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로스 해킹을 비판합니다.
“평균 연봉 1억, 그로스 해커!”
“만능 기술자, 그로스 해커가 되세요!”
“몇 주만에 최고 그로스 해커 되기”
실제 그로스 해킹을 교육한 답 치고, 여러 매체에서 광고를 하는 실무 학원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고 카피들입니다. 현재 디지털 마케터들 뿐만 아니라, 빠른 성장을 원하는 스타트업 시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로스 해커”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언가 굉장한 전문직종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대단한 오해입니다. 그로스 해커들은 가장 본질에 가까운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네 , 저는 그로스 해킹을 비판합니다.
사실 그로스 해킹은 시장에서 말하는 무언가 새로 나온 기술이나, 혁신적인 것이 아닙니다. 굉장히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것에 오히려 더욱 가까운 개념입니다.
그로스 해킹은 한 마디로,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시키는 모든 행위”입니다. 자본주의에서 모든 시장은 수요에 의해 결정됩니다. 수요의 역할을 하는 것 다름 아닌 소비자(사용자)입니다. 제가 정의하는 그로스 해킹은 “소비자(사용자)가 시장을 형성한다”는 대전제에서 시작됩니다.
2. 기능적 경험과 감성적 경험
그러면 사용자의 경험이란 무엇일까요? 소비자들은 실제로, 우리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할 때에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즉, 특정 제품/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사용하기 위해 겪게 되는 모든 고객들의 경험은 사용자의 경험입니다. 이 사용자의 경험 중에는 나쁜 경험을 할 때도 있고, 좋은 경험을 할 때에도 있습니다. 소비자가 하게 되는 다양한 경험 경로들을 모두 다 “좋은 경험”으로 바꿔버리면, 결국엔 소비자는 우리 브랜드의 충성고객이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에 지갑을 열 때에는 다양한 경험 경로를 거칩니다.
저는 소비자의 경험을 2가지로 나누어보겠습니다. 바로, “기능적 경험”과 “감성적 경험”입니다.
기능적 경험 : 어떤 서비스나 제품을 구매할 때, 최종 구매를 하는 과정에서 좀 더 간편하고, 쉽게 구매로 이어지는 경험
감성적 경험 : 어떤 서비스나 제품을 구매할 때, 그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경험
그로스 해킹은 이 두 가지 경험을 모두 고려하여,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겪게 되는 경험에서 우리가 긍정적인 경험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입니다.
3. 회전초밥집은 그로스 해킹을 완벽히 실천하고 있다.
최근 저는 일본에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예전부터 일본 문화에 많이 접해있던 환경에서 살아, 일본을 매우 자주 가는 편입니다. 6개월에 한 번 꼴로 도쿄를 자주 가다 보니, 나름대로 단골집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중, 일본 도쿄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서민들이 자주 먹는 회전 초밥집, 오오에도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도쿄의 초밥 브랜드입니다. 이 오오에도에서는 2가지의 경험(기능적 경험, 감성적 경험)을 모두 다 최적화하고 있었습니다.
1) 기능적 경험
기능적 경험은 아무래도 굉장히 편하게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내가 먹고 싶은 초밥을 그대로 가져와서 가볍게 먹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격대가 비슷한 초밥집과, 회전초밥집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실제로 우리는 “일반 초밥 정식” 보다는 회전 초밥에서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합니다. 번거로운 주문절차나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 없이, 쉽고 간편하게 제가 초밥 그릇을 가져와서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을 좀 더 쉽게 디자인한 것이지요. 실제로 점심용으로 초밥 정식을 먹는 것보다, 우리는 회전 초밥집에서 생각한 것보다 과식하거나 비용을 더 낸 경험이 많을 것입니다.
2) 감성적 경험
회전초밥 브랜드, 오오에도는 회전초밥에 어떤 감성적 경험을 고려하였을까요?
실제로 일본에서도 회전초밥 시장이 잠시 침체기였던 시절이 있습니다. 이유는 회전초밥이 비위생적이라는 소비자들의 걱정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세균에 쉽게 노출되어 있을 것만 같던 회전 초밥에 불신이 생긴 것입니다.
하지만, 오오에도는 위기를 찬스로 바꾸어버렸습니다. 굉장히 극단적인 조치였습니다.
오오에도의 약속
회전초밥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있는 회초밥이, 단 “한 바퀴”를 돌게 된다면, 그 초밥을 버려라.
네, 실제로 회전초밥을 말던 장인이, 식당을 단 한 바퀴만 돌았던 회전초밥을 그대로 보란 듯이 버렸습니다. 이때 저는 속으로는 “아깝다.. 한 바퀴만에 버리다니..”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신뢰”라는 감성적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 뒤로, 저는 도쿄로 여행할 때에는 서민들을 위한 회전초밥집인 오오에도를 꼭 들리곤 합니다. 충성고객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이 처럼, 이 조그마한 회전초밥집은 저에게 그로스 해킹을 알려주었습니다. 기능적 경험과 감성적 경험을 모두 느꼈기 때문에 전 이 초밥집의 충성고객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처럼 그로스 해킹은, 고객들이 좀 더 쉽게 최종 구매 경로로 이어지게끔 설계를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 브랜드에 대하여 여러 가지 경험을 할 때, 그 “경험” 이 “긍정적인 경험”으로 바뀌게끔 만들어주는 감성적 경험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4. 기능적 경험과 감성적 경험, 무엇이 우선인가?
“그 사람이 좋으면 어떤 행동을 해도 좋고, 그 사람이 싫으면 모든 행동이 미워 보인다.”
진리입니다. 결국에 그로스 해킹이라는 화려해 보이는 단어도, 고객이 이 브랜드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본질적으로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 명의 고객이 브랜드에 대해 감동을 받을 만한 감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 브랜드의 충성고객이 될 것이고, 충성 고객은 더 나아가 입소문(바이럴)을 만들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입니다.
즉, 기능적 경험은 부가적인 요소일 뿐, 우리는 결국엔 감성적 경험을 우선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에게 무언가 신선하거나, 재미있거나, 감동적이거나, 기쁨을 주거나, 유익한 정보를 주거나,
자, 여러분들이 고객들과의 접점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다음 글에서는, 기능적 경험과 감성적 경험의 예시들을 다루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