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의
한 장면(사진=tvN)
최근 TV 채널을 돌리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재방송을 시청했다. 이미 한번 봤던 드라마라
TV를 틀어두고 보는 둥 마는 둥 하는데, 유난히 귀에 꽂히는
대사가 있었다.
바둑대회에서 우승한 아들의 상금을 두고 고민하는 이웃에게 주인공 덕선의 부친이자 은행원인 동일이 조언하는 장면이었다. 동일은 상금을 은행에 저금하라고 추천하며 “금리가 쪼까 떨어져가 15%밖에 안하지먼 그랴도 따박따박 이자 나오고 은행만큼 안전한 곳이 없제” 하며 웃는다.
떨어져서 15%라니.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수치였다. 착실하게 월급을 모으다 보면 집을 살 수 있었다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 성공담은 이토록 높은 금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나 보다.
반면 요즈음의 금리는 어떤가. 금리 8% 특판 적금이 등장하면 은행 앞에 줄을 서야 할 정도다. 그나마 지난해 기준 금리가 크게 올라 이 정도지, 3년 전만 해도 예·적금의 금리는 아무리 높아도 4%였다. 상황이 이러니 그저 직장 열심히 다니며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자산을 축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픽=샐러던트리포트)
이에 MZ 직장인들이 눈길을 돌린 것은 ‘패시브 인컴(passive income)’이다. 패시브 인컴은 적극적인 노동 활동 없이 발생하는 소득을 일컫는다. 이
때문에 ‘불로소득’으로 여길 수 있지만, MZ세대 사이에서 통용되는 의미는 이와 조금 다르다.
최근에는 먹고 자고 쉬는 동안 자동으로 쌓이는 수익을 패시브 인컴으로 칭한다.
대표적으로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 쿠팡 파트너스 수수료 등이 해당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시스템만 구축해두면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이에도 꾸준히 수입이 발생하는 점이다.
이중 가장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쿠팡 파트너스를 예로 들어보겠다. 내 블로그에 텀블러를 추천하는 포스팅을 작성하고 쿠팡 구매 링크를 함께 게재한다. 이후 이 포스팅을 읽은 누군가가 링크를 클릭해 제품을 구매하면 물건 가격의 3%가 나의 수입이 되는 것이다. 포스팅만 작성해두면 밤이고 낮이고 자동으로 수익이 발생한다.
쿠팡파트너스의 수익 발생 원리(사진=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 “쉽게 버는 돈이 어딨어요”… ‘패시브
인컴’ 추구하는 직장인의 속내
이처럼 누구나 컴퓨터 한 대만 있다면 창출할 수 있는 패시브 인컴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관련 정보와 후기를 전문적으로
공유하는 유튜브, 블로그도 크게 늘었다. 공개된 수익은 제각각이다. 한 달에 1만원을 채 벌지 못했다는 사람도 있고, 여러 경로를 구축해 월급에 준하는 수익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패시브 인컴을 추구하는 MZ세대를 두고 ‘성실하게 일해 돈 벌 생각을 하지 않고 요행을 바란다’며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의견과 달리 패시브 인컴은 쉽게 버는 불로소득이 아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앞서 예시로 들었던 쿠팡 파트너스 역시 유의미한 수익을 얻기 위해 링크를 널리 배포하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본인이 추천하는 제품에 대한 짧은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며 링크를 함께 게재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식이다. 많은 영상을 만들수록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지므로 ‘손품’을 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저는 패시브 인컴을 만들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직장인 N잡러에게 ‘요행을 바라느냐’며 돌을 던지지 말자. 그들은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며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 회사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는 부자가 되기 힘든 세상, 돈이 나오는 통로를 여럿 만들어 두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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