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대 갈등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탓한다. 꽉 막힌 기성세대와 소통을 거부하는 신세대. 이 프레임은 많은 것을 망쳤다. 정치 세력은 갈렸다. 서로는 불신했다. 그러나 이런 프레임은 마치 옛 신화와도 같다.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실제 하진 않는다. 누군가는 신화에 집착하고, 누군가는 의미가 없다며 버린다.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바라보는 편견은 무엇이 있을까? - 현실을 모른다. - 소통하지 않는다. - 또래집단끼리만 뭉친다. - 기성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다. 정말 그럴까? 세계 최고의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McKinsey&Company)의 보고서 <'True Gen': Generation Z and its implications for companies>를 읽어보도록 하자. 정의할 수 없는 정체성 맥킨지에 따르면, Z세대 중 76%는 자신들이 종교적(Religious)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동시에 믿는 종교의 범주에 벗어난 주제에도 개방적이다. 예를 들어 Z세대의 20%는 자신들을 이성애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60%는 동성애 커플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세대의 경우 50%가 동성애 커플의 입양에 찬성한다. Z세대는 한 기준에 따라 다른 이슈를 판단하지 않는다. Z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인종, 민족, 레즈비언,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페미니즘 등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진보적이다. Z세대는 종교나 역사, 관념 등을 토대로 소수자를 판단하고 차별하지 않는다. 종교에 대한 의존은 전 세대에 비해 줄었다. 무신론자와 종교가 없는 자의 비중은 Z세대의 경우 24%다. 밀레니얼 세대(Gen Y)는 18%이며, 베이비 부머 세대와 X세대는 13%다. 확연한 변화다. 집단과 집단의 연결 Z세대는 포용한다. 온라인 친구와 오프라인 친구를 구분하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만 해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명확한 편이다.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지만, 그 친밀도 면에선 오프라인의 인연이 압도적이라고 믿는다. Z세대는 꼭 그렇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Z세대의 52%는 모든 개인이 서로 다른 집단에 속하는 걸 당연하다고 여긴다. 다른 세대는 45%가 이에 동조한다. 그리고 Z세대는 한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의 이동이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종교나 국적, 성 정체성을 바꾸는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닌 거다. 개인의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Z세대는 다분히 현실적이며, 고정관념 때문에 의사결정이 흔들리는 것을 경계한다. 대화와 소통 Z세대는 어쩌면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소통을 원하며, 또 이에 능한 세대일지 모른다.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Z세대는 대화의 중요성을 믿고 그들이 참여하는 기관 및 가족 간의 의견 차이를 받아들인다. 또 자신들의 가치를 거부하는 사람들과도 상호작용할 수 있다. 실용적인 Z세대는 변화는 대화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베이비 부머 세대 중 57%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시스템을 깨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Z세대의 49%는 세상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Z세대의 대화에 대한 믿음은 개인 정체성을 중시하는 그들의 성향과 고정관념에 대한 거부, 그리고 실용주의가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서로 어울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소통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현실주의자 Z세대는 '꿈을 향해 질주하라'는 격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Z세대 중 65%는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인지하고 통제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들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여러 이슈를 인지하고 분석한다. 고용, 취업, 창업, 연봉, 기업문화 등 커리어와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둔다. 그리고 다른 어떤 세대보다 그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우리나라에선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공무원 준비를 한다는 뉴스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또 대학 진학이 커리어에 그리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실리적'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그 시간에 자격증을 따는 편이 더 좋다고 Z세대는 판단한다. 이는 그들이 습득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과 자격증이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근거들을 그들은 알고 있다. 꿈이 없는 게 아니에요. 현실적인 꿈을 정할 뿐이에요. Z세대는 책임지지 않는 이전 세대들의 조언의 한계를 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기 때문이다. "큰 꿈을 갖어라",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 "밑바닥에서 시작하라" 등 따위의 조언이 실제 효과가 있었을 때도 있었다. 고도성장기엔 그러한 경험에 대한 보상이 더 확실했다. 열심히 일하면 됐다. Z세대는 그런 시대가 지났단 걸 이미 안다. 고도성장기보단 경제 침체기에 더 익숙한 그들이다. Z세대는 유니콘 스타트업의 CEO와 자유분방한 스타 연예인, 그리고 막강한 영향력을 펼치는 인플루언서를 동경하기도 하지만, 그들처럼 되는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Z세대는 현실적인 꿈을 꾸며 산다.
노답시대에 Z세대가 나타났다
Z세대는 현실에산다
2020.07.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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