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연재의 성격이 강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먼저 작성된 "쿠팡,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를 읽으신 후에 이어서 보시면 더욱 풍부한 인사이트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쿠팡 와우 멤버십 유지하실 건가요?
지난 글 말미에 쿠팡와우 구독료 인상 후 구독을 유지할지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참여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아니며, 글 하단에 짤막하게 요청드렸기에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놀랐습니다. 이번 인상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진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참여에 감사드리며, 설문의 결과를 다음과 공유합니다.
1. 설문제목 : 쿠팡 와우 멤버십 구독 유지 vs 해지
2. 설문기간 : 2024년 4월 15일(07시) ~ 18일(00시)
3. 유입채널 : Tech잇슈 뉴스레터, 이오플래닛, 오픈애즈, 얼룩소, 브런치 +@
4. 참여인원 : 241명
5. 설문결과 :
※ 설문 유입 채널의 특성상 '2040 직장인'의 참여 비율이 높았을 것으로 추정되며, 본 설문은 와우 멤버십 회원 전체의 입장이 골고루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6. 주요 의견 (해지/고민/유지 각 2개씩 선정, 의견이 온전히 전달되도록 원문 그대로 공유)
- 해지 의견
1) 쿠팡 이츠 배달비 전면 무료화 발표 후, 느낌이 쎄했는데 기어코 구독료를 아주 세게 올리네요. 로켓배송 헤비 유저, 쿠팡이츠/플레이는 전혀 사용하지도 않는 사람이라 7월 말에 구독 해지 할 예정입니다. 쿠팡이 소비자를 너무 기만한 행보를 보였네요. 다른 사람들이 입모아 말하는 것처럼 서비스 별로 회원등급제로 개편했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2) 와우 해지해도, 2만원이상 주문하면 무료배송이다. 쿠플 안보고, 배민도 배달무료고, 더구나 이지역은 신선식품 배달안됨.
- 고민 의견
1) 배송, 무료 반품 혜택이라는 것 보다는 돈내고 사용한 기분인데 2배 정도 인상된다니 고민이 되네요.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아니면 거의 보질 않고 컨텐츠 수는 말도 못하게 부족하고..
2)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필요시에 마다 사용하고 와우 혜택이 이젠 혜택이 아닌 당연하게 느껴질 즘에 이뤄지는 인상은 오히려 반발심이 드는 부분입니다. 오히려 가족같은 경우 아이디를 다중으로 쉐어하여 사용하는 소비층이 늘어날 것 같아요.
- 유지 의견
1) 이미 그동안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지?에 너무 빠져있는터라 가격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쉽게 해지할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기가 적절했나와 같은 고민은 충분히 공감할만한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2) 달가운 발표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수긍은 간다 하지만 쿠팡의 인상이유는 납득이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론 지금도 훌륭한 서비스라고는 생각하지만 이번 인상으로 더 나은 서비스 품질을 기대합니다
7. 총평 :
통상 이러한 유형의 설문을 진행할 때는 해지(반대) 의사를 가진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더해 이번 설문의 주요 참여 대상이 젊은 세대였고, 이들은 상대적으로 대안을 찾기 용이하여 해지 의견이 많이 취합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절반 이상의 참여자가 '해지'를 선택했다는 결과는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여기에 고민 중이라고 답하신 분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치가 약 80%에 달하는데요. 이를 통해 이번 인상에 대한 소비자의 반발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해지를 하겠다는 의견을 종합해 보면, 쿠팡이 제공하는 모든 혜택을 누린다면 인상되는 금액이 합리적일 수 있겠으나, 제공하는 혜택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요금제의 옵션이 없어 불만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한, '4,990원으로 인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혜택의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 '쿠팡이츠로 무료배달을 선언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모여 마치 배신을 당했다고 느껴지는 류의 답변이 많았습니다.
유지를 하겠다는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인상된 금액이 여전히 합리적인 수준이고 쿠팡을 자주 활용할수록 이득이 커지기 때문에 유지하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한, 쿠팡 쇼핑의 편리성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유지를 하겠다고 말씀해 주신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해지를 '안'하겠다고 하기보다는 '못'하겠다고 하신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 끗 차이이지만,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요. 여기에는 구독료에 대한 만족보다는 필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인식이 숨겨져 있습니다.
아마존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을 때, 쿠팡의 김범석 의장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존과의 경쟁은 무섭지 않다. 그러나 고객의 실망은 두렵다"
이번 인상 발표가 그가 가장 우려했던 결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의 어부지리 시즌2 개봉?
쿠팡의 구독료 인상으로 인해 덩달아 주목받는 곳이 있습니다.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시장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네이버가 그 주인공인데요. 쿠팡이 구독료 인상을 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네이버는 이 틈을 노려 플러스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이는 쿠팡의 유저층을 흡수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출처 : 네이버
쿠팡 와우 멤버십을 유지하려는 소비자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로켓배송'의 혜택입니다. 이에 네이버는 '도착보장' 무료배송 혜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해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또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기존 혜택들도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쿠팡 와우 멤버십이 쿠팡플레이를 제공하는 것과 유사하게,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서도 티빙을 혜택으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티빙은 쿠팡플레이보다 콘텐츠의 양과 질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많으며, 최근에는 프로야구 중계까지 시작하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출처 : 더피알 (데이터 : 모바일인덱스)
마지막으로, 쿠팡 와우 멤버십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가격 부담으로 인해 가족 간 셰어를 하겠다는 의견이 꽤 많았는데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는 공유가 제도적으로 잘 갖춰져 있어 이용자들의 고민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요? 최근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시장을 철수하면서, 네이버의 '치지직'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알려졌는데요. 쿠팡이 트위치처럼 한국을 철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멤버십 회원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이 생겼고, 덕분에 네이버는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습니다. 치지직에 이어 '네이버의 어부지리 시즌2'가 개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입니다.
쿠팡발 이커머스 구독 경쟁은 어떻게 마무리될까요? 개인적으로는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경쟁을 촉발하며 혜택이 증가된 것처럼, 이번 구독 경쟁 역시 누가 이기든 소비자에게 더욱 합리적인 혜택이 돌아오는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위 글은 'Tech잇슈'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Tech잇슈'란?
Tech, Business를 주제로 제가 직접 운영하는 뉴스레터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쏟아지는 기사들 가운데, 꼭 필요한 기사들만 엄선하여 전달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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