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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서비스를 구독으로 묶다

심두보

2021.03.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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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BM) 분석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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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BM의 주인공은 '원메디컬'입니다!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지만, 의료 환경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일반인의 접근성은 상당히 떨어지죠. 의료진을 만나기도 힘들뿐더러 비용도 높습니다. 원메디컬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PAIN POINT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까우면서도 한편 우리와 가장 먼 서비스는 뭘까요? 바로 의료 서비스입니다. 병원을 이용하는 일은 언제나 부담스럽습니다. 나의 증상 혹은 질병에 적합한 병원과 의사를 찾는 일은 언제나 어렵죠. 그나마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이 있어 전 세계적으로 의료 서비스 수준이 높은 국가입니다.

 

미국의 의료 서비스는 고객의 많은 질타를 받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의료 산업이 민영화된 국가인 미국에선 각 개인이 각자의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예약 없이 방문했다가는 몇 시간씩 기다리는 건 예사죠. 우리나라처럼 하루나 이틀 전에 예약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예약 단계부터 힘 빠지는 일은 다반사다. 미국에선 전문의(Specialist)에게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주치의(PCP: Primary Care Physician)를 먼저 방문해야 합니다. 주치의로부터 진료 의뢰서(Referral)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보험의 경우 주치의의 의뢰서 없이 바로 전문의를 만날 수 있긴 하지만, 여전히 미국 의료 서비스는 친절하지 않습니다.

 

미국 의료의 또 다른 이슈는 비싼 비용입니다. 미국 의료기관은 대부분 민간회사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 역시 국가가 아닌 민영기업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 가입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소득과 개인 건강상태에 따라 보험료는 천차만별이죠. 이런 배경 때문에 미국인의 약 10% 이상은 의료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병원비가 없어 사망하는 사람도 상당합니다. 전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OECD 국가 중 의료비 지출 규모는 미국이 1위입니다. 미국의 GDP 대비 경상의료비 지출 비율은 대략 17% 전후로 나타납니다. 미국 바로 뒤를 잇는 국가들의 지출 비율이 11% 전후인 점을 보면 미국에서의 의료비가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의 소득 수준은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편입니다! 

 

 

의료를 관리하다

 

원메디컬(One Medical)은 멤버 전용 의료 서비스 관리 플랫폼입니다. 2007년 이 회사를 창업한 탐리(Tom Lee)는 이해관계자의 불편을 이해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환자는 어려운 예약과 긴 대기시간에 대한 불만이 많았습니다. 의사도 사정이 있었죠. 의사는 진료 건당 소득이 발생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은 의사에게 강도 높은 업무를 요구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환자를 진료해야만 했던 것입니다. 임직원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고용주는 직원들에게 적정한 비용의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지만, 이는 미국 환경에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였습니다. 미국의 많은 회사는 직원들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탐리는 이런 여러 문제를 IT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원메디컬은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에게 당일 예약 기능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환경에서 처방전과 검사결과를 간편하게 조회하도록 했습니다. 원메디컬은 채팅을 통해 24시간 원격 의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본인의 주치의와 언제든 상담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정신으로 부장한 원메디컬은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에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고객은 쉽게 병원에 방문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구축 단계부터 비용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원메디컬은 고도화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즉 관리비용을 최소화한 것이죠. 이 같은 시스템의 지원 아래 고객은 원메디컬의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연속성 있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메디컬의 고객 중심 서비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고객은 자신에게 맞는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 받습니다. 의사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빠르고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의 배경엔 간단하지만 어려운 시도가 있었습니다. 바로 월급제입니다. 원메디컬은 의사에게 정해진 월급을 제공합니다. 성과제를 기본으로 하는 다른 병원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스템입니다. 이로써 원메디컬의 의사는 진료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 일관된 의료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메디컬은 어떻게 빠른 시일 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을까요? 원메디컬은 B2B에 마케팅을 집중했습니다. 바로 임직원에게 가성비 높은 의료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기업을 노린 것이죠. 원메디컬은 2021년 2월 기준 7000개가 넘는 기업의 임직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입자 중 45%는 원메디컬의 디지털 서비스를 매달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메디컬키즈(one medical kids)는 아이를 위한 구독 서비스입니다. 아이가 아플 때만큼 곤란한 일은 없습니다. 아이의 질병은 초기에 발견하고 조치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또 표현이 서툴러 아이의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작은 증상이라도 병원을 들르거나 의사와 상담하는 일이 필요한 이유이죠.

 

24시간 상담을 제공하는 원메디컬은 아이를 둔 부모에게 최고의 옵션 중 하나입니다. 또 원메디컬은 아이가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잠재력 높은 의료 분야

 

의료는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힙니다. 누구든 전 생애에 걸쳐 의료 서비스를 제공 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병원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매년 몇 차례씩 병원을 방문합니다. 이 반복적인 경험은 때론 우리를 지치게 합니다.

 

언제나 사용하는 서비스이지만 정보의 비대칭성은 높고 두꺼운 벽과 같습니다.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의 신뢰관계가 그 어느 분야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바쁜 의사는 간절한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의사의 탓만은 아닙니다. 오랜 세월 관성적으로 행해지던 습관 때문이기도 합니다.

 

구독 모델은 관행을 탈피하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특히 오래된 산업에서의 파괴적 혁신에 이 모델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체크포인트  

미국의 불편한 의료 환경을 문제점으로 설정

구독 모델로 병원 간 고객 관계 재정의 

의사 월급제로 업무 패턴 변화 

IT 및 병원 인프라 구축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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