는 기록의 힘!) 빨리 상자를 모두 열고 싶어 마음이 급해질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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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0호를 보낸 후

0호를 보내고, "준비를 많이 했다"는 피드백을 꽤 많이 받았다. 다행이고 감사한 말이었는데, 동시에 신기한 감정이 들었다. 나는 반대로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시작한 기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0호에 쓴 내용에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용의 퀄리티에 있어서는 만족할 수준으로 만들고 보냈지만, 내가 준비가 덜 된 기분이 드는 건 '해야 하는 일'을 아직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직 리퍼럴 리워드도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 웹사이트에 아직 콘텐츠를 하나도 올리지 못했다는 것. 로고도 일단 내가 임시로 만든 거라는 것. 보내는 주기조차도 아직 고민 중이라는 것 등. 

 

그래도 '시작했다는 것'에 더 큰 의의를 두기로 했다. 지금 준비가 덜 되었다고 내가 느껴지는 부분들은 오히려 우리 사이더!(구독자를 이렇게 부르기로 했다)들의 의견을 받아 내 속도에 맞게 재미있게 진행하기로 했다.

 

 

1) 구독자 대신 사이더란 호칭

 

 

 
 

구독자들에게 받은 피드백!

 

0호부터 뉴스레터가 어땠는지 피드백을 받고 있다. "구독자" 대신 어떤 말을 쓰면 좋을까?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가장 많이 나온 게 사이더(SIDER)였다. 의미를 찾아보니, “곁에 있어주다”란 뜻도 있고, 라틴 말로는 “별”이란 뜻이었다.

 

별이라니! 안 그래도 우주를 좋아하는데 별 이라니! 너무 예쁘고 좋았다. 사이드의 구독자들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었다. 서로의 곁에서 응원해주고,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반짝이는 사이드의 구독자들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었다. 어떻게 더 사이더의 판을 키워갈 수 있을까 요즘 매일 고민 중이다.

 

 

2) 인스타그램 포맷

 

 

인스타그램 @sideseoul

 

생각보다 금방 만든 인스타그램 포맷. 뉴스레터를 격주로 운영하면 인스타그램에서는 조금 더 자주 보이게 할까. 더 시각적으로 아카이빙이 되도록 할까. 여러 가지를 고민하며 진행하고 있다. 지치지 않기 위해 '가볍고 재미있게'를 기억하면서 하고 싶다.


3) 리퍼럴 프로그램의 효과!

 


 

주황색이 리퍼럴 링크를 타고 새로 구독한 분들, 파란색이 유기적으로 구독한 분들이다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들이 0호 이후에 더 큰 관심을 가져주셨다. 고마운 피드백도 정말 많이 받고 ㅠㅠ 공유도 많이 해주셨다. 위 그래프를 보면 주황색이 0호 구독자들의 고유 링크를 타고 새로 구독한 분들이다. 이것만 봐도 리퍼럴 링크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수 있다. 입소문 효과 덕분에 0호 뉴스레터를 보내고 약 900명의 새 구독자가 생겼다. 그래서 1,500명의 구독자와 함께 뉴스레터 1호를 시작하게 되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입소문을 건넬수록 점수가 쌓이고, 그 점수에 따라 받게 되는 선물은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이것도 저의 방식으로 재미있게 해 볼 생각이에요.)

 

 

4) 또 새로운 연결

0호 이후에 재밌는 제안들을 받고 있다. 그중 한 곳은 내가 예전부터 너무나 좋아하던 브랜드라 신기하고 감사했다. 언젠가 함께하고 싶다는 상상을 하던 곳이었는데, 그곳에 계신 분에게 메일이 와 있는 걸 보고 심장이 쿵쾅거리고 손이 떨렸다. 내용을 읽다가 웃음이 나는 따뜻한 메일을 주고받았다. 뭐든 시작하면 이렇게 또 내가 모르는 방향으로 퍼져나가고 연결될 수도 있구나. 언젠가 이게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공개할 때 지금 쓰는 이 기록도 쓰임이 있을까. "계속 쓰면 힘이 된다"는 걸 요즘에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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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SIDE

START와 INSPIRE 카테고리에 소개하고 싶은 두 인물의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를 하면서 나도 좋았기 때문에, 어서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내가 가진 최고의 복은 인복이라 주변에 멋있고 좋은 사람이 정말 많다. 편견을 깨는 사람,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는 사람, 영감과 자극을 주는 사람,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돕는 사람들. SIDE 카테고리에 맞춰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주기를 좀 늘려야 하나 고민이다. 내 몸이 두 개면 좋겠다. 정말 정말. 

 

인터뷰는 두 번 다 랜선으로 진행했다 :) 잘 정리해서 차주부터 인터뷰 콘텐츠도 공개할 예정이다. 리퍼럴 리워드도 재미있는 방향으로 고민 중인데, 이것도 아직 얘기하기엔 정리가 덜 돼서 추후에 공유! 

 

이상 빠르게 정리해 본 사이드 프로젝트의 현재 상황이었습니다. 

아직 구독 안 한 분들은 구독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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