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티클은 전환율 최적화를 연구하는 <컨버전 인사이트>에서 연재됩니다.
Q. 안녕하세요. '객단가'라는 단어를 자주 듣긴 했는데 한번 더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 레스토랑 미션에서 최현석 셰프가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객단가였습니다. 해당 미션은 음식의 맛과 퀄리티보다는 메뉴 구성이나 가격와 같은 비즈니스적 의사결정이 중요했던 미션이었습니다. 남아있던 셰프들의 실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니 말이죠.
공교롭게도 4개 팀은 평균 객단가가 높은 순서대로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제품 가격이 가장 높았던 최현석 셰프팀이 1위를, 가장 낮았던 안유성 명장팀이 4위를 했죠. 물론 단순한 예능의 한 장면이지만 객단가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시사하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객단가란 고객이 한 번 구매할 때 지불하는 금액의 평균값을 의미합니다. 총매출을 총 주문 수로 나누면 계산해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한 달 동안 총매출 1억이 발생했고 총 1,000건의 주문이 있었다면 객단가는 10만 원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숫자는 제품과 브랜딩, 마케팅과 시장 상황이 모두 반영된 굉장히 복잡한 지표입니다. 하지만 ‘높을수록 좋다’는 단 하나의 진리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많은 분들이 객단가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최현석 셰프의 전략 <출처: 넷플릭스>
Q. 그렇군요. 객단가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객단가가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중요한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매출을 결정하는 요소
객단가는 전체 매출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매출은 노출, 유입률, 전환율, 객단가라는 4가지 요소의 곱으로 결정됩니다. 이 중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죠. 다른 3가지 요소가 그대로라고 해도 객단가가 2배로 오른다면 매출도 2배가 됩니다. 또한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내부에서 결정할 수 있는 요소이기에 보다 자유롭게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2. 광고 예산을 위한 마진
또한 광고 예산을 위한 마진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판매 가격이 3,000원인 제품을 판매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원가나 기타 비용을 제하고 나면 많이 남아도 2,000원이 마지노선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사실상 광고 예산에 사용할 비용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어요.
대표적인 매체인 메타의 전환 광고를 보면 클릭당 비용이 최소 500원은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000원을 모두 광고에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4명밖에 유입되지 않습니다. 4명 중에 최소 1명은 구매를 해야 하는데 이는 구매 전환율이 최소 25%는 나와야 된다는 뜻입니다. 굉장히 어렵죠.
전환율은 3%를 넘기기도 힘들다 <출처: Calconic>
검색 광고로 눈을 돌려도 녹록지 않습니다. 검색 광고는 사용자의 구매 의도가 굉장히 높지만 동시에 광고주도 굉장히 많아서 입찰가가 천정부지로 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클릭당 비용을 낮게 설정한다면 몇 십원으로도 트래픽을 유입시킬 수 있지만 반대로 노출이 많이 되지 않아 절대적인 유입량 자체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나마 다양한 검색어로 꾸준히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긴 하죠.
3. 제품의 퀄리티 향상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바로 판매 단가를 높임으로써 제품의 퀄리티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죠.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부분 제품의 퀄리티는 가격에 비례하는 경우가 많죠. 싸고 저퀄인 제품보다는 비싸더라도 고퀄인 제품이 더 큰 소비자 만족을 주게 됩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브랜딩에 미치는 영향까지 생각하면 가격을 올리더라도 비용을 더 투자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편이 비즈니스적으로 유리합니다.
Q. 확실히 객단가가 중요하네요. 그렇다면 객단가를 올리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객단가 증대 방안으로는 아래 5가지를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1. 업셀링
‘그돈씨’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그 돈이면 씨○’의 줄임말로 어떤 상품을 산다는 사람에게 조금 더 보태서 상위 라인업의 상품을 추천하는 것을 뜻합니다. 대표적으로 새로 경차를 사려는 사람에게 ‘그 돈이면 좀 더 보태서 준중형을 사고, 준중형 살바에는 더 보태서 중형으로 가라’는 식이죠.
그돈씨는 유명한 객단가 전략임
이처럼 업셀링은 고객이 원래 구매하려던 제품보다 더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호텔의 디럭스 룸을 예약하는 고객에게 스위트 룸을 추천하여 추가적인 수익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고객은 이미 구매하겠다는 의사결정을 끝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이러한 심리 상태를 이용하여 더 고가의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을 업셀링이라고 합니다.
2. 크로스셀링
업셀링이 동일한 라인업의 상위 모델을 추천하는 것이라면 크로스셀링은 구매하는 상품과 어울리는 다른 상품을 함께 추천하는 것입니다. 디럭스 룸을 스위트 룸으로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업셀이라면 방을 예약할 때 조식 뷔페도 함께 예약하도록 추천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크로스셀링의 장점은 제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업셀의 경우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2개, 3개 사는 경우는 많이 없지만 크로스셀링은 그렇지 않죠. 혼자서 호텔을 2개 예약하는 경우는 없지만 호텔 룸에 조식과 스파까지 예약하는 것은 보다 쉽습니다.
또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크로스셀링의 장점입니다. 다양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어떤 상품 구성이 잘 어울리는지 데이터에 기반하여 발견할 수 있고 전환이 잘되는 크로스셀링 조합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Cross-sell vs Up-sell <출처: EcommerceResult>
3. 번들링
업셀링이나 크로스셀링과 비슷하면서 또 다른 것이 바로 번들링입니다. 번들링은 여러 개의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 추가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더 높은 단가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온라인에서 제품 구매 시, 1개 보다 2개나 3개를 사면 추가 할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할인 폭이 더 커지더라도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도록 유도하는 이 방법을 번들링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네이버의 원쁠딜을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 원쁠딜에서는 제품 2개를 1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1+1 구성과, 제품 1개를 구매하면 추가 제품은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는 1+@ 구성이 있습니다. 이는 훌륭한 번들링 전략이라고 할 수 있죠.
번들링 전략 <출처: 네이버 원쁠딜>
4. 무료 배송
객단가를 올리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무료 배송입니다. 인터넷 쇼핑에서 배송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인데요, 분명히 필요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깝게 느껴지는 비용 중 하나입니다.
이 비용을 혜택으로 만든 것이 바로 무료 배송입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 배송의 혜택을 제공해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송을 무료로 받을 수 있어 Win-Win인 전략입니다.
무료 배송 정책을 설정할 때 중요한 것은 현재 쇼핑몰의 객단가입니다. 예를 들어 단가가 50,000원이라고 한다면 무료 배송 금액을 그보다 높게 설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고객이 무료 배송 혜택을 받기 위해 추가로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무료 배송 금액을 단가보다 낮게 설정할 경우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매 고객이 무료 배송 혜택을 받게 되어 지속적인 손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료 배송 정책을 설정하는 경우 무료 배송까지 남은 금액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면 보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니 참고해 보세요.
무료 배송까지 남은 금액을 알려주세요 <출처: ShippingLadder>
5. GWP
Gift With Purchase(GWP)는 고객이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할 때 무료로 선물을 제공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올리브영에서는 시즌별로 특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사은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하는데, 이 방법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GWP의 장점은 가격 할인과 같은 프로모션 없이도 매출을 올리고 인지되는 상품의 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할인을 진행하지 않는 브랜드의 경우 GWP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매출을 향상하고 고객 만족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Q. 정말 객단가를 올리는 방법이 다양하군요. 그렇다면 주의해야 할 점도 있을까요?
객단가를 올리는 전략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1. 고객을 속이지 않기
첫 번째는 고객을 속이려 하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내부에서 ‘이렇게 하면 잘 되겠지? 이렇게 하면 더 많이 구매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기획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고객은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있기 때문에 공급자 입장에서 전략을 짜는 경우 본능적으로 알아낸다는 점입니다.
단가를 올리기 위한 전략을 기획할 때는 반드시 고객 입장에서 Win-Win 할 수 있는 전략을 짜셔야 합니다.
2. 가격에 맞는 가치 제공
두 번째는 가격에 맞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기대도 커지기 마련입니다. 단순히 가격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일시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만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단골 고객을 고려한 전략
마지막은 신규 고객과 단골 고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첫 구매 고객과 단골 고객의 구매 패턴은 분명히 다릅니다. 간혹 첫 구매 고객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단골 고객은 오히려 손해를 보는 전략을 기획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이 경우 첫 구매 매출은 높아지겠지만 동시에 매출의 근간을 이루는 재구매 매출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첫 구매 고객과 재구매 고객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세요.
단골 고객의 가치가 더욱 높다는 것을 잊지마세요 <출처: optimove>
Q.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객단가 증대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께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객단가는 매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만큼 이 지표를 올리는 과정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중심적인 사고입니다. 물론 모든 브랜드가 고객 중심이라고 하지만 이상하게 매출과 관련된 지점에서는 고객이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있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단가를 단순히 매출 증대의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닌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세요. 매출은 고객이 느끼는 가치에 대한 대가입니다.
더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장의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손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고객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던지, 제조나 물류 단계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던지 말이죠. 또한 가격과 관련된 대부분의 결정은 비가역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무료 배송 금액을 바꿨다가 다시 되돌리기는 쉽지 않기에 매 순간 신중한 의사결정이 요구됩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를 활용하여 객관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브랜드에 매몰되는 경우 당위성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그 당위성이 실제 고객의 행동을 움직이는지, 고객 만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지 데이터로 검증해 보세요.
위 내용을 기억하면서 객단가를 올리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면 단순한 수치의 증가가 아닌, 비즈니스와 고객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본 포스팅은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