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들이 종합소득세 신고로 분주했던 지난 5월. 개인사업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하게 종소세(종합소득세) 통지서를 받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당근, 중고나라, 크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주기적으로 거래했던 판매자들이죠.
19일, 국세청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중 525명이 종합소득세 신고 안내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국세청은 이들을 ‘전자상거래 사업자’로 추정하고 과세 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기적인 중고거래로 1인 평균 4343만원의 매출을 올린 점을 근거로 삼았다고 합니다.
평균 매출 금액만 본다면 상당한 규모인데요.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고가의 명품이나 상품권 등을 판매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판매자들의 매출도 크게 오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모든 중고거래 판매자들은 세금을 지불해야 할까요?
정답은 ‘아니요’입니다. 사업 목적이 아닌 단순한 개인 간 거래는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현행법상 세법에서는 사업소득을 ‘영리를 목적으로 계속, 반복적으로 행하는 활동을 통해 얻는 소득’이라고 규정합니다. 즉,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 하더라도 반복성이 없고 일시적이었다면 이는 사업소득이 아닌 개인적인 거래에 해당한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국세청의 안내문은 이 같은 사업소득 여부를 검증하기 전 발송됐는데요. 따라서 안내문을 받았다 해서 반드시 종합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올해 종합소득세 안내문을 받은 525명 가운데 소득 신고를 마친 사람은 총 379명에 불과했습니다.
일각에선 성사되지 않은 거래나 임의로 기재한 판매 금액이 소득세 납부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판매 금액을 임의로 99,999,999원으로 한두 차례 입력하고 거래 완료 버튼을 눌렀더니 종합소득세 납부하라는 알람을 받았다’는 경험담이 확산되기도 했죠.
단, 반복적인 거래를 하지 않았더라도 제품을 기존 가격(정가)보다 비싸게 판매해 이익을 실현했다면 ‘리셀러’로 분류되어 사업 소득 부과 대상자입니다. 거래 건수가 단 한 건이라도,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아도 마찬가지인데요.
이 경우엔 판매한 물건을 어디서 얼마에 구매했는지 기록을 남기는 편이 리셀러에게도 이득입니다. 이를 증빙하지 못한다면 판매를 통해 발생한 매출 전액이 당사자의 소득으로 분류되기 때문이죠.
리셀러 A 씨가 당근에서 15만원에 구매한 한정판 스니커즈를 크림에서 20만원에 판매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A 씨가 얻게 된 실제 소득은 5만원이지만, 해당 물건을 당근에서 15만원에 구매했다는 사실을 증빙하지 못하면 과세 기준인 소득은 20만원이 되는 겁니다.
한편, 올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마친 중고거래 판매자들 중 소수의 거래로 억울하게 세금을 납부하게 된 사례는 거의 없어 보입니다. 올해 국세청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마친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가운데, 상위 10명은 1인당 평균 2억 2500만원 수준의 매출을 신고했다고 하네요.
중고 거래로 연간 2억 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니, 다시 한번 돈 버는 방법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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