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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쥬]홍보비 30만원, 매출은 3천원! 홍보의 함정

NHN고도

2018.02.2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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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듭니다. 광고비를 태웁니다. 도달율과 좋아요가 날마다 조금씩 올라가니 기분이 좋습니다. 네이버 연관검색어 광고도 태웠습니다. 인스타 팔로우도 열심히 해서 사람들을 많이 모았습니다. 이제 매출이 대박 날 것 같습니다. 블로그에도 유입자가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만 간다면 완벽합니다. 

 

하지만, 매출은 전혀 변한 게 없다면 이 이야기를 조금 귀 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홍보에는 3가지의 함정이 있습니다.

함정이라고 표현한 것은 단순히 잘못된 정보라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홍보에 관련해서 떠돌아다니는 대부분의 얘기들은 맞는 말들입니다.

 

페이지 유기도달률의 중요성, 참여도의 중요성, 블로그 연관검색에 관한 팁, 인스타 관리법 등 틀린 얘기는 없습니다. 문제는 항상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정답이란 것은 유일하기 때문에 정답이라 표현합니다. 하지만 정답의 가짓수가 방대해지면 더 이상 정답으로써의 가치를 잃게 되죠. 정보들을 하나하나 보면 다 맞는 말이지만, 명확한 것이 없습니다. 현혹되기 쉽죠. 누구도 반박하기 힘듭니다. 쉽게 떨쳐 내지도 못한 채 허우적대는 곳. 그곳이 바로 홍보의 함정입니다.

 

저는 홍보의 전문가나 마케터를 메인으로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홍보 때문에 항상 머리를 쥐어싸매고 있는 쪽이죠. 돈도 들여봤고 좋단 것도 써봤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해봤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들을 해볼 수 있었죠. 그러니 이것은 전문가의 노하우라기보단 아픈 기억과 경험에 의한 에피소드와도 같습니다.

 

(여기서 언급하는 홍보는 온라인만 다룹니다. 오프라인 홍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다양한 액션이 수반되고 비용 차이가 크게 나는 경우가 많아서 추후에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함정은 정보입니다.

 

보통 홍보전략이란 것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친구에게 물어봅니다.

 

‘이거 어때?’

‘좋아!’

너 같으면 살 거야?’

‘난 필요하면 살 것 같아!’

 

친구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카페에서 검증이 이루어지고 나면 자신감이 생겨서 냉큼 판매를 시작해봅니다. 폭망합니다.

 

이렇게 영혼까지 털리고나서는 책이나 브런치, 구글검색 등을 통해 마케팅관련 글을 찾습니다. 거기에선 다들 자기가 최고라고 엄지척이어서 동공지진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고르긴 골라야겠으니 베스트셀러나 가장 먼저 띄는 글을 고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읽어봅니다. 오 맞는 소립니다! 가슴 깊이 뭉클한 것이 끓어오르며 내가 매출이 나지 않은 이유를 떠올립니다. 무릎을 탁치며 일어나서 좋아!! 이제부터 페이지를 만들어서 컨텐츠를 하나하나 올려야겠어! 라고 결심합니다. 만들고 올려봅니다. 안됩니다. 멘탈은 점점 잘게 쪼개져서 0에 수렴하기 시작합니다.

 

안되겠습니다. 강의를 들어야겠습니다! 강의라면 1:1코칭이나 컨설팅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강의를 들어봅니다. 강의가 끝난 후 강사님 덕분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눈물의 댓글을 남기고, 내 인생 이런 사이다같은 강의는 처음이었다며 뿌듯해합니다. 맥주 한 캔을 마시며 강사님이 적어준 전략이란 것을 짜봅니다. 선과 도형 몇 개를 그리고 채널을 좀 나누고 목표치를 잡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번 달 안으로 좋아요 500개, 블로그는 일방문자 500명 이상 확보!! 이런 명쾌한 목표치를 잡으라고 했습니다. 좋습니다. 이제 정량목표가 잡혔으니 꾸준히 액티비티만 해주면 됩니다.

안됩니다. 인간은 그리 꾸준한 동물이 아닙니다. 설사 꾸준해도 책과 강의에서 나왔던 그런 대단한 컨텐츠가 나올리가 만무합니다. 왜냐하면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등을 이용해 페이지운영, 인스타팔로워구축, 각종 아웃링크걸기, 연관검색어, 노출순위에 돈태우기, 트위터 어그로끌기 등등…

이것이 소위 우리가 하고 있는 홍보활동입니다. 홍보채널의 기본활동에서 디테일한 부분이 조금씩 다릅니다. 수요일 6시에 올려라, 타겟팅은 이렇게 설정해라, 태그는 어떻게 걸어라, 노출순위의 비밀은 이것이다.. 뭐 이 따위 글들로 말입니다.

 

마케팅 관련된 정보야 항상 넘칩니다. 누구든 접근할 수 있죠. 심지어 서점에 나오는 책에도 대부분 마케팅법칙이라며 몇 가지로 수렴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보가 아닙니다. 그 소실점은 매우 ‘일반적’인 원칙이죠. “본질”에 충실해라 입니다. 

 

물론 전문 마케터가 쓰는 방법은 매우 어렵고 치밀합니다. 여러가지 요소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고려하고, 데이터분석과 확률/통계적인 부분의 변수를 계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맘처럼 되지 않는 것이 마케팅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의 행동을 다루는 일인만큼 이것은 주식과 비슷한 수준의 성공확률을 보입니다. 하물며 전문 마케터도 아닌 일반인이 그런 수준의 정보에 접근하는 건 어렵고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그러니 자꾸 잔스킬만 늘어나는 것입니다. 제가 버렸으면 하는 건 이런 잔스킬들입니다. 이 자잘한 기술들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적재적소를 찾지 못하면, 알고 있는데 안 되는 듯한 좌절감만 가중시킵니다.

 

다시 정리합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도 정답이 아닙니다. 우리는 사실 마케팅공부를 하나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봅시다. 마케팅적인 잔스킬말고 제품에 충실해 보잔 얘깁니다.

 

 

제품의 이름(브랜드)부터 설명합니다.

제품의 패키지는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설명합니다.

왜 이걸 만들게 되었는지 설명합니다.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 합니다.

어떤 철학이 있는지 이야기 합니다.

비슷한 제품과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구체적인 장점을 이야기 합니다.

사용한 사람들을 직접 트래킹하고 후기를 수집합니다.

소수의 사용자들의 의견을 모아 제품에 반영합니다.

결과물을 업그레이드 시킵니다.

이 과정이 하나하나의 페이스북 페이지의 컨텐츠이고, 액티비티입니다. 대단한 걸 자꾸 하려고들 하는데 중요한 건 이런 겁니다. 

좋은 제품은 많습니다. 게다가 고객입장에선 쓰던 제품을 더 선호합니다.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새로운 팬층을 양산하고 싶다면 소수부터 시작하세요. 그들에게 집중하고 정성을 쏟는 것이 진짜 마케팅의 시작입니다.

돈 태워서 널리널리 퍼져간 소식들은 바람만 불어도 힘을 잃고 사라지고 맙니다. 당신이 정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듯 당신 또한 힘없는 정보들만 퍼뜨리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마케팅은 파급력이 생명입니다. 파급력이란 것은 멀리간다는 의미만 있지 않습니다. 그 강도의 변화도 일정해야 하고 왜곡되어서도 안됩니다. 좀 더 쫀쫀하고 단단한 파급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제품자체에 집중된 진솔한 스토리에 집중하세요. 왜 만들었는지, 어떻게 만드는지, 무엇이 고민인지,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는 것. 이것은 본질입니다.

 

 


두 번째 함정은 숫자입니다.

 


 

숫자성애자님들은 탁상공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숫자는 정답이 아닙니다. 숫자는 현상이죠. 현상은 분석하고 해석해야 합니다. 모든 현상엔 함의가 있고 배경과 맥락이 있습니다. 그것을 모르고선 의미가 없죠. 스토리가 없는 통계는 공허합니다. 통계 없는 스토리는 맹목적이죠.

 

숫자를 봤다면, 그 숫자들이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애널리틱스 시스템의 웹로그 분석 등을 보고, 그것이 마치 연습문제 해설지인 것 마냥 그 정답을 그대로 베끼려는 시도들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 소위 자신을 냉정하고 차분하며 데이터에 근거한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전략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자주 빠지는 실수죠. 일단 애널리틱스 자체의 정확성 문제도 문제지만, 그걸 관찰하는 사람이 왜곡된 시각에 빠져있다면 숫자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결국 마케팅과 구매는 사람의 행동에 연관된 일입니다. 사람은 꽤나 비합리적이고 돌발적입니다. 당신이 보고 있는 그 표시된 숫자들은 수많은 돌발변수와 인간의 비합리성이 만들어낸 일련의 결과일 뿐입니다. 그 숫자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해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니…

 

숫자만 보고있지 말고 현장으로 나가세요. 거기서 직접 듣고 보고 물어보고 조사해보세요. 그 숫자와 왜 그렇게 나왔는지 직접 발로 뛰면서 맥락을 파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숫자 없이 맹목적으로 밖으로만 다니는 건 힘낭비, 돈낭비가 심합니다. 그러니 숫자를 들고 나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지막 함정은 시간입니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 얘기일수도 있습니다.

요즘 제가 하고 있는 3개월짜리 프로젝트가 하나있습니다. 저는 SNS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는 하루에 2~3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운영한지 한 달 후 도달율 1,000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페이지의 총 좋아요수는 얼마일까요? 고작 1,100입니다.

 

대박 컨텐츠를 레퍼런스로 잡고 ‘제발 한 번만 터져라’는 식의 마케팅은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한 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그냥 얻어걸리는 겁니다. 그게 목표가 되는 건 '난 이번 주 로또 될 거니까 오늘만 살거야!' 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2~3씩 좋아요가 늘고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사람을 확 모았다가 그 때 뭘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맞는 말입니다.

부정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플랫폼에선 뭘 해도 평타는 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볼까요. 그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어떻게 그들을 활용하고 유지시킬 지 대책은 있나요? 하나하나씩 쌓아올린 게 아니라면 내 역량은 페이지를 처음 만들 당시 그 수준 그대로 일 겁니다. 어떤 컨텐츠가 좋은지, 어떤 내용이 좋은지, 단어, 이미지는 어떻게 써야하고, 시기는 언제가 좋은지 컨셉은 어떻게, 고객수는 언제 왜 늘었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직접 느껴보면서 관찰해야 알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저 인사이트나 애널리틱스로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대부분 1인기업일 것입니다. 마케팅으로 인한 결과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돈 태워서 끌어올린 좋아요와 SNS홍보력이 얼마나 순식간에 무너지는 지를 많이 봤습니다.

재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간을 들여서 브랜드와 함께 성장해가는 사업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세가지 함정은 정보,숫자,시간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제 경험과 생각에 의한 글이니 이것이 명쾌한 해답이거나 사이다가 되진 않을 것입니다. 사실 그런 의도로 쓴 것도 아닙니다. 명쾌한 해답 따윈 없습니다. 사이다는 순간 시원하고 상쾌할 뿐 결국 속을 더욱 더부룩하게 만들 뿐이지요. 다소 불편하고 어렵지만, 1인사업가로 시작하고 쇼핑몰을 오픈했을 땐 누구보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은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스킬이나 전략에 대한 부분을 고민하실 단계는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일단 내 고객 한 명에게 충실한 게 중요하고, 진솔한 이야기로 무장하는 편이 훨씬 강력합니다. 현혹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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