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창업자 김봉진, 스테이폴리오 인수
이번 7월, 한동안 잠잠했던 스타트업 씬에서 가장 핫한 이슈가 발생합니다.
바로,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전 의장이 숙박 플랫폼 STAYFOLIO(스테이폴리오)를 인수한 것이었죠. 이번 인수는 김봉진 의장이 사퇴 후 플랫폼 사업을 할 수 없었던 겸업 금지 의무 조항이 해제된 후 도전한 첫 플랫폼 사업이었기에 더욱 크게 이슈가 되었어요.
김봉진 의장이 스테이폴리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다소 의아할 수 있어요.
배달의 민족처럼 없던 시장에 도전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이전부터 존재했고, 압도적인 파이를 보유하고 있는 경쟁사도 너무나도 많이 있는 '숙박 플랫폼'기업이기 때문이죠.
스테이폴리오 스테이: 경상북도 청도군 '위요감'
하지만, 스테이폴리오에 대한 김봉진 전 의장의 관심은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에요.
2018년 스테이폴리오의 초기 투자 라운드에서는 개인 투자자로, 2022년에는 벤처펀드를 통해 후속 투자를 진행하며 많은 관심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쏟아왔죠.
도대체 스테이폴리오는 레드오션인 숙박 시장에서 어떤 매력을 보여줬을까요?
스테이폴리오의 브랜드 스토리와 브랜딩, 인사이트를 함께 살펴보시죠 0.<
주목! 핫브랜드는 핫한 국내 브랜드들의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 요인을 쉽고 재밌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 스테이폴리오 스토리
01. 아버지 펜션 홍보로 시작해 대표 파인스테이 플랫폼으로 올라서다.
02. What's in Stayfolio
*빌보'S Insight - 큐레이션의 시대가 열리다.
01. 아버지 펜션 홍보로 시작해 대표 파인스테이 플랫폼으로 올라서다.
스테이폴리오라는 브랜드 명은 숙소를 뜻하는 'Stay'와 포트폴리오의 'Folio'가 합쳐진 이름이에요. 창업자 이상묵 전 대표가 묵사마라는 필명으로 블로그에 좋은 숙소를 하나둘씩 모아 리뷰 형식으로 소개하며 쌓아 올린 숙소 포트폴리오가 시초죠. 하지만, 이상묵 대표가 처음부터 회사 설립을 목적으로 블로그를 쓴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작은 아버지의 펜션을 홍보하기 위함이었죠.
2008년, 이상묵 전 대표의 아버지는 고향 집을 펜션으로 만들고자 건축학과를 나왔던 아들에게 도움을 요청헀습니다. 마침 대학 은사님께서 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하셨고, '개업 첫 작품이면 퀄리티, 가격 모두 좋게 해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상묵 전 대표는 첫 건축 프로젝트 수화림을 의뢰합니다.
수화림 건축 과정 - 출처: 묵사마 (이상묵 전 대표) 블로그
사진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워낙 대공사였다 보니, 빠른 투자비 회수는 필수였어요. 그래서 수화림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쉽게 알리고자 블로그를 홍보 목적으로 시작했죠. 하지만, 단순히 가격, 시설을 나열하며 소개하지는 않았어요. 이상묵 전 대표는 '공간의 스토리'를 매우 중시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는 건축 과정, 주변 풍경, 본인 가족 이야기 등 공간과 관련된 다양한 스토리를 글에 담았어요. 지속적으로 올린 덕분일까요? 싸이월드 메인에 걸리고, 1년에 600팀이 찾아올 정도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묵사마(이상욱 전 대표) 블로그 (숙소 리뷰)
이후부터는 국내외의 좋은 숙소들을 리뷰 형식으로 소개하며 콘텐츠이자 스테이폴리오를 쌓아갔어요. 콘텐츠들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이를 통해 이상묵 대표는 단순 중개 숙박 플랫폼은 있지만, 좋은(Fine) 숙소(Stay)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없다는 사업의 기회를 포착했죠.
그렇게, 파인스테이 플랫폼 스테이폴리오는 탄생하게 됩니다.
PS: 이상묵 전 대표님은 지금도 블로그에 좋은 숙소와 이에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어요.
이상묵 전 대표님의 재밌고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싶다면 블로그를 방문해 보세요:) [링크]
02. What's in Stayfolio?
스테이폴리오와 타 숙소 플랫폼의 가장 큰 차이는 입점 숙소의 개수입니다. 대표적인 숙박 플랫폼인 야놀자의 입점 숙소수는 100만 개 이상인데 반해, 스테이폴리오에 등록된 숙소는 625개로 규모 차이가 상당하죠.
하지만, 스테이폴리오의 팬덤은 이와 정반대입니다. 스테이폴리오의 인스타 팔로워는 26만 명으로 여기어때, 야놀자의 거의 4배 수준이며, 2회 이상 구매자도 2만 명이 넘죠.
왜 사람들은 규모가 훨씬 작은 스테이폴리오의 팬이 된 것일까요?
✅ Curation
스테이폴리오의 차별성은 큐레이션이에요.
다른 플랫폼에선 질 낮은 숙소를 골라내야 하죠. 하지만, 스테이폴리오에선 엄선된 숙소만 만날 수 있어요. 시간을 아낄 수 있죠.
- 이상묵 전 대표 롱블랙 인터뷰 中
스테이폴리오는 믿고 예약할 수 있는 숙박 플랫폼이에요. 여기어때, 야놀자에서 숙소를 예약할 때에는 각 숙소의 리뷰, 가격들을 치열하게 분석해야 하지만, 스테이폴리오는 자신들만의 "좋은(Fine)"기준의 숙소만을 큐레이션 해서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에 귀찮음과 시간을 크게 덜어주죠.
사실, 이런 큐레이션은 단기적인 수익성에서는 좋지 않은 부분이긴 해요. 예약 수수료가 매출의 대부분인 플랫폼에서 상품의 개수를 제한하는 행위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스테이폴리오는 매월 4~50개의 입점 제안 중 10%만 승인한다고 합니다. 스테이폴리오를 믿고 사용해 주는 팬들에게 좋은 수준 이상의 숙소만을 제공하기 위함이죠.
그렇다면, 스테이폴리오는 어떤 숙소들을 큐레이션할까요?
✅ Story
스테이폴리오 서리어 스토리
스테이폴리오의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하나의 매거진을 보는 느낌이 듭니다.
가격과 객실 타입, 시설 정보만을 보여주는 타 플랫폼과 달리 위치, 공간, 제공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서 전달하죠. 숙소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발굴하고,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호스트 및 건축주 인터뷰를 진행할 정도로 진심이에요. 그렇기에, 이야기가 없는 단순 양산형 숙소는 입점할 수가 없습니다.
몇몇 호스트들은 이런 스토리에 대한 열정을 유별나다고 하지만, 입점한 호스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파인 스테이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기에 그 노력과 이야기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죠. 이런 마음을 알아주는 플랫폼이 몇 없기에, 파인 스테이 호스트들이 스테이폴리오와 독점 계약을 맺게 되는 것 같습니다.
✅ Original Stays
스테이폴리오는 단순히 '큐레이터'의 역할만 하지 않아요.
직접 파인 스테이를 기획, 구축, 운영함으로써 자사가 추구하는 기준을 직접 보여주기도 하죠. 2023년 기준 스테이폴리오에 등록된 숙소 중 35개는 스테이폴리오가 직접 만들고 운영한 오리지널 스테이입니다.
스테이폴리오 아녹 외부, 내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테이, 제주 오리지널 스테이 '아녹'을 살펴볼까요?
아녹은 아늑하다는 의미를 가진 제주 방언입니다. 이름부터 제주의 로컬리티가 반영되어 있는 이 스테이는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제주 돌집을 리모델링해 탄생했습니다. 기존의 돌벽, 서까래, 고재를 활용해 집이 갖고 있는 본래의 모습을 살렸고, 황토를 이용한 흙벽과 제주 특유의 돌을 활용한 정원을 살리며 제주스러움도 갖췄어요.
스테이폴리오 아녹 사우나, 한방 입욕제
내부에는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샤워실과 사우나실을 구축하고, 한방입욕제, 스페셜티 커피 원두 등의 어매니티도 구비했죠. 이런 노력을 통해 스테이폴리오는 아녹이라는 공간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했습니다. 방문한 고객들도 '사랑에 빠졌다' 등 매우 긍정적인 후기를 남기며 팬이 되었어요.
이처럼, 스테이폴리오는 기존의 경쟁자와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소비자를 넘어 팬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무엇일까요?
*빌보'S Insight
✅ 큐레이션의 시대가 열리다
과거와 다르게, 우리는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 무료로 얻을 수 있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TED를 보네.."라는 말이 있을 정도죠. 하지만, 이와 동시에 원치 않은 정보도 너무나도 많이 혼재되어 있어요. 인터넷에 궁금한 것을 검색하면 광고 거나 가짜 정보를 알려주는 콘텐츠가 나올 때도 상당히 많죠.
뉴닉, 폴인, 롱블랙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양질의 믿을 수 있는 정보만을 제공해 주는 '큐레이션' 플랫폼을 찾게 됩니다. 뉴스를 정리해 주는 뉴닉,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알려주는 유료 플랫폼 폴인, 롱블랙 등이 대표적이죠.
앞으로 이런 큐레이션의 중요도는 더욱 커지게 될 거예요. AI, SNS, 인터넷의 발전으로 더욱 많은 정보가 발생할 거고, 그중 진정으로 도움 될 만한 진짜를 찾는 것이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플랫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다양하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모으는 것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그중에서 '좋은', '믿을 수 있는'것을 엄선하고 보여주는 큐레이션 능력이 어느 정도 인가가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