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가이드

“한 번 베껴 써 볼까?”, ‘손맛’ 가득한 필사의 매력은

샐러던트리포트

2024.04.0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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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이자 배우인 설현은 자신의 취미가 '필사'라고 고백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엠뚜루마뚜루' 갈무리)

지난 2월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설현은 자신의 취미가 '필사'라고 소개했다. 책 6권 분량의 필사를 했다는 설현은 "생각도 정리되고 명상도 되는 취미활동"이라며 필사를 추천했다.대중교통은 물론 세수를 할 때 조차 유튜브 쇼츠를 보는 '도파민 중독'의 모습을 보여준 후 이어진 장면이라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붓 필(筆)에 베낄 사(寫). '필사'는 한자어 그대로 ‘글을 손으로 옮겨 적는 행위’를 뜻한다. 마음에 드는 책 구절이나 수려하게 작성된 기사를 종이에 베껴 쓰는 과정이 곧 필사다. 

 

필사는 고전적인 이미지가 강한 취미다. 컴퓨터 단축기 하나면 글 전체를 복사, 붙여넣기 할 수 있는 시대, 글을 손수 옮겨 적는 일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필사를 즐기는 이들은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한다. 악필 교정을 위해 글자를 꾹꾹 눌러쓰거나, 외국어 공부를 위해 원서를 옮겨 쓴다. 집중력을 기르고 잡념을 없애기 위해 필사를 시작한 사람도 있다.

 

작가 지망생은 글쓰기 연습을 위해 필사를 하기도 한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작가는 필사에 대해 “소설을 베껴 쓰는 것은 백 번 읽는 것보다 나은 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필사 기록 SNS에 남기는 인플루언서까지 등장해


 

9.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필사 인플루언서 '기록친구라니'(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자신의 필사 과정과 결과물을 SNS로 공개하는 이들도 늘었다. 

 

대표적으로 '기록친구라니(이하 라니)'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필사 노트를 공유하는 인플루언서다. 인스타그램 구독자는 5.9만명으로 다양한 필사 노하우를 공개하며 소통하고 있다. 구독자와 함께 책을 필사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온라인 필사 모임을 개최하기도 한다. 

 

연이어 필사를 실천하는 '필사 챌린지'도 등장했다. 필사 챌린지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을 찾아 종이에 필사한 뒤 SNS에 인증하는 챌린지다. 인증 시, 필사를 할 다음 참가자를 지목해 챌린지를 이어가면 된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필사스타그램'과 '필사챌린지'의 연관 게시물은 각각 10만개, 1.7만개로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 준비 간편한 취미생활…'당장 오늘부터 시작' 

 

(사진=샐러던트리포트)

 

 

필사는 준비가 간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노트 한 권과 펜 하나면 어디서든 필사를 시작할 수 있어서다. 책의 내용을 옮겨 적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가사나 영화 자막을 옮겨 적는 방법으로도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

 

필사를 할 때는 이미 읽은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췌해도 좋고, 책을 처음부터 그대로 옮겨 적어도 된다. 노트에 오로지 필사만 하는 이가 있는 반면, 빈 곳에 자신의 짧은 의견이나 생각을 적기도 한다. 연필이나 만년필 등 필기구를 바꿔 적다보면 필사의 재미가 더해진다.

 

필사의 핵심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쓰는 데 있다. 매일 조금씩 필사를 하며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필사가 익숙해지면 글의 형식을 바꿔가며 필사를 해보자. 예를 들어, 시를 소설화하거나 대본을 시처럼 써볼 수 있다.

 

이처럼 필사를 할 때는 단순히 문장을 베껴 쓰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10년 넘게 필사를 하고, 책 ‘필사의 기초’를 출판한 조경국 작가는 “필사의 마지막 목적은 남의 글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나의 글을 쓰기 위한 훈련이다’고 설명했다.

 

 

 

🙋 필사, 에디터도 체험해 봤어요!


 

(사진=샐러던트리포트)

 

에디터도 직접 필사에 도전해 봤다. 먼저 책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를 읽고 마음에 닿은 문장을 표기했다. 이후 노트 하나를 꺼내들어 필사를 시작했다.

 

오탈자가 생길까 같은 문장을 소리 내어 읽고, 또박또박 쓰려고 노력하다 보니 꽤 시간이 걸렸다. 필사를 마친 후, 문장들을 다시 살펴봤다. 분명 눈으로 먼저 읽은 내용인데도 직접 옮겨 적고 나니 더 인상깊게 다가왔다.

 

필사를 하며 가장 좋은 점은 느긋하게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 집중력 부족에 시달리던 에디터가 오랜만에 몰입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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