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의 비결

좋은 기획서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3가지 기술

한빛비즈

2024.01.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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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머릿속에 이미 훌륭한 기획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매만져야 할지, 어떤 식으로 소개해야 할지, 어떻게 형체화할지 아직 모를 뿐입니다. 매일, 매시간 머릿속에서 하고 있는 모든 생각은 넓은 의미에서 기획입니다. 친구의 생일선물을 고민하는 것도 기획이고,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 것도 일종의 기획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비즈니스에서 말하는 기획은 조금 다릅니다. 비즈니스에서의 기획은 반드시 ‘문서’라는 형태를 거쳐야 하고, ‘실체가 구현’되어야 하며, 그것이 ‘매출’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현장에서 좋은 기획서를 작성하려면 무엇을 신경써야 할까요? 『돈 되는 기획』의 저자 페이퍼로지는 3가지를 염두에 두라고 말합니다.

 

1. 딱 10%만 잘하라

상사와 회사로부터 인정받고 싶고, 클라이언트에게도 인정받고 싶은 기획자가 간과하기 쉬운 것이 있습니다. 요청받은 것 외의 일까지 해내서 기대치의 150%를 충족시키고 싶은 욕구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약 클라이언트가 ‘핸드크림 TOP 10의 시장 점유율’을 알고 싶어 합니다. 이때 우리가 할 일은 첫째 ‘현재 핸드크림 TOP 10의 점유율을 정확하게 파악한다’입니다. 두 번째는 ‘현재 핸드크림 브랜드가 이런 점유율을 가지게 된 이유’, 그리고 필요에 따라 ‘과거 2~3년간 점유율 변화와 그 이유’ 정도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할 일은 없습니다. 기본 요청사항인 핸드크림 점유율 데이터를 산출한 뒤, 거기에서 유의미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게 진짜 할 일인 거죠. 이것이 업무의 본질입니다.

 

ⓒ freepik

 

그런데 과거의 저는 핸드크림 브랜드를 넘어 ‘샴푸 브랜드 점유율 순위’나 ‘색조화장품 점유율 순위’까지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이건 마치 내가 사귀고 싶다고 해서 나를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꿋꿋이 종이학 천 마리를 접어주는 것과 같아요. 단지 종이학 천 마리를 접어줬다고 해서 나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이 감동받아 나랑 사귀게 될까요? 아마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기획서뿐 아니라 어떤 일이든 본질을 벗어나면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됩니다. 자료를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고요. 기대치의 150%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다 보면 결과물의 퀄리티와 체력이 떨어져 매너리즘에 빠지고, 오히려 핵심을 놓치기 쉽습니다.

 

2. ‘정보 전달’보다 '의견'을 제시하라

아직도 ‘정보’를 많이 알고 잘 ‘정리’하는 것이 대단한 능력인 양 의기양양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정보 접근력은 이제 더 이상 특출한 능력이라고 볼 수 없어요. 그 능력은 이미 구글로 대체된 지 오래입니다.


‘좋은 기획서’에는 정보 외에 어떤 것이 들어가야 할까요? 바로 ‘의견’입니다. ‘결론’, ‘시사점’, ‘문제해결 방법’같은 여러분의 주관적 견해 말이에요. 생각보다 실제 대부분의 제안서에는 의견이 하나도 들어 있지 않거나, 있다 해도 사실을 나열한 것에 불과한 내용이 많습니다.

 

만약 클라이언트가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멕시코 음식점 ‘치폴레’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한국에 론칭하려고 합니다. 클라이언트가 여러분에게 조사를 의뢰했고, 여러분은 장표에 이런 내용들을 담을 겁니다. 치폴레 프랜차이즈의 현황, 미국에서의 성공 비결, 재무상황, 수익성, 다른 나라의 진출 사례, IT시스템 및 기업문화, 한국인들의 멕시코 음식 선호도. 이 정보들을 잘 정리하기만 하면 과연 클라이언트가 좋아할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의견’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 freepik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경우에는 다음의 3가지 의견을 제시하면 좋을 겁니다. 첫째, 미국에서의 성공 비결이 한국 시장에도 적용 가능한가. 둘째, 이 프랜차이즈를 들여오려면 본사에 어느 정도의 로열티를 제시하는 것이 적당한가. 셋째, 프랜차이즈를 론칭한 뒤 얼마 만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가. 이 3가지가 클라이언트가 궁금해하는 본질이고, 여러분에게 일을 맡긴 이유입니다. 

 

물론 의견을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의견을 내는 훈련을 꾸준히 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했던 간단한 훈련법이 있습니다. 마음속에 ‘그래서 어쩌라고So What?’라는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질문은 언제나 여러분 자신만의 의견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3. 기획서는 '속도전'이다

‘속도’는 여러분을 차별화시켜줄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시간만 충분하면 누구나 기획서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지만, 속도를 높여서 남들보다 많은 기획서를 쓸 수 있는 능력이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기획서 작성 속도를 높이는 기술 중 하나는 ‘10개 중 8개 버리기’입니다. 예를 들어 기획서에 넣고 싶은 핵심 이야기 10개가 떠올랐다면, 절대로 이 10개를 다 보여주어선 안 됩니다. 전부 이야기하다 보면 본질에서 벗어나기도 쉽고, 듣는 사람도 이 10개를 다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재빨리 20%를 선별해서 나머지 80%를 과감하게 버리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대신 선별된 20%에 온 힘을 쏟아붓는 거죠.

 

ⓒ freepik

 

만약 ‘특정 향수 브랜드의 문화 마케팅 아이디어’ 기획서를 쓴다고 해봅시다. 당장 하고 싶은 문화 마케팅 전략이 아래처럼 10개 정도 떠올랐습니다.

  • 향수 제조 과정을 담은 퍼퓸멘터리Perfummentary를 만든다
  • 유명 소설가나 시인들 고유의 향수를 개발하여 콜라보 제품을 론칭한다
  • 향수 시향 스틱에 키카피Key copy를 적어 잡지에 향과 함께 게재한다
  • 고객이 자신의 이름을 딴 맞춤 향수를 만들 수 있게 한다
  • 향수를 주제로 한 쇼트무비를 제작해 유튜브에 론칭한다
  • 향에 대한 에세이를 독립적으로 출간하고, 책에  향을 입힌다
  • 고객이 직접 향수를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 향수 패키지를 변경한다
  • 향으로 가득 차 있는 카페를 론칭한다
  • 교보문고와의 콜라보를 통해 교보문고의 향기를 일정 기간 이 향수로 대체한다

 

이 중에서 현실성, 예산, 현재 상황을 고려해 ‘유명 소설가나 시인들 고유의 향수를 개발하여 콜라보 제품을 론칭한다’는 항목과 ‘교보문고와의 콜라보를 통해 교보문고의 향기를 일정 기간 이 향수로 대체한다’는 항목을 골랐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나머지 80%는 빨리 포기하고 잠깐 언급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합니다. 그리고 방금 선정한 두 아이디어에 집중합니다. 단계별로 탄탄한 전략을 세우고, 일부 작가들 및 교보문고와의 협업 가능성을 체크하며, 브랜드 효과와 매출을 예측하는 데 주력해야죠. 선택과 집중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좋은 기획서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이 3가지 기술은 기획서뿐 아니라 여러분의 업무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원칙이기도 합니다. 이 3가지 원칙을 반드시 마음속에 새기며 좋은 기획자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글. 페이퍼로지

PPT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으며 PPT/제안서/기획서 유튜브 구독자 수 1위를 기록했다. 기획과 PPT, 그리고 그것을 돈으로 만들기까지 자기 생각을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보여 주는 것에 성공의 길이 있다고 믿으며 이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중이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당신을 위해, May the Force be with you(포스가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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