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의료/바이오 시장의 스타트업에서 최적의 제품, 채널, 메시지를 고민하며 고객을 찾아 헤메이고 있는 광야의 마케터 호야입니다. 광야에는 정해진 길이 없죠. 제가 해나가고 있는 이 영역의 마케팅이 비슷하다고 많이 느끼게 되는 2024년입니다.
저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본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해지던 때 주니어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고객과 마케팅, 개인의 성장에 대한 고민, 그리고 앞으로의 마케팅 이야기를 차근차근 나눠볼까 합니다.
오늘은 마케팅 세상에서 놓치기 쉬운 마케팅의 중요 원칙 세 가지를 마케팅의 정의와 함께 짚어보려고 합니다.
마케터 분들께서는 가볍게 살펴보시고, 새롭게 마케팅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주니어 여러분들께서는 ‘마케팅이 뭐지?’라는 궁금증을 저와 함께 풀어나가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회사는 마케팅의 사전적 정의같은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마케팅(Marketing): 상황의 변화에 대응하며,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상품 또는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활동. - Oxford Languages
저는 5년여간 의료/바이오 스타트업에서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시기별로 다양한 경험과 고민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4년이 막 시작된 때, 마케팅 팀원들끼리 회사 커리어 블로그에 올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때 팀원 중 한 분께서 “우리 회사는 마케팅의 사전적 정의와 같은 마케팅을 실행하는 곳인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꽤 신선한 의견이었지요.
과연 무슨 뜻으로 이 이야기를 하셨던 것 일까요?
궁금했던 저는 저희가 해내고 있는 B2B 바이오 마케팅의 특징 세가지를 ‘마케팅’의 사전적 정의와 연결해보았습니다.
마케팅의 첫번째 원칙: 시의성
정의의 첫 부분인 “상황의 변화에 대응”은 마케팅의 시의성과 유연성을 말합니다.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소비재 분야에서는 필수적입니다. 타깃하는 대상 집단에게 유행하는 색상, 광고 방식, 경쟁사의 전략 등을 모두 살펴봐야 하며 빠르게 변화합니다.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B2B나 의료/바이오 시장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곳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전자검사 시장은 지속적인 기술과 정책 변화가 시시각각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개인정보 보호법인 GDPR 규정 제정이나, 인간의 전체 유전자 해석을 $1000 미만으로 떨어지게 하는 유전자 해독 기술의 발전 등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마케팅의 두번째 원칙: 고객 중심 사고
정의의 두 번째 부분은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하는 행동이 마케팅이라고 말합니다.
즉, 고객 중심 사고가 필요합니다. 고객을 정의하고 세분화해 각 집단의 문제를 해결할 제품과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품과 판매에 집중하다 보면 ‘고객 중심 사고’를 벗어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자사 서비스의 기술적 특장점을 거론하며 광고를 돌린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에게 의미 있는 것은 기술이 아닌, 그 기술이 해결하는 문제였다는 것을 실패한 캠페인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죠.
마케터들은 소비자의 욕구를 잘 알아 충족시킬 수 있어야하며, 그들의 문제를 알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합니다.
마케팅의 세번째 원칙: 생산성
정의의 마지막 부분은 “상품 또는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마케터들이 단순히 고객의 필요를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 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단, 매체,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매번 ROAS나 고객의 LTV를 측정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마케팅은 비용 대비 더 많은 이익을 가져와야 합니다. 숙달을 통해 시간과 인력의 투입을 줄이거나, 새로운 시도를 통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내야 하는 것이죠.
스타트업인 저희 회사는 항상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낼 시도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메시지와 채널, 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며, 부득이하게 반복되는 업무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노리고 있습니다.
어떤가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마케팅과 일치하나요? 이는 사실 모두가 알고 있는 기본 원칙들입니다. 그러나 일과 목표에만 몰두하다 보면 이를 놓치기 쉽습니다.
막히는 지점이 있다면, 다시 고객으로 돌아가보면 어떨까요?
일을 하다 보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때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 “아니, 제품이 이렇게 좋은데 왜 팔리지 않을까요?”
- “기술이 뛰어난데 왜 관심이 없을까요?”
- “할인을 이렇게나 많이 했는데 왜 반응이 없죠?”
의도했던 마케팅이 잘 작동하지 않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들입니다. 답답하고, 막막하죠.
이럴 때 다시 우리는 마케팅의 기본 원칙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발 물러나 ‘제대로 된’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봅시다
한 발 멀리에서 전체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글을 접하셨다면, 스스로와 마케팅 팀원들과 함께 다음 질문을 던지며 점검해봅시다.
- 우리가 놓치고 있는 ‘상황의 변화’나 ‘대응’해야 하는 것이 있을까?
-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을까?
- 상품 또는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틈새가 있지는 않을까?
정확하게 고객과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마케터들의 숙명이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오늘은 앞으로 작성할 글에 앞서,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께서 저와 함께 그간의 마케팅 활동을 돌아볼 수 있도록 운을 띄워 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초기 스타트업 마케팅에서 꼭 살펴봐야 할 것 다섯 가지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영감 가득한 하루 되세요!
P.S.
노트에 가끔 그림을 그립니다. 그러다 “어, 잘 그렸는데?” 하며 감탄하는 순간이 가끔 옵니다.
그러나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면 비율이 엉망진창입니다. 마케팅도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캠페인의 작은 부분을 갈고 닦는 것보다, 전체적인 비율과 요소를 살피는 일이 훨씬 가치 있는 일입니다.
고객과 고객의 수요를 만족시킬 요소(메시지)를 살피는 일, 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일(생산성)이 더 임팩트가 큽니다.
디테일은, 그 다음에 우리의 차별 요소가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