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켜는 순간부터 영상을 시청하는 중 보이는 추천 재생목록, 영상 시청 후 다음 영상까지 모든 영역이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된다는 것은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유튜브에서는 AI를 활용해 이용자가 관심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고 있으며, 이를 유튜브 알고리즘이라고 부릅니다.
구글에서는 정확한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유튜브 알고리즘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된 것을 통해 알고리즘 경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을 분석한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조회수, 시청 시간, 조회수 증가 속도, 좋아요-싫어요-댓글-공유와 같은 참여도, 참신성, 채널 내 영상 업로드 빈도, 지역, 세션 시간, 시청자의 개인 선호도 등 다양한 값들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시청자 개인에게 맞는 추천 영상 목록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Chapter 1.
유튜브 알고리즘이 사용자에 미치는 영향
2020년 3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 최고 제품 책임자인 닐 모한은 “유튜브 시청 시간의 70%가 추천 알고리즘에 의한 결과이며, 알고리즘 도입으로 비디오 시청 시간이 20배 이상 증가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알고리즘은 유튜브 사용자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매거진한경에서 알고리즘 실험과 관련한 기사를 배포한 적이 있는데요, 첫 번째 실험에서는 2명의 실험자가 계정을 만들어 처음으로 유튜브를 시청합니다. 첫 유튜브 화면에서는 음악, 동물,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가 화면에 나타났으며 두 화면에서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한 실험자는 ‘퇴직’을 검색어로 설정 후 알고리즘이 추천한 영상들을 따라가 3개의 영상을 1시간 이상 시청하였으며, 다른 한 참가자는 ‘취업’을 검색으로 설정 후 마찬가지로 영상들을 시청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좋아요를 누르거나 구독을 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행동 후 첫 번째 실험자의 메인 화면은 퇴직과 노후 준비에 관한 영상들로 구성되었고, 두 번째 실험자의 메인 화면은 취업 준비와 관련된 영상들이 대다수로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도 위와 마찬가지로 1시간 동안 한 명은 ‘무서운 동물’, 다른 한 명은 ‘귀여운 동물’을 검색해 관련 영상들을 시청했으며, 이후 두 시청자가 동일하게 ‘개’라는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무서운 동물’ 영상을 시청한 첫 번째 참가자의 영상에서는 무서운 개들이, ‘귀여운 동물’ 영상을 시청한 두 번째 참가자의 영상에서는 귀여운 강아지들이 추천되었습니다.
(출처: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305120446b)
이런 유튜브 알고리즘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관심 분야에 적용이 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양극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주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의 경우 자신의 성향에 맞는 영상들만이 꾸준히 추천이 되기 때문에 반대되는 의견을 들을 기회가 없어지고, 본인의 성향이 반영된 정보만을 접하며 필터 버블에 갇히게 될 수 있습니다.
Chapter 2.
유튜브 알고리즘 탈출하기
그렇다면 ‘내 알고리즘을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하는 의문을 가진 분들이 있을 텐데요. 구글에서는 이를 위해 ①시청 기록에서 개별 동영상 삭제, ②검색 기록에서 개별 검색어 삭제, ③기록 일시 중지, ④기록 지우기와 같은 4개 단계를 통해 기존 생성된 알고리즘을 삭제하여 새로 시작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으며, 그 외에도 다음 볼만한 동영상 페이지에서 ‘관심 없음’ 및 ‘채널 추천 안 함’ 의견을 선택 혹은 ‘주제’아님을 선택 시 맞춤 동영상을 조정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구글 계정 활동 기록을 활용하기도 하는지라, 구글 활동 내역을 확인해 관리할 경우에도 맞춤 동영상이 조정 가능하다고 하며 그 외 재생 목록 및 좋아요 표시한 동영상을 수정/삭제하면 맞춤 동영상과 검색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https://support.google.com/youtube/answer/6342839?hl=ko&ref_topic=9257501&sjid=313335297946313779-AP )
이 모든 복잡한 절차들을 실행하면 과연 사용자의 알고리즘이 바뀔까요?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의 개발사 '모질라'는 2,757명을 대상으로 유튜브 플랫폼과 관련된 통제력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이후 22,722명의 참가자가 시청한 약 6억 개에 달하는 동영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는 설문에 참여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싫어요-관심 없음-채널 추천 안 함-시청 기록에서 삭제' 등의 행동이 유튜브 추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단 변경이 된 듯하지만 부족하다고 대답한, 양가적인 감정을 느낀 23.0%에 해당하는 그룹을 대상으로 해당 답변을 한 원인을 살펴보니, 그중 23.7%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바뀌는 듯 하지만 결국 다시금 원치 않는 비디오가 나타난다고 대답을 했으며, 12.3%의 사람들이 ‘채널 추천 안 함’을 눌렀을 경우 특정 채널을 걸러주지만, 다른 채널에서 기존과 유사한 영상들을 계속적으로 추천해 준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또한 9.3%의 사람들은 실제적으로 변경이 되기는 하지만 추천 영상 변경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변경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해당 보고서와 관련해 유튜브 측에서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라는 입장을 내보였다고 하는데요. 유튜브 관계자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용자가 원하지 않는 주제와 관련된 영상을 모두 걸러내게 된다면, 이용자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편향된 시각을 갖게 될 위험이 있다"라며 "이를 고려해 알고리즘이 원하지 않는 주제의 동영상 역시 일부 추천을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합니다. (출처: https://www.upinews.kr/newsView/upi202209270052)
유튜브 알고리즘이 연관된 추천 동영상만을 추천해 주면서 빠지게 되는 필터 버블 문제, 이 필터 버블을 이유로 유튜브가 우리들의 '싫어요'를 반영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