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구성원은 꼼꼼한 스타일입니다. 보고서 하나 쓸 때에도 문장 하나, 도형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습니다. 그래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꼼꼼한 대신 시간은 좀 오래 걸립니다. 반면 B 구성원은 일하는 속도가 정말 빠릅니다. 금요일까지 마쳐야 할 일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목요일에 일단락 시켜야만 마음이 놓인대요. 그리고 이렇게 일하는 게 동료들에 대한 배려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속도가 빠른 대신 사소한 실수가 잦은 편입니다.
자, 여러분이 리더라면,
A와 B 중 한 명을 뽑아서 함께 일해야 한다면 누구를 골라야 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조직 차원에서 업무 성과를 좀 더 잘 내려면 나와 반대’인 사람을 고르는 게 낫습니다.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많은 조직에서 채용이 이뤄지는 걸 보면 비슷한 사람을 뽑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나와 비슷하게 일하는 걸 ‘일 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알아야만 합니다. 제각기 다른 사람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방법을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요?
구성원 개개인의 '고유함'을 찾아라
고유함이란 남과 나를 구분할 수 있는, 나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특질을 말합니다. 단순히 강/약점이 아닌 각자 가지고 있는 본인만의 ‘색깔’을 의미하죠.
예를 들어 어떤 구성원은 동료가 바쁜 일이 있을 때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투자해서 도와줍니다. ‘배려’가 이 직원의 고유함인 셈입니다. 지친 구성원들에게 웃음을 주는 에너자이저가 있다면, 그 직원의 고유함은 ‘유머러스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회의를 할 때 논리의 허점을 짚어내는 게 탁월한 직원의 고유성은 ‘비판적 사고’라고 볼 수 있고요.
이 중에 누가 일을 더 잘한다고 판단할 순 없습니다. 그저 각자 다른 사람일 뿐입니다. 이런 고유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다양성 포용이 시작됩니다.
그럼 이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바로, 동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고유함은 스스로 못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잘 못 느끼지만 주위 사람들보다 더 잘하는 일,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남들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것, 보상이 주어지지 않아도 기꺼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등을 생각하다 보면 서로의 고유함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옆자리 동료를 한 번 떠올려 보세요. 나에겐 없지만 그 직원만이 갖고 있는 고유함은 무엇인가요? 비록 그것이 나의 일방식, 생각 패턴과 너무 다르더라도, 그것의 가치를 인정하는 게 다양성 포용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짝을 지어주자
내가 하면 한 시간이면 끝낼 문제를 누군가는 하루 종일 고민해도 실마리도 못 찾거나, 그 반대일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이 둘을 짝지어 준다면? 둘의 장점을 모두 활용해 서로의 보완점을 메꿔 간다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확률도 높아지겠죠.
이를 적극 활용하는 조직이 있습니다. ‘픽사’입니다. 이들의 일하는 방식을 설명한 책 ‘익스트림 팀’에 따르면, 픽사는 의도적으로 ‘상반된’ 사람끼리 프로젝트 팀을 짠다고 하네요. 스토리를 잘 짜는 사람과 화면 구성을 잘 하는 사람을 붙이고, 디자인에 뛰어난 직원 옆에 음악에 전문성 있는 직원을 붙이는 식으로요. 그래야 빈틈을 줄일 수 있다고 믿어서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나와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에 대한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글의 서두에 얘기했듯, 우리의 뇌는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립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나와 다른 사람에게는 마음이 가지 않는다는 의미고요.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나를 보완해 줄 짝을 찾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의도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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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전혀 가치를 주지 못하는 쓸모없는 사람 또한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는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의무임을 잊지 마세요.
>글쓴이: HSG 휴먼솔루션그룹 김한솔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