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SG 트렌드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유럽연합(EU)입니다. 강력한 기술력과 장인정신이 만들어낸 제품들이 유럽의 경제적인 강점을 가져다주지만 양날의 검으로 대두되는 것이 ‘환경오염’입니다. 과연 EU는 환경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국내에선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이번 아티클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글로벌 ESG 트렌드
유럽연합, EU는 European Union의 약자로, 세계적인 강국들이 포함된 연합입니다. 특히 모빌리티 및 가전기기의 강국인 독일과 럭셔리 패션 및 대리석 강국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양한 산업군에 유구한 역사를 가진 브랜드가 많은데요. 특히, 지구온난화가 전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며 패스트패션 공장에 의한 환경오염과 폐의류, 산업폐기물 등에 관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EU는 위 사태에 따른 심각성을 깨닫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2015년 최초 순환경제 실행계획을 내놓았고, 2020년 3월 신순환경제 실행계획을 채택하기도 했어요. 이외에도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가 내놓은 정책 중에는 순환경제와 관련된 것들이 많습니다. 2022년 6월을 기준으로 유럽연합의 대다수 회원국에서 순환디자인을 포함한 국가 순환경제 전략을 수립중이고요.

가속하는 EU의 친환경 정책 법제화 움직임
EU는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 공동의 목표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를 위한 법제화를 진행합니다. 그 목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제품은 오래쓸 수 있게 만들며 쉽게 고치고, 업그레이드하고,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지속가능'함은 모든 분야에서 가장 첫번째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철강, 섬유, 가구, 타이어, 화학물질 등)
- 팔리지 않는 섬유나 전자기기 부품은 금지되어야 한다.
아래 그림처럼 공동의 목표를 갖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 판매 이후 수리/수선의 과정까지 모든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고, 해당 데이터를 기록하기 위한 제품의 여권화가 추진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DPP(Digital Product Passport)라고 칭합니다.

디지털 제품 여권의 도입
💡여기서 잠깐! 디지털 제품 여권이란?
익숙한 단어들을 합쳐 꽤나 생소한 단어가 탄생했습니다. 여권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본인인증 수단으로 국적과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인증하며 각 나라별를 이동 할때 이를 기록하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디지털은 실제 세상이 아닌 온라인의 세상을 말하니, 해당 여권이 하나의 제품을 인증하고 그 제품의 생애주기를 기록합니다, 디지털로 말이죠.
제품의 생애주기라 함은 얼마나 오래쓸 수 있느냐를 말하는데, 하드웨어적 결함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내부 소모품, 예비 부품 및 액세서리의 사용기한과 최신 정보가 포함된 제품의 디지털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을 통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지난 아티클에서 수리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 채택된 법률 역시 지속 가능한 제품을 통해 소비자가 쇼핑할 때 에너지를 절약하고, 수리를 더 쉽게하고, 더 나은 선택을 장려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표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다음 단계로 법의 최종 형태로 각국 정부와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빠르게 디지털 제품 여권에 대응하는 글로벌 브랜드
명칭은 다르지만 Digital ID, Digital Twin과 같이 해당 기술을 도입하고 이미 상용화를 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코치, 끌로에, H&M, 하일로 등이 해당기술을 도입하며 제품을 추적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각 제품에 대한 개별적 ID를 부여해 생산부터 재판매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모든 상호작용을 관리할 수 있게 했습니다.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각 브랜드 별로 부가가치는 다르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해당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궁극적으로 상품을 더 오래쓰는 것 뿐만아니라 이에 따른 모든 이력을 ‘데이터'화 시키고 추적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표1] 글로벌 기업의 디지털 제품 여권(DPP) 활용사례
브랜드 | 국가 | 산업 | 내용 |
---|---|---|---|
코치 | 미국 | 명품 패션 | 코치토피아라는 친환경 브랜드 론칭, 수명주기 추적, 수리, 복원, 재사용 권장 |
끌로에 | 파리 | 명품 패션 | 모든 제품에 디지털 개런티 부여, 제품 정보 공개, 재판매에 활용 |
H&M | 스웨덴 | 패션 | 재활용, 스토리텔링, 사후관리, 스타일링 조언, 지속 가능성 정보 제공 |
하일로 에슬레틱스 | 런던 | 스포츠웨어 | 제품 수명주기 연장(관리, 수리, 재활용, 재판매) |
잘란도 | 독일 | 패션 | 순환성을 위한 콜렉션 론칭, 의류의 기원, 재판매, A/S 서비스, 재생가능한 재료로 제작 |
후디니 | 스웨덴 | 아웃도어 | 제품 순환, 제품 수명연장 (제품 정보, 케어 정보, 수선, 세탁) |

브랜드가 디지털 보증서를 사용하는 이유
그럼 여기서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아래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하나 알아보겠습니다.
1. 왜 디지털이여야 할까요?
2. 위 브랜드들은 법제화도 되지 않았는데 왜 이미 사용하고 있을까요?
3.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은 무엇인가요?
왜 디지털이여야 할까요?
디지털의 장점은 공간의 제약없이 문서를 직접보지 않아도 웹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상품은 많은 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중고거래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기록하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보증서의 이동은 체인상에 저장 되기 때문에 과정을 모두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실제로 위 사례들을 살펴보면 단순 서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기술을 사용하거나, RFID/NFC/QR등을 이용하여 이력을 쉽게 기록할 수 있게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위 브랜드들은 법제화도 되지 않았는데 왜 이미 사용하고 있을까요?
과거의 브랜드와 기업의 행태를 보면 기업에 이익이 되지 않는 활동은 잘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똑똑해지고 보여지는 이미지도 중요해지다 보니 사회공헌활동과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관을 소구하는 것이 곧 브랜드의 이미지가 되고있습니다. 단순 브랜드의 이미지의 이야기만은 아닐겁니다. 오래쓰는 상품은 환경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만족도도 역시 개선 시킬수 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생산한 상품을 얼마나 오래쓸 수 있는지, 수선이 가능한지, 2차거래는 얼마나 일어나는 지 등 상품이 폐기되기 전까지의 기록을 모아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는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결정하는 것은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니까요.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혜택은 무엇인가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때 지불하는 비용은 다양한 요소를 포함합니다. 상품의 원가 및 기업의 마진뿐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때 언제든 이를 들어주고 해결해준다는 보증에 대한 비용도 포함되어 있죠.
즉, 구매한 제품에 대한 권리를 제공받게 되는데 이를 잃어버리지 않고 손쉽게 관리하며 언제든 나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오래 사용한다는 것은 상품을 동일한 상태로 사용한다기 보다는 언제든 고쳐쓰거나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고객은 구매이력을 증빙해야 하는데, 이것에 대한 기록 즉,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기업에게도 소비자에게도 위 기술은 이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강국 한국은?
그렇다면 디지털 강국인 한국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국내에서는 패션 및 의료기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트윈이나 디지털 아이디보다는 디지털 보증서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되는걸 확인할 수 있고요.
디지털 보증서는 단순 보증서를 디지털로 전환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상품의 이력과 고객의 이력을 기록하여 디지털 제품 여권과 동일하게 상품의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기술입니다. 물론, 차이점은 있겠지만 같은 취지에서 시작된 기술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네요.
국내 프로젝트에서도 해외와 유사하게 1단계로는 데이터 저장 및 사후관리 기능이 주로 포커싱이 되어있습니다. 특히 자주 사용하거나 자주 관리가 필요한 고가의 상품, 캠핑용품, 잡화, 쥬얼리 등에서 해당 기술을 사용하여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기업들은 해당 데이터를 기록하며 상품의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들은 왜 NFT 보증서를 활용하고 있을까요?
[표2] 국내 기업 디지털 보증서 활용 사례
기업 | 카테고리 | 내용 |
---|---|---|
명품 | 정품인증, 구매이력 | |
SK Stoa | 홈쇼핑 명품 | 정품인증, 감정 |
명품 | 정품인증, 사후관리, 중고거래 활용 | |
아웃도어(캠핑) | 정품인증, 세탁, 수선, 사후관리 |
왜 기술을 활용할까?
기술의 발전과 결합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습니다. 언급했던 디지털 보증서 사례에 사용된 기술은 블록체으로 아주 단순히 비교하자면 마치 공인인증서와 같은 개념입니다. 정보를 기록하는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아니라,이 기술을 통해 불변의 고유 증명서를 갖고 다양한 액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 기록 이외의 유틸리티 기술로서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고유성과 2차, 3차 거래를 하며 기록을 계속 저장할 수 있다는 연속성이 유틸리티 활용을 가능하게 만든 듯 합니다.위변조가 불가능한 데이터의 기록을 통해 상품, 고객 관리를 편리하게 만들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면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기업이 기술을 활용하는 이유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