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매니저
Account Manager
U&A 조사는 지난 18년 오픈서베이가 가장 많이 진행한 기업 고객 프로젝트입니다. 실무단에서는 이용행태 조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기업 고객이 U&A 조사를 이렇게 많이 진행하는 이유는 마케터가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담은 조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U&A 조사를 고유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은 따로 진행해야 할 여러 조사의 문항들을 예산 문제로 인해 U&A 조사에 몽땅 묶다 보니, 마케터에게 U&A 조사는 해야 하니까 하는 재미 없고 덩치만 큰 업무가 되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U&A 조사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려 합니다. 이를 통해 U&A 조사는 원래 무엇을 얻기 위해 진행하는지, 마케터가 U&A 조사를 통해 마케팅 플랜을 세우는 방법은 무엇인지, 대표적인 사례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U&A 조사, 가장 많이 진행되는 기업 설문입니다
오픈서베이가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진행한 설문조사 유형은 무엇일까요? 바로 ‘U&A 조사’입니다. 지난 18년 1~9월 간 진행한 기업 고객 프로젝트 중 U&A 조사의 비율은 무려 36%나 됩니다.
2018년 기업고객이 오픈서베이와 가장 많이 하신 조사
U&A 조사를 주로 어떤 기업들이 하는지도 궁금해집니다. U&A 조사를 진행한 기업 고객의 산업군을 분류해보니, 식음료·광고대행사·소비재·통신 쪽에서 좀 더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이외에 IT·컨설팅·유통·정부·미디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U&A 조사, 이용행태 조사라고도 불립니다
가장 많이 하는 조사인데도 왠지 U&A 조사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유는 U&A 조사를 ‘이용행태 조사’로 통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U&A는 사용 행동을 의미하는 ‘Usage’와 태도를 의미하는 ‘Attitude’의 약자입니다. 사용 행동과 태도를 알아보는 조사죠. 그래서 영단어 의미를 반영한 이용행태 조사라는 명칭으로 널리 쓰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이용행태 조사라는 이름을 좀 더 익숙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재미 삼아 구글에 ‘U&A 조사’와 ‘이용행태 조사’로 키워드 검색을 해봤는데요. U&A 조사는 약 3,400여 개의 검색결과만 나왔는데, 이용행태 조사로 검색하면 무려 280만 개 이상의 검색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이용행태 조사가 아닌 U&A 조사라는 용어를 사용하려 합니다. U&A 조사라는 이름을 살펴보면 목적과 취지를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파트에서 좀 더 구체적인 사항을 알아보겠습니다.
U&A 조사, 소비자의 What, How, Why를 알 수 있습니다
앞서 U&A 조사는 사용 행동과 태도를 알아보기 위한 조사라고 이야기해 드렸습니다. 그럼 이 조사를 통해서는 어떤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사용 행동(Usage)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지(What),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는지(How)를 알 수 있고요. 태도(Attitude)에 대해서는 왜 그 제품을 사용하며 왜 그렇게 사용하는지(Why)를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즉,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What, How, Why에 대해 알 수 있는 거죠.
U&A 조사의 개념 이해하기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는 매일 세수를 합니다. 그런데 세수할 때 사용하는 제품은 매우 다양합니다. 하루 2번 비누로만 세수하는 사람도 있고, 클렌징폼으로 아침·저녁·잠들기 전 총 3번 세수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러한 사용 행동을 Usage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이 세수할 때 어떤 제품을 언제 얼마나 어떻게 사용하는지 U&A 조사를 한다면 이런 Usage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그럼 태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특별히 화장을 하지 않는 분들은 아침·저녁으로 사용하는 세안 제품이 똑같은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런데 화장을 하는 분들은 저녁에 사용하는 제품이 다르거나 개수가 더 많기도 합니다. 기본 세안 제품과 화장 지우는 세안 제품의 종류와 브랜드가 각각 다를 때도 있고요. 여기서 왜 아침·저녁 세수할 때 사용하는 제품이 다른지, 화장을 지우며 세수할 때는 왜 특정 제품을 사용하는지 등 이유를 물어보면 제품에 대한 태도(Attitude)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평소 사용하는 클렌징폼으로만 화장을 지우면 깨끗하지 않은 느낌이 든다거나, 화장을 지울 때는 클렌징폼보다 클렌징오일이 더 효과가 좋은 것 같다는 등 제품 사용에 대한 태도 말이죠.
이런 식으로 세수 혹은 평소 자주 하는 행동을 기준으로 그 행동을 위해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사용 행동과 태도를 물어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렵지 않게 U&A 조사의 기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U&A 조사, 마케팅 플랜을 세우기 위해 합니다
앞서 U&A 조사를 통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사용 행동과 태도를 파악한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이번에는 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 ‘U&A 조사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함께 보시죠.
마케팅 플랜을 세우기 위해 진행하는 U&A 조사
먼저 사용 행동(Usage)을 파악하면 우리 브랜드 성장을 위해 ‘누구의 어떤 사용 행동을 바꿀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앞선 예시를 빌려와서 우리가 클렌징폼 제품의 마케터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사람들의 세수할 때 쓰는 제품에 대한 사용 행동을 파악해서 여전히 비누로 세수하는 사람이 우리 클렌징폼을 사용하게 할 것인지, 화장 지울 때 세안 제품을 더 쓰는 사람이 우리 제품을 추가로 사용하게 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겠죠.
다음으로 태도(Attitude)를 파악하면 우리 브랜드 성장을 위해 도움 되는 인식(Driver)과 방해되는 인식(Barrier)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클렌징폼 제품이 세안 후 피부가 뽀득뽀득 거리는 게 특징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이는 매끈거리는 클렌징폼이 싫어서 비누를 쓰는 사람에겐 도움 되는 인식일 수 있는데, 잦은 화장으로 피부가 예민해 부드러운 오일을 선호하는 사람에겐 방해되는 인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품 특성에 따라서 누구를 타깃으로 삼는 게 좋을지 U&A 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거죠.
정리하자면, U&A 조사는 마케팅 플랜을 세울 때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어떤 소비자를 메인 타깃으로 삼을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인식을 어떻게 활용할지, 방해되는 인식은 어떻게 극복할지를 판단하기 위한 정보입니다. 그래서 U&A 조사를 이렇게나 많이 진행하는 겁니다.
U&A 조사, 실무자는 이렇게 활용합니다
이번에는 실무자가 U&A 조사를 활용해서 마케팅 플랜을 어떻게 세우면 좋을지 힌트가 될만한 실제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조사업계에서 구전되는 유명한 사례로 비교적 오래된 이야기지만 U&A 조사의 기본적인 활용 방법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삶아빤듯 깨끗한 테크의 성공 비결 | 활용 사례 ①
첫 번째 사례는 세탁세제 ‘테크’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테크가 출시하기 전인 약 20여 년 전만 해도 세탁세제 시장의 절대 강자는 따로 있었습니다. “때가 쏘옥~ 비트”라는 CM송으로도 유명한 ‘비트’입니다. 당시 비트는 기능성 농축 세제 시장을 새롭게 열면서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었고, 다른 기업들은 섣불리 시장에 진출할 엄두를 못 내던 상황이었죠.
제품 전면에 ‘살균 효과’를 내놓은 테크의 TV CF (출처: 유튜브)
테크는 비트가 주름 잡던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기 위한 차별화된 제품 기획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시장 탐색 차 세탁세제 관련 U&A 조사를 진행했고, 흥미로운 데이터를 발견했습니다. 사람들은 세탁 후에도 섬유에 아직 세균이 남아 있을 것 같은 걱정을 많이 했고(88%), 이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빨래를 삶는다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던 거죠(80%).
한차례 힌트를 얻은 테크는 이어서 세탁세제에 바라는 기능이 무엇인지도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찌든 때를 잘 제거해주면 좋겠다’, ‘찬물에도 빨래가 잘 됐으면 좋겠다’, ‘빨래 후 찌꺼기가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와 같은 세탁세제의 고유 기능에 대한 응답이 가장 먼저 나왔는데요. 다음으로 가장 비율이 높은 응답이 바로 ‘삶아 빤 것 같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따로 삶지 않아도 세균 걱정 없이 삶아 빤 것 같은 효과가 있는 세제를 원하고 있었던 거죠.
삶아빤듯 깨끗한 테크의 성공 비결
이에 테크는 제품의 살균 효과를 ‘삶아 빤 것 같다’는 소비자의 긍정적인 인식에 대입해서 “삶아빤듯 깨끗하게!”라는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새롭게 시장에 진출했고, 기존 강자 비트와의 경쟁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소맥 인기에 대한 주류 기업들의 서로 다른 전략 | 활용 사례 ②
두 번째 사례는 소맥 음용에 대한 U&A 조사 결과 활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사례를 통해서는 같은 조사 결과라고 하더라도 기업이나 담당 마케터가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소맥’은 말 그대로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한국 고유의 독특한 주류 문화 중 하나인데요. 2000년대 초중반 소맥의 인기는 선풍적이었습니다. 2005년 진행한 주류 음용 관련 조사에서는 한 달 이내 소맥 경험자가 무려 65%에 달했을 정도니까요.
| 마치며
본 콘텐츠는 오픈서베이가 지난 8월 U&A 조사를 주제로 진행한 월간 세미나 발표 내용입니다. 세미나는 U&A 조사의 ① 개념 정의 ② 진행 방법 ③ 결과 활용까지 총 3개 파트로 나눠 진행했으며, 이번 글은 첫 번째 파트인 개념 정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2, 3번째 파트 내용을 정리한 글은 추후 공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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