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지의 매거진

우리 회사가 네이버 마케팅에 실패한 이유

정예지

2020.07.10 17:43 조회수 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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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가 네이버 마케팅에 실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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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구글은 돈으로 살 수 없어도, 네이버는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당신이 마케터가 아니라면, 두 거대 기업을 앞에 두고 '당최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생각할 수도 있다. 이는 국내에서 인하우스/에이전시를 막론하고 마케팅 주요 채널로 활용되는 가장 큰 검색 엔진을 비교하며 하는 말이다. 네이버의 경우, 광고비를 네이버 광고 플랫폼에 직접 태우든, 대행사를 활용하든 돈만 있으면 원하는 검색어와 피드 등 특정 위치를 자유자재로 선점하는 게 가능하다(그렇게 해서 실제로 유의미한 고객이 우리 프로덕트로 유입되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물론, 광고비를 엄청 오버스펜딩하고 좋은 효율을 내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겠지만...

 네이버 모바일 UX가 개편되고 나서 아직도 적응을 못한 1인... 검색에만 집중하려고 많이 바꾼 건 인정함.

 

 

네이버는 광고의 성지 아닌가요?


이렇게 말하는 배경에는 네이버가 사용자 관점의 검색 엔진의 기능보다는, 부가적인 서비스(비즈니스 광고, 콘텐츠 플랫폼 등)를 키워 수익을 내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한 몫 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네이버에 내가 어떤 정보를 검색했을 때 해당 정보를 얼마나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하는지 떠올려 보면 된다.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 순위 조작 논란에 자주 휘말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뭘 검색하기만 하면 하도 광고성 글로 도배가 많이 되어서, 한때 '네이버 = 광고&어뷰징'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못 벗어나기도 했으니 말이다(지금도 그런가?).

 

반면 구글은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는다. 구글은 검색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최대한 모두 끌어와 보여주는 데 충실한 검색 엔진이다. 사용자의 콘텐츠 체류 시간, 콘텐츠와 유관한 다른 콘텐츠로의 이동 여부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검색 엔진 결과를 보여준다. 이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약간(?) 난감한데, 왜냐하면 적당히 요령과 돈을 써서 우리 콘텐츠나 상품을 구글에서 상위에 뜨도록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검색 알고리즘을 잘 해도 문제, 못 해도 걸고 넘어지는 마케터들...)

 

 


구글이 아무리 대기업이어도, 한국인들의 네이버 사랑(?)은 아직 못 이겼다.

 

 

아무튼 광고로 도배를 하든, 도배할 수 없든 간에 마케터들이 검색 엔진 마케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단 하나다. 검색을 통해 우리 페이지로 들어오는 사용자가 실제 고객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일반 push 광고 캠페인을 통해 획득된 사용자의 구매 전환율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정보나 특정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검색하는 행위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피드에 뜬 광고를 보는 행위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단번에 이해가 될 것이다.

 


검색 엔진 마케팅, 블로그 체험단으로 끝?

 

그렇다면 검색 엔진 마케팅(SEM),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 네이버 블로그 체험단을 뿌려서 우리 프로덕트에 대한 후기를 쭉 깔아 놓으면 되는 걸까? 검색 엔진을 통한 마케팅 방식은 회사마다, 상품의 성격별로 다르겠지만 오늘은 검색 엔진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4가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이 글은 검색 엔진 마케팅의 정답을 알려주는 건 절대로 아니다. 다만, 이 정도도 생각 안 하고 마케팅을 하면 안 된다는(망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임을 마음에 새기며 읽어보면 좋겠다.

 

 



검색 엔진 마케팅에 대박 터뜨리는 전략은 없다. 다만, 삽질하지 않기 위한 가이드만 있을 뿐.

 

 

 

검색 엔진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던져야 하는 질문 4가지

 

1. 사람들은 우리 프로덕트를 네이버에서 검색할까, 구글에서 검색할까?

2. 우리 프로덕트가 선점해야 하고, 또 선점할 수 있는 검색 키워드는 무엇인가?

3. 검색 키워드를 정했다면, 사용자는 그 키워드를 어떤 이유로 검색할까?

4. 해당 키워드를 이미 선점하고 있는 타사에서는 무슨 콘텐츠를 깔아두었는가?

 

 

1. 사람들은 우리 프로덕트를 네이버와 구글 중 어디서 많이 검색할까?

사람들은 특정 키워드를 바탕으로 정보를 찾고자 할 때 '아 OO에 검색하면 많이 나오겠다'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안다. 내가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아이라이너 광고를 우연히 보고, 해당 상품에 대한 리뷰를 찾아본다면 나는 어디에 먼저 검색해볼까? 내가 대략 알고 있는 바로는, 네이버 블로그에 뷰티 블로거들이 많으니 선명한 사진과 생생한 리뷰를 구글보다는 그쪽에서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도 뷰티 관련 상품 리뷰는 구글보다는 네이버에서 유의미한 콘텐츠를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프로그래밍 분야는 구글이다. 왜? 개발자들은 구글링을 하지, 네이버 검색을 하지 않으니까... (그래도 네이버 광고는 태운다...)

 

반면, 컴퓨터 학원에 대한 리뷰는 어디서 많이 찾아볼 수 있을까? 코딩 교육이 한동안 대세였는데, 특정 학원의 파이썬 강좌가 평이 어떤지 보려면 어디에 검색해보면 정보가 많이 나올까? 구글이 네이버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많이 보여준다는 보장은 할 수 없지만, 'OO 파이썬 강좌 후기'를 검색했을 때 네이버보다 더 다양한 유관 콘텐츠를 보여주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보에 대한 선택지가 더 넓어질 것이다. 이는 해당 프로덕트의 주요 타겟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느냐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개발자는 구글링!...)

 

 

 파이썬 강좌 후기를 네이버에 검색해보았다. 보여주는 유관 콘텐츠의 개수를 세어보니, 네이버 : 구글, 1:2 로 차이가 크다.

 

 

이런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마케팅 예산과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네이버 또는 구글 마케팅에 리소스를 투자하는 것이 낭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어느 경쟁사에서 이런 바이럴 콘텐츠로 대박이 났더라'하는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지금 마케팅하는 프로덕트가 실제로 경쟁력을 가져갈 만한 검색 엔진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

 

 

2. 우리 프로덕트가 선점해야 하고, 또 선점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그래, 네이버로 가즈아. 결정했다면, 그 다음 해야 할 일은 키워드 선정이다. 여기서 선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키워드란, 우리 프로덕트와 적당히 유관하면서도 사용자가 많이 검색할 만한 단어를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검색 엔진 마케팅을 하는 일련의 과정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프로덕트와 유관한 키워드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다. 대표님이 맨날 말하는 그거, 상품 기획자가 기획서에 지겹도록 써 놓은 그 단어, 나도 광고 크리에이티브 만들 때 맨날 카피로 쓰는 그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우리 프로덕트와 유관한 키워드는 이미 잘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진짜 어려운 건 그 중에서 네이버 사용자가 많이 검색할 만한 키워드를 찾는 것, 그리고 그 보다도 더 어려운 건 우리 프로덕트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틈새가 보이는 키워드를 찾는 것이다(여기까지 이야기하니까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키워드는 어떻게 찾으면 좋을까? 네이버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네이버 광고 - 키워드 도구 를 통해 사람들이 네이버에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는 오가닉 검색량과, 해당 키워드를 광고로 운영했을 때의 클릭률 등을 확인해보는 것부터 하자. 

 

  

 

우리 프로덕트와 유관하게 사용자들이 검색해볼 만한 키워드를 키워드 도구에 입력하면, 키워드별 월간 검색수가 뜨고 그 아래로는 연관 검색어의 월간 검색수를 리스트업하여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검색량이 단순히 많으면 좋은 키워드일까? 노노. 검색량이 많다는 건 사용자들이 누구나 으레 검색하는 키워드라는 말이고, 이는 다시 풀어 쓰면 경쟁이 치열하고 우리 프로덕트로의 구매 전환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너무 제너럴한 키워드(ex. 마케팅)는 제외하고, 검색량이 적당히 높으면서 '검색했을 때 우리 프로덕트가 떠도 이상하지 않을' 괜찮은 키워드를 몇 가지 추려본다. 그리고 직접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을 해보면서 피드에 뜨는 다른 콘텐츠나 광고의 상황을 살펴보자. 또한 이미 검색 광고를 운영 중이었다면, 광고비를 집행할 때 비효율이 나는 키워드는 없는지 확인해보자. 우리 프로덕트와 유관한 키워드인데, 경쟁이 너무 세서 광고비가 오버스펜딩 되는 경우. 반대로 구매 전환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검색량이 보통 수준으로 트래픽을 많이 못 받는 키워드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키워드에 관한 의사 결정 프로세스는 이후 글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볼 예정이다.

 

 

3. 사용자들은 어떤 맥락에서 그 키워드를 검색할까?

우리는 매일 같이 검색 엔진을 사용하지만, 마케팅을 할 때는 사용자들이 키워드를 검색하는 심리 상태에 대해 감을 잘 잡지 못한다. 단적인 예로, 우리가 강남역 인근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하여 음식점을 찾아볼 때 [강남역 4번 출구 맛집]이라고 검색하지, [강남역 4번 출구 앞 관광객 별로 없는 이탈리안 음식점]이라고 검색하는 일은 거의 없다. 검색 엔진 사용자는 굉장히 단순하고, 러프하게 검색한다. 이는 너무 디테일한 키워드, 프로덕트와 100%에 가깝게 매칭되는 키워드를 잡을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검색하는 사람이 없으면 검색 엔진 마케팅은 다 소용이 없으니까.

 

 

  

 

기본 명제. 사용자는 생각만큼 세심하게 검색하지 않는다.

 

 

보통 검색어는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5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아래의 표는 트윈워드 글 참고하여 작성함)


  

 

지식 습득(엑셀 핵심 단축키), 특정 행동(맞춤법 검사하기), 구매를 위한 조사(키보드 구매), 특정 사이트로의 이동(OO대학교 수강신청), 직접 방문하고자 함(신촌역 맛집) 등이 있다. 우리 프로덕트에서 잡고자 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검색 사용자들은 위 5가지 의도 중 어떤 맥락에서 해당 키워드를 검색할지 상상해 보아야 한다.

 

 

4. 해당 키워드를 이미 선점하고 있는 타사는 무슨 콘텐츠를 깔아두었는가?

'옆집 신발가게는 어떻게 마케팅 하고 있나'를 알아보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인데 생각보다 많이들 간과하는 단계이다. 내가 선점하고 싶은 키워드는 경쟁사도 이미 선점했을 가능성이 200%. 그렇다면, 네이버 또는 구글에 해당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타사에서 올린 콘텐츠나 검색광고 소재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한 번쯤 살펴보자. 앞서 말한 3가지보다 훨씬 더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키워드를 가지고 타사에서 어떻게 마케팅하고 있는지를 알면, 사용자가 왜 저들의 글에 반응하는지, 그렇다면 우리는 경쟁사의 포지션과 '같게' 가야 하는지, 아니면 아예 '다르게' 가야 하는지 대략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사실 위 4가지 질문을 철저하게 준비한다고 해서, 우리 회사의 검색 엔진 마케팅이 흥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네이버,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을 활용한 마케팅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마케팅과는 다르게, 비즈니스의 홍보를 위한 알고리즘이 아닌 검색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알고리즘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검색 의도와 우리 프로덕트의 키워드가 잘 맞아떨어지면 서로 윈윈(Win-win)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광고비와 마케팅 자원만 낭비하고 마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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