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플랫폼 '라인'의 주인은?
네이버가 개발한 글로벌 메신저 ‘라인’ 다들 아시나요? 우리에게는 라인 프렌즈라는 캐릭터로 더 익숙한데요. 일본에서는 라인이 우리나라의 카카오톡처럼 일상적으로 쓰이는 국민앱이자 슈퍼 플랫폼이에요. 그런데 이 라인이 일본으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고 해요. 라인을 둘러싼 논란을 살펴봅시다.
🤔 라인의 국적 논란
라인의 국적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왔어요. 우선 라인의 탄생 시점으로 돌아가봅시다. 라인은 2011년 네이버 제팬에서 개발되어 출시된 서비스예요. 일본 기업에서 시작하긴 했지만 당시 네이버 제팬은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모기업 격인 네이버의 입김이 상당히 강했어요. 또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기획하고 신중호 현 라인야후 대표가 개발을 총괄했기에 두말 할 것 없는 한국산 서비스라고 할 수 있죠.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출처=연합뉴스TV)
그런데 2019년, 네이버는 라인 서비스를 일본 IT 기업인 소프트뱅크의 야후 서비스와 합치기로 결정합니다. 서비스를 강화하고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합작 법인 ‘A홀딩스’를 설립해 ‘반반 경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라인 지배구조
현재 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 기업 ‘라인야후’의 지분 65%를 A홀딩스가 보유하고 있고, A홀딩스의 지분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 50%씩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라인야후’라는 일본 기업이 라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그 소유주가 네이버(한국)와 소프트뱅크(일본)인 거예요.
🇯🇵 일본: 라인야후, 네이버랑 분리해!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와 네이버의 시스템을 분리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더해서 네이버와의 지분을 정리하라는 행정지도도 내렸어요. 일본 정부는 갑자기 왜 라인을 가져가려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히는데요.
구마모토 지진 당시 모습(출처=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라인에게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부터라고 이야기해요. 라인이 전화망이 끊긴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핫라인’ 역할을 했던 거예요. 이후에도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구조를 요청하고 상황을 공유하는 주요 인프라로 작동하다보니, 일본 정부도 서서히 라인의 지배력을 일본에 돌려놔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고 있어요.
또 하나의 이유는 작년에 일어난 개인정보 사고입니다. 작년 8월 일본야후 사용자 정보 400만건이 네이버로 무단 공유되는 일이 발생했어요. 11월에는 네이버 위탁업체의 서버가 해킹당하면서 라인 이용자 정보 44만건이 유출되기도 했어요. 이렇게 일본 이용자 정보가 한국 기업에 무단 공유 및 유출되는 일이 일어나면서 라인 지배구조에 대한 불만이 불거졌던 거죠.
💬 앞으로 라인은?
따라서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 지배구조 개편’을 포함한 행정지도를 내렸고, 업계는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게 A홀딩스의 지분을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고 받아들인 상황이에요. 일본 시장에서 일본 정부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네이버는 매우 곤란한 상황입니다.
네이버 사옥(출처=네이버)
만일 라인을 일본에 빼앗긴다면 라인을 필두로 동남아 시장 영향력을 키우려는 네이버의 전략이 크게 타격을 입을 수 있어요. 라인야후의 자회사들에 대한 영향력이 축소될 수도 있고,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도 라인을 주요 메신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일본 정부는 지분을 팔라는 뜻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네이버가 경영 주도권을 넘기는 일은 불가피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에요. 라인야후는 오는 8일, 소프트뱅크는 오는 9일에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때 이번 논란에 관한 입장이 나올지 주목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