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S #HYPE #skrr #ZELLU
"나는 브랜드를 좋아하고 나라는 브랜드에 대해 알고 싶다"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난 이후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가 다시금 높아졌다.
내가 현재 좋아하고 있는 브랜드라던가 아니면 새로 알게 되어 좋아지게 된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다는 결심이 들었다. 해서 새롭게 알게 되는 브랜드에 대해 조사하고, 나만의 관점에서 글을 쓰고 이러한 과정을 루틴화 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재미있는 브랜드가 있어 글을 쓰게 되었다.
“지금 누가 널 좋아한대. 누군지 궁금하지?”
2023년 5월 17일 기준, 애플 앱 스토어 인기차트(무료 앱) 1위를 달성한 앱은 "HYPE"이다. 1달 전, 출시 3일 만에 앱스토어 2위를 달성한 "skrr"도 그렇고, 현재 앱스토어 10위권 내에 있는 "ZELLU"도 “HYPE”과 비슷한 형태의 앱이며,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앱을 사용 방식은 간단하다. "익명의 누군가가 날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10대만이 참여 가능한 앱"이란 공통분모가 있다. 브랜드 관점에서 왜 이러한 앱들이 사랑을 받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알아보았고, 3가지의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1. "한 브랜드"에서 영감을 받음
3개의 앱 모두 GAS에서 영감을 받아서 시작하게 되었다.
GAS에 대한 내용은 디스콰이엇에 잘 정리된 자료가 있어 해당 내용을 참고해서 작성하였다. GAS는 2022년 8월에 미국에서 먼저 런칭한 브랜드로 10대를 대상으로 한 "칭찬 투표 커뮤니티 서비스"이다. "GAS"란 브랜드명은 미국의 슬랭에서 시작되었다. "GASsing some up"이란 문장을 줄여서 만들어졌으며, 그 뜻은 칭찬을 통해 누군가의 자존감을 올려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3개의 브랜드와 비슷하게 GAS도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DAU(일 방문자) 100만을 달성했으며, 약 4~5개월 만에 $7M 매출을 달성하여 현재 디스코드에 인수되었다.
출처: today.com 내 Teens love the anonymous new Gas app: Here’s what parents should know 기사 이미지
GAS의 시작은 미국 10대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대한 피로감과 더불어 미국 내 10대들 사이에 스냅을 통한 괴롭힘으로 인해 다수의 사망사고가 발생했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대들에게 칭찬을 받는 앱을 만드는 것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학교를 등록하고 익명으로 설문조사를 만들 수 있다. “가장 용감하게 문제 해결에 나서는 사람은?"과 같은 내가 만든 투표가 1등 하면 불꽃을 받는다. 이 불꽃을 받는 사람은 "공개적으로 칭찬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순위권에 들지 않더라도 익명의 누군가(몇 학년, 남/여)에게 칭찬받은 것인지 알 수 있게 했다. 또한, GAS는 앞서 이야기한 스냅의 역기능을 담은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담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GAS에서 승인된 투표(설문조사)만 할 수 있도록 하고, 별도 DM 보낼 수 없도록 해서 최대한 SNS를 통한 괴롭힘이 발생할 수 없도록 했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Godmode’라는 기능이다. 누가 나를 칭찬했는지를 남에게 숨기는 "방문자 추적기(방어)" 기능을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월 $28로 "누가 나에게 관심 있는지"란 인간의 본능을 가지고 선을 지키면서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미국 내 파급력과 수익성이 보였기에 한국에서도 비슷한 앱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2. "익명의 관심"이란 감정을 건든 카피
3가지 앱에서 강조하는 공통의 문장이 있다.
"누가 널 좋아하는지 확인해 봐"란 문장이다. "좋아하다"라는 감정의 키워드는 타인의 긍정적인 관심을 표현하는데 가장 완벽한 문장이다. 누군가로부터 긍정적인 관심을 받는 것을 싫어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원초적이지만 강력한 감정을 내포한 문장을 핵심 문구로 활용하면서 메인 타겟인 10대들의 관심과 주목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출처: 앱스토어 내 3개의 브랜드 검색 시 메인에 나온 이미지 캡처한 화면
또 하나의 강조 포인트는 익명성이라 생각한다. "누가"라는 내가 알지 못하는 익명의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을 표현했다는 것에서 10대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건드렸다고 생각한다. '2학년 여학생으로부터"와 같은 메시지나 초성과 같은 힌트를 제공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누가 좋아하는지 알고 싶으면 소액을 지불하면 확인 가능하게 하여 각자 앱들만의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것에도 익명의 관심을 활용했다. GAS뿐만 아니라 HYPE(디스콰이엇에 대표님이 직접 후기 작성한 내용에서 발취)에서도 사용한 10대 타깃으로 한 독특한 바이럴 방법이다. 먼저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을 하나 만들고, 목표로 하는 학교로 추정되는 학생들을 다 팔로우를 한다. 며칠 시간을 두고 학생들이 호기심을 가득하게 만든 다음에 한순간 공개로 오픈해서 공통된 시간에 알림을 받게 해 바이럴을 자동으로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Skrr에서는 약간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히든 캠페인을 진행했다. Skrr(디스콰이엇에 무니스 오퍼레이터 김현준님이 직접 후기 남겨주신 내용에서 발취)은 고등학생이 모여 만든 앱으로 사전예약자는 280명을 달성했지만 제작자들이 다니는 학교 절반만 사용하는 앱이었다. 남은 사람들도 활동하게 하려고 웹툰 /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연애편지와 같은 형식의 쪽지를 학교 모든 자리 서랍에 두고 오는 마케팅 기법을 활용했다. 이후 397명의 디미고 학생을 skrr에 가입시켰을 정도로 캠페인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이렇게 익명이 주는 관심을 마케팅으로도 활용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이끌었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앱이 되게 되었다.
3. 10대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성
3개의 브랜드 모두 새로 알게 된 브랜드이기에 모두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러나 나는 3개의 앱 모두 깔기만 하고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ZELLU는 대학생까지도 열어주었지만, 직딩인 나로선 직접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관련 자료를 열심히 찾다 보니 10대들이 간단하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란 생각이 들었다.
출처: 실제 3개의 브랜드 앱 사용 후 학교 인증 화면만 캡처한 화면
2019년 헤럴드 경제 10대 청소년 2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10대들은 보통 카톡보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더 매력적으로 사용한다고 응답(51.6%)했다. 인터뷰 내용 중 선호하는 이유 물어본 내용 중 부모님의 감시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사용한다고 한다. 고등학생 강모(16) 군은 “페메(페이스북 메시지)는 카톡과 달리 지웠다가 다시 설치해도 이전 기록이 남는다"라며 “엄마가 ‘폰 검사’ 할 때 잠깐 지웠다가 다시 설치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10대들은 자신만의 커뮤니티에 대한 열망이 있다. 부모님의 간섭에서 자유하기 위해 카카오톡보단 페메를 사용하는 것처럼 앞서 브랜드들은 10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진입점을 폐쇄적으로 운영했다. 그러기에 많은 10대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으며, 올해 여러 사랑받는 브랜드가 생겨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주변에 익명의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이 있다”
지금까지 HYPE, skrr, ZELLU가 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3가지 공통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알 수도 있는 누군가가 나에게 긍정적인 관심을 표했다는 것만으로 설레고 기쁜 반응은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해당 앱들이 빠른 준비 기간을 걸쳐서 나왔음에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브랜드가 인간의 본성을 건드는 방식을 어필하는 서비스를 제작하는 것은 큰 매력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염려가 생기는 점도 분명 존재한다. 해당 브랜드의 원조인 GAS는 SNS 내 집단 괴롭힘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강한 SNS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다. 국내 HYPE, skrr, ZELLU 브랜드도 이 점을 기억하고 기준을 유지해 앞으로도 10대의 많은 사랑을 받는 앱으로 남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