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일대가 축구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 찼어요. 바로, 산리오캐릭터즈와 K리그가 협업하여 오픈한 ‘FC 세븐일레븐' 팝업스토어 때문이죠. 이번 팝업스토어에는 K리그의 팬들은 물론이고 산리오캐릭터즈를 좋아하는 소비자들까지 합세해, 오픈 열흘 만에 10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오픈런으로 개장 전 대기 인원이 누적 5천 명에 달했다고 해요.
또한 LG트윈스도 웹툰 ‘마루는 강쥐'와 협업해 8월 말에 콜라보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프로야구단과 웹툰 IP의 공식적인 첫 협업으로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어요.
캐릭터 IP와의 협업이 유행하는 것은 비단, 스포츠 업계뿐만이 아니에요. 뷰티, F&B, 의류 등 다양한 업계에서는 소비자층을 확대하고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캐릭터를 선택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24년 상반기에 운영된 팝업스토어 677개 중 전체의 20.1%가 캐릭터 팝업스토어일 정도로, IP는 아주 핫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는 성공 공식이 된 캐릭터!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05년 캐릭터 시장의 규모는 2조 700억 원 대였습니다. 2014년 이후, 연평균 7.8%씩 성장하며 2019년에는 12조 5,000억 원대, 23년에는 16조 원대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요.
이렇게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더 이상 캐릭터가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주로 유아를 타깃한 캐릭터가 이제는 MZ 세대를 넘어 4050 세대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주류 문화가 되었거든요. 실제로 소비자의 76.1%가 최근 1년간 실물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구/ 팬시 외에 식품, 음료, 의약외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가 이루어졌어요.
어린이의 감성을 추구하는 어른, 즉 '키덜트(Kidult)' 문화가 부상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취향에 주목하는 '디깅(Digging)’ 문화가 확대되며 캐릭터 소비자층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준 시기가 바로, 포켓몬 빵 열풍일 때에요! 2022년 2월, 16년 만에 부활한 포켓몬 빵은 새롭게 포켓몬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된 아이들은 물론이고, 띠부띠부 씰 수집의 추억을 다시금 느끼고자 하는 어른들, 희소가치가 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MZ 세대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죠. 포켓몬 빵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2,200만 개를 기록했고 이후 캐릭터 빵 전성시대가 열렸습니다.
캐릭터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친밀감을 줄 수 있으며,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는 것 또한 비교적 쉽다는 점에서 폭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데에 효과적이에요. 이에 따라 대형 유통 업계는 유명한 캐릭터와의 협업을 넘어 벨리곰, 푸빌라, 흰디 등의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① 과몰입 캐릭터 덕질: 디깅 소비문화
캐릭터가 인기를 끌게 된 건 디깅 문화와 연결 지어 바라볼 수 있어요. 디깅 소비란, 자신이 관심 있는 영역을 깊게 파고들며 관련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문화를 뜻하는데요. 자신의 취향과 신념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MZ 세대에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죠.
디깅 소비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특정 아이템을 모으고 이를 SNS로 공유하는 행위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디깅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다양한 업계에서는 매니아층의 ‘덕심력’을 높이는 캐릭터 협업 마케팅에 박차를 가했어요. 이 과정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상품 수집과 콘텐츠 소비에 연관되어 있는 캐릭터 시장은 디깅 문화 함께 빠르게 성장하였습니다.
② 미디어 발달로 탄생한 신규 캐릭터
TV나 애니메이션을 통해서만 인지도를 만들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인터넷과 더불어 SNS 발달로, 어떤 캐릭터든 쉽게 퍼지고 공유되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활용한 재미있는 밈으로 말을 대신한다거나, 캐릭터 이모티콘을 통해 기분을 표현하는 등 일상 속에서 캐릭터 활용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캐릭터, 루피에요. 루피의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군침이 싹 돈다'라는 멘트를 붙인 커뮤니티 게시글이 순식간에 확산되며 밈처럼 여기저기 사용되었는데요. 이에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ICONIX)는 ‘잔망루피'라는 이름을 붙여 본격적으로 어른들을 위한 마케팅을 시작했고 그 결과, 뽀로로의 자리를 위협하는 거대 IP로 거듭났습니다.
또한 2011년, 디지털 캐릭터 상품인 이모티콘 시장이 열리고 SNS 내 캐릭터를 활용한 인스타툰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캐릭터 창작의 자유도가 높아졌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캐릭터를 생산하고 자체적으로 홍보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수많은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었죠.
인스타그램 5만 팔로워를 보유하며 카톡 이모티콘까지 출시한 귀여운 여우 커플, 마성의 팍스부터 두산베어스와 콜라보를 진행한 망그러진 곰, 팝업스토어만 수차례 운영하며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는 인기 일러스트 최고심까지 모두 SNS 통해 자리 잡은 캐릭터들이에요.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형태의 오프라인 플랫폼, MZ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캐릭터 상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멀티샵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플레이인더박스는 짱구, 스누피, 산리오와 같은 유명 글로벌 IP 캐릭터 상품 판매하고 있는 매장이에요. 내부에는 캐릭터 프레임으로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부스가 마련되어 있으며 SNS에서 인기가 높은 신생 캐릭터들과 콜라보 팝업스토어도 꾸준히 운영해 캐릭터 덕후들에게는 천국 그 자체죠! 실제로 수원 스타필드 개점과 함께 오픈한 플레이인더박스 수원점은 3주간 누적 방문객 수 20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고 해요. 더현대 서울점, 메가박스 코엑스점, 스타필드 수원점까지 연이어 성공적으로 매장을 오픈하며 많은 유통사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롯데월드 어드벤처 지하 1층에 새롭게 문을 연 BOOTH LUCK(부스럭)은 롯데월드가 직접 만든 250평 규모의 오프라인 플랫폼입니다. 롯데월드는 IP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해 디즈니, 미니언즈, 쥬라기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내부는 굿즈, 코스튬, 포토부스, 식음료 총 4개의 존으로 구성되어 있어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고 특히 롯데월드 어드벤처로 들어가는 매표소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죠. 놀이공원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며 잠실의 캐릭터 성지로 급부상하였습니다.
지난 7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정식 론칭을 준비 중인 IP의 릴레이 팝업스토어가 더현대 서울에 열렸어요. 현재 최고 주가를 달리며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 뷰에 달하는 인기 애니메이션, ‘나혼자만 레벨업’에 이어 인기 일러스트인 ‘최고심'과 ‘망그러진곰'의 팝업스토어가 약 5주간 연달아 진행되었죠. 팬층이 두터운 IP인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는데요. 망그러진곰과 최고심은 사전 예약 페이지가 오픈되자마자 빠르게 마감되어 그 인기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년 전만 해도 유통사에서 진행되는 팝업스토어는 패션 브랜드 중심이었는데요. 백화점에 정식 매장을 입점하기 전,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목적으로 팝업을 열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패션, 식품, 화장품 등 상품 자체를 내세운 브랜드 팝업스토어보다 MZ 세대를 공략한 '팬덤'을 즐길 수 있는 IP 팝업스토어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실제로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진행된 ‘양파쿵야', ‘포켓몬', ‘짱구' 등은 일 평균 1만 명의 소비자들을 모객했으며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된 캐릭터 팝업스토어는 2021년 10여 개에서 2022년 20여 개, 작년 40여 개 수준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캐릭터 팝업스토어 굿즈는 객단가가 낮아 어린 고객들도 쉽게 다가올 수 있어 그동안 백화점 입점 브랜드들이 하지 못한 역할을 해준다"며 "귀여운 캐릭터 덕에 백화점 이미지도 좋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유통 업계의 캐릭터 열풍 이유를 설명했어요.
캐릭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연일 새로운 캐릭터들이 수많은 콘텐츠와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하지만 캐릭터 시장이 포화되어 있는 만큼 단순히 캐릭터 자체만으로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기에는 쉽지 않아요. 캐릭터 IP가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담긴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 세계관을 쌓아야 해요. 콘텐츠로 대중들과 지속적으로 접점을 만들어 두터운 팬덤을 형성해야 한다는 거죠.
캐릭터를 찾는 소비자의 풀이 넓어지면서, 유통 업계에서는 캐릭터 상품들을 '매출 치트키'라고 부를 정도로 업계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년 캐릭터 시장 규모가 커지고 캐릭터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는 만큼 캐릭터 마케팅은 앞으로도 성행할 것으로 보여요.
남녀노소 모든 소비자의 마음을 흔드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요즘, 24년 하반기에는 어떤 캐릭터들이 맹활약을 할지 기대가 됩니다.
2024년에 운영된 약 1,400여 개의 팝업스토어 데이터를 직접 뜯어보고 제작한
[상반기 팝업스토어 총결산&카테고리별 사례집 *무료나눔]이 궁금하다면 {여기} 를 눌러 주세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