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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트렌드 바로읽기] 1인 콘텐츠 時代

모비인사이드

2018.08.0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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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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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활용해 소비하는 저작물을 두고 우리는 ‘콘텐츠’라 일컬어 왔다. 혼자서 책을 읽거나 가족과 TV를 시청하고 때로는 연인과 함께 영화를 보는 등 이 모든 것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정보와 교양을 얻는 한편 울고 웃는 감정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리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체가 생겨났는데 이를 두고 ‘대중’이라 말하며, 그들이 향유하는 고유문화인 대중문화도 탄생하게 됐다.

 

그런데 콘텐츠에 디지털화를 접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변화들이 생겨났다. 거실 한쪽의 TV 수상기를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던 방송 프로그램을 컴퓨터를 통해 시청을 할 수 있게 됐고 저장도 가능해 따로 휴대도 할 수 있게 됐다. 이전처럼 10 몇 곡이 수록된 CD를 구매하지 않고도 원하는 곡만 골라 한 곡씩 들을 수도 있다.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비즈니스의 길이 열린 것이다.

 

그리고 미디어 속에 녹아 있던 콘텐츠라는 용어가 미디어 밖으로 분리되어 나오기 시작했다. 모든 콘텐츠가 디지털화되면서 갈수록 이전과 비교해 산업적 가치가 크게 올랐다. 더 이상 콘텐츠가 전통 미디어 산업의 귀속물이 아닌, 별도의 저작권 보호를 받는 귀한 몸이 된 것이다.

 

2000년에 들어서는 콘텐츠 전문 기관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현.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설립됐는데 이 기관에서는 방송,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 등을 콘텐츠로 분류했다. 그리고 한번 만들면 여러 차례 재활용(One Source Multi Use)이 가능하고 해외로 수출까지 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을 했다.

 

그동안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가 말하는 콘텐츠의 성공 지표는 ‘대장금’, ‘겨울연가’ 정도였다. 그리고 10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유튜브 최고 조회수(31억 뷰)를 기록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등장했다. 한국은 그제서야 동영상 콘텐츠에 관심 갖기 시작했는데 이미 해외에서는 뉴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산업이 한창이었다. 시장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데만 무려 10년의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다시 말해 일찍부터 한국은 인터넷을 여러 산업에 활용하고 있었지만 콘텐츠 사업은 2000년대 초반, 전통 미디어에만 머물렀던 것. 우리는 미디어의 변화에 대한 준비나 대책도 없이 무려 10년 이란 시간 동안 (콘텐츠(내용물)가 미디어(컨테이너)에서 분리되는 것을 넘어, 시장 질서가 변하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밖에서부터 시작된 생산과 유통, 소비 전반에 걸친 변화들은 기존의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단순히 독립적 창작, 저작물 판매에만 해당하는 비즈니스가 아님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참고: 콘텐츠란 무엇인가? (What is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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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한 것이 바로 4차 산업 혁명임을 아마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알아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인간 지능을 넘어선 신기술이 등장함으로써 상상, 몰입, 혁신 등 창의적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을 것이라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창의적 변화에 대해 권병웅 교수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회가 초연결, 초지능으로 진화하고, 그 결과 미래 콘텐츠는 그 스스로 인식하여 지적, 분석, 그리고 해석하는 ‘컨시어지’ 콘텐츠로 발전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변화하고 있지만 앞으로 4차 산업은 특성상 콘텐츠 기업 간의 협업이 이전보다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협업 안에서도 정책적인 역할들이 요구된다”라며 “인간의 감성이 기술에 종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기술의 지배 속에 문화를 넣는 순간 감성과 창의성이 악화된다는 것을 항상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예술 창작의 ‘감성’ 영역과 콘텐츠 제작의 ‘유통’ 영역을 구조적으로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먹방, 쿡방, 게임, 뷰티, 유아용품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통해 여러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1인 미디어가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 제공사와 크리에이터를 담당하는 1인 미디어 사이에 발생하는 잡음들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크리에이터와 파워블로거로 대변되는 1인 미디어 시대. 이들의 주요 수익은 광고를 통해 얻고 있다는 사실은 아마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내용이다.

 

2017년 1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10대 청소년 중 25%가 아프리카TV나 유튜브를 활용한 개인방송을 시청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아프리카TV BJ, 파워블로거, 팟캐스트 진행자 등으로 분류되는 1인 미디어는 일반인들이 직접 콘텐츠를 기획, 제작, 유통까지 진행하면서 이제는 대세 미디어로 자리를 잡았다. 이 중에 인기 크리에이터에 쏠리는 현상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인기 연예인이 독식하는 전통 미디어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 쏠림 현상 저변에는 광고 수익이 있다. 1인 미디어가 얻는 광고 수익을 미디어 특성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블로그 배너, 유튜브 인스트림(In-Stream) 광고, 팟캐스트 오디오 광고 등이다. 최근 들어서는 이런 유통 채널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광고주와 계약해 영업하는 이들도 있다.(참고: 1인 미디어, 어떻게 돈 벌까…)

 

바로 이 대목이 앞에서 권 교수가 말한 예술 창작의 ‘감성’ 영역과 콘텐츠 제작의 ‘유통’ 영역의 콜라보를 이루도록 할 것인가? 를 현상으로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가 될 것 같다.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명분으로 광고주의 요구에 지나치게 응하다 보면 예술창작 의미를 떠나, 1인 미디어 파워에 의존해 ‘유통’에만 관심을 두는 제작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바로 권 교수의 의견이다. 물론 콘텐츠 유통을 담당하는 플랫폼의 역할도 중요한 부분이다. 제작된 콘텐츠가 플랫폼이라는 연결통로 없이는 무용지물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통 이전에 플랫폼에 담길 콘텐츠의 내용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콘텐츠 하나로 대중들을 울고 웃게 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파워를 가졌기 때문에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콜라보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유튜브 최고령 1인 방송 창작자 박 할머니와 3세 서은이야기 사례로 보는 '1인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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