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이렇게까지 패닉으로 몰아넣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와중에 직장 동료 둘과 잡담을 하다가 바이러스가 사라진 후에도 이 기간 동안 일어났던 일들이 기폭제가 되어 서서히 일어나고 있던 변화를 큰 폭으로 앞당길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화상통화나 재택 근무 등이 좀더 빨리 정착되고 쇼핑역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 어느 순간 오프라인의 모든 점포들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쇼룸같은 성격으로 남고 대부분의 쇼핑이 온라인에서 일어나게 될 것이다.
우리도 한번?
이 얘기를 하던 중 우리도 그럼 온라인 쇼핑몰 한번 해볼까라고 던졌더니 동료 두 분이 눈을 반짝이며( 오랜만에) 진짜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빨리 업무 정리하고 (그래도 6시) 다같이 와인바로. 와인을 마시며 얘기하니 얘기가 술술 풀린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지고 그 가능성에 대해 얘기할 때가 가장 신날 때이니까.
그리고 우린 정말로 하기로 했다. 좌충우돌 우당탕탕 이런 게 아니라 신속하되 주도면밀하게, 차근차근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Task는 To do List 만들기다
앞으로 진행할 쇼핑몰 사업은 총 3단계로 진행할 예정이다.
1.첫번째 단계는 시작. 경험을 해야만 배우는 것들이 있겠지만 이 3개월의 시작단계의 목표는 최대한 많이 배우는 것, 그리고 첫번째 아이템의 매출을 일으키는 것까지이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아이템 찾는 법과 소싱, 브랜딩과 마케팅, 가격 정책 등 유통의 핵심에 대한 기본기를 갖출 것이다.
2. 두번째 단계는 매출 확대. 3개월간 아이템을 본격적으로 늘리고 매출을 늘리되 손익에는 너무 연연하지 않을 생각이다. 여기서 보통 좌절하게 마련. 고생 고생 했는데 막상 손에 남는 게 별로 없을 때 포기하고 싶기 마련이라 이 단계에서는 매출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생각.
3. 세번째 단계는 손익을 챙기는 단계다. 마진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접 제작을 하고 재고를 안고 가게 될 것이다. 위험 부담이 커지는 때이기 때문에 그전의 6개월 동안 이 사업에 대해 현실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각자 판단을 해야 한다. 여전히 열정을 갖고 있는지 추가 투자가 필요할 때 어디까지 감수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12주간의 To do list
우선 아래 표와 같이 순서를 정했다. 이 순서는 아마 진행하면서 조금씩 바뀔 수도 있을테니 나중에 최종 리스트를 업데이트할 생각이다. 우리는 창업을 하면서 우리가 배우고 경험하게 될 것들을 모두 공유하려고 한다. 성공할 확률을 높일 순 있지만 장담할 수는 없으므로 우리가 9개월 후에 어떤 상태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처음 쇼핑몰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비슷하게 겪게 될 문제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우리가 중간에 지칠 때 우리를 계속 나아가게 하고 처음을 돌아보게 할 다이어리이기도 하다.
첫 주의 목표는 이 할 일 정하기와 추가로 3개의 태스크다. 우리는 세명이므로 각자 하나씩. 하지만 모두 풀타임 직장인이라 퇴근 후의 시간이나 주말밖에 쓸 수가 없다. 아마 혼자 창업하시는 분들도 풀타임 직장인이 아니라면 이 속도로 할 수 있을 듯하다.
전에는 혼자 창업을 했었다. 창업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사실 멘탈 관리였다. 혼자가 아니라 공동 창업자들이 있어 즐겁고 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