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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진출 노리는 기업의 아마존 입점, 이상과 현실

번지(Bungee)

2023.03.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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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마켓에 첫발을 떼는 국내 브랜드라면 ‘아마존(Amazon) 입점’을 꼭 거치게 됩니다. 미국은 바로 자사몰을 만들어 운영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인데요. 자사몰 초기 구축은 들여야 하는 비용과 시간, 인력이 상당해서 중소 이커머스 기업에서는 엄두조차 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 시장을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 많은 기업에서 아마존을 선택합니다. 

 

저는 북미 아마존 진출 전문으로,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다양한 브랜드와 5년째 협업하며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데요. 아마존 진출 전략 수립부터 PPC 광고를 포함한 마케팅 실무를 협업하며 브랜드의 실제적인 매출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동시에 꽤 많은 기업에서 아마존에 대해 오해하여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걸 자주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해외 진출을 앞둔 기업이라면 반드시 숙지해야 할 ‘아마존 진출의 이상과 현실’을 현직자 관점에서 짚어드리고자 합니다.

 

 

[ ✔️ 현직자의 조언 한 눈에 읽기 ]

● 자사몰 vs. 아마존 입점, 선택의 문제일까?

● 아마존 입점하는 기업이 간과하기 쉬운 것은?

● 아마존 글로벌 셀링, 대행사로는 어려운 이유

 

 

 

자사몰 vs. 아마존 입점, 선택의 문제일까?

 


 

 

1) 시장 검증이 충분히 되지 않았는데, 인력과 예산을 덜컥 할당하는 건 리스크가 높습니다.

 

미국 진출을 노리는 대부분의 브랜드는 아마존부터 시작합니다. 자사몰로 미국에 바로 진출하는 기업은 미국 현지에 있는 광고 대행사와 협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충분한 예산을 보유했거나, 미국에서 자사몰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내부 인력을 갖고 있는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이중 한 가지 조건이라도 충족하는 회사는 극소수입니다. 대기업에서도 미국 현지 마케팅 대행사와 일하는 건 대체로 어려워합니다. 아무래도 미국 대행사들은 최소 소진 금액을 높게 잡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내 중소 규모 브랜드사가 바로 자사몰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요. 최소 아래 3가지는 준비되어야 자사몰 진출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실정입니다. 

 

● 현지 시장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인력 배치를 통한 브랜드 전략, 제품 현지화  

● 현지 시장에서 경험이 풍부한 현지 마케팅 대행사를 통해 현지화된 마케팅 운영 

● 제품 수출을 위한 인증 및 현지 물류 시스템 세팅

 

무엇보다 우리 제품과 시장의 핏(Fit)이 맞을지 확신이 없다면, 높은 예산을 들여 위 사항을 대비하기 어렵겠죠. 결국 ‘우리 제품이 시장에서 잘 팔릴 만 한가’를 검증한 다음,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대한 전략을 준비하셔야 리소스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미 마켓 진출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브랜드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의 아마존을 ‘시장 탭핑’의 기회로 선택합니다. 

 

 

이미지 아마존 코리아

 

 

2) 현지에서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지지 않았는데, 전환율을 높이는 건 어렵습니다.

 

그러면 진입장벽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아마존을 통한 해외 진출을 선택할까요? 대부분의 브랜드사 담당자분들에게 왜 아마존 진출이 필요한지 여쭤보면, “아마존이 미국 시장에서 절대적으로 높은 마켓 셰어(Market Share)를 가지고 있는 커머스 플랫폼이기 때문”이라고 답변합니다. 물론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사몰과 아마존 같은 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유입의 가장 큰 차이는 ‘전환율’에 있습니다.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 및 신뢰도를 충분히 쌓지 않았는데, 자사몰로 유입된 신규 고객이 바로 구매로 전환될 수 있을까요? 광고를 통해 자사몰로 사람들을 끌어와도, 초기에는 전환율 1~2%도 만들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반면 아마존은 고객 대부분이 ‘뭔가를 사기 위해’ 플랫폼을 방문하는데요. 구매 의도를 가진 상태에서 제품과 브랜드를 만나는 겁니다. 적절한 광고 전략만 준비된다면,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높은 구매 전환율을 만들어 낼 수 있죠.

 

 

 

아마존 입점하는 기업이 간과하기 쉬운 것은?

 


 

 

1) 제품 경쟁력 및 입점 후 중단기 전략 

 

아마존과 우리 브랜드 제품 간의 핏(Fit)이 맞는지, 수많은 경쟁 제품 사이에서 우리 제품의 포지셔닝(Positioning)은 충분히 전략적인지, 조사하고 고민한 다음 진입해야 합니다. 정말 많은 기업에서 아마존이 미국의 가장 큰 오픈마켓이라는 이유로 아마존 진출을 결정합니다. 최근 아마존 코리아의 적극적인 온보딩 지원 활동을 통해 비교적 입점이 수월해진 건 사실입니다. 다만, 입점 이후의 수익 활동은 온전히 브랜드사가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중단기 전략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점하고 다음 스탭을 고민하는 대부분의 브랜드는 제대로 된 수익 활동을 못합니다. 그리고 ‘아마존 운영 초기 매몰 비용’ 명목으로 지출하는 광고비 혹은 운영비로 지속적인 비용 손실을 내죠. 

 

 

2) 초기 매몰 비용에 시간도 포함된다는 사실

 

타게팅(Targeting)하는 카테고리 상단에 올라가기까지 매몰 비용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돈 한 푼 없이 시작했다’며 홍보하는 개인 아마존 셀러들의 오퍼레이션 가이드는 브랜드사의 그것과는 무척 멀기 때문에 참고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매몰 비용을 쓰더라도, 초반에 우리 제품을 상단에 띄울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아마존에서 고지를 점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일종의  비용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단기간에 카테고리 상단을 우리 브랜드가 뺏어올 수 있는 전략을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3) 신중한 상세페이지 및 옵션 설정

 

아시다시피, 자사몰은 기업 내부에서 원하는 대로 상세페이지의 내용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아마존에서는 카테고리에 따라 상세페이지의 옵션 변경이 힘들 수 있습니다. 한 번 올려둔 옵션을 수정하려면 ‘케이스 오픈(Case Open)’을 통해 클레임을 넣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요. 초반에 대행사나 컨설턴트의 도움을 일부 받더라도, 상세페이지 및 옵션 설정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4) BEP(손익 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프라이싱 전략

 

브랜드마다 아마존 입점 후 가격 정책은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는 대규모 브랜드에서 자사몰의 1.4~1.5배로 아마존 프라이싱 전략을 운영하는 경우도 종종 보는데요. 이렇게 설정하면 아마존에서의 BEP를 절대 맞출 수 없습니다. 제품을 많이 팔고 난 다음, 확인해 보니 적자가 크게 날 수도 있고요. 아마존 입점 후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사실 고려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요. 아마존 물류, 매니지먼트에서 발생하는 비용, 경쟁사 제품의 가격 범위(Range)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영업 이익을 낼 수 있도록 가격 정책을 수립하시길 바랍니다.

 

 

5) 아마존 FBA도 직접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

 

때때로 아마존 FBA는 ‘입고만 시키면 그 다음부턴 손이 가지 않는 간편한 물류 서비스’라 홍보되기도 합니다. 물론, 아마존에서 재고 수량을 시스템에 업데이트해 주고 최종 출고되는 제품을 포장하여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까지 지원하니, 셀러 입장에서 편리한 건 사실이죠. 하지만 아마존 FBA를 이용한다고 해서 ‘물류 관리는 할 게 없다’라는 건 완전히 오해입니다. 아주 작은 규모의 브랜드 업체라면 FBA 이용 시 들이는 리소스가 적을 수 있어요. 단일한 상품을 일괄 주문하여 전량 아마존 시스템에 넣고 소진될 때까지 판매한다면 공수가 덜 드는데요. 대부분의 브랜드사에서는 아마존 FBA를 이용하더라도 내부에서 직접 관리해야 할 게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판매량에 맞춰 재고 관리와 입고를 지속해서 반복해야 하고요. 수출을 포함한 실무적인 부분도 직접 관리해야 합니다.

 

 

 

아마존 글로벌 셀링, 대행사로는 어려운 이유

 


 

 

이유 1. BEP를 맞출 수 없는 구조적 문제

 

대행사에는 고객사의 매출 또는 소진하는 광고비 기준으로 비용을 지급합니다. 그래서 대행사에 비용을 지급하면, 아마존에 입점 시킨 제품의 BEP를 맞추기 힘듭니다. 아마존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초기에는 대행사를 이용하다가 나중에는 인하우스로 역량을 내재화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아마존에서는 단순히 물건만 팔고 끝이 아닙니다. 제품 수출, FBA 창고료, 라스트마일 배송 등 부가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아마존에서 판매 수수료도 받습니다. 운영 방식과 카테고리에 따라 상이하긴 하지만, 아마존 내부에서 발생하는 광고비와 판매 수수료, 그리고 FBA 비용까지 제외하고 정산을 받으면 판매금액의 50%도 채 돌려받지 못하는 브랜드가 많습니다. 가격 책정 과정에서 정해둔 마진율을 고려하면, BEP 맞추기가 정말 힘들 수 있다는 사실 기억해 주세요. 

 

 

이유 2. 사업 전략이 아닌 ROAS 한정 목표

 

여기에 광고 대행 수수료까지 발생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전망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아마존 대행사’와 장기적으로 함께하는 것은 브랜드사의 손익 관점에서 애초에 불가능한데요. 대행사를 통해 초기 온보딩과 광고 운영에 있어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결국 아마존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려면 운영 리소스를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하죠. 아니면 장기적으로는 BEP를 맞출 수 없으니까요. 이익보다는 ‘그로스’ 중심의 전략을 지향하는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존 사업의 적자 폭이 큰 상황에 처하면,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도 어려워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입점하기 전에 가격 구조에 대해 꼭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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