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야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내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시스템'을 갖춰놓고 좋은 인풋을 수집합니다. 인풋을 자신의 아웃풋을 위한 자산으로 바꾸는 시스템이죠. 실력 있는 마케터들도 이 '시스템'을 잘 활용합니다. 인풋을 처리하는 시스템이 있는 마케터와 그렇지 않은 마케터의 실력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벌어집니다.
시스템이 없는 마케터들은 대부분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일합니다.
-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정보를 수집합니다.
- 인터넷을 켜고 무작정 'ㅇㅇㅇ 성공사례'부터 검색합니다.
- 멋진 결과물들을 넋 놓고 감상하다가 시간을 허비합니다.
- 성공을 '해킹'하겠다며 그들을 따라 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마구잡이식 접근으로는 진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기획과 실행을 꾸준히 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누구나 쉽게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인풋 시스템을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저 역시 이 기본틀을 저만의 방식으로 고도화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일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마케터, 크리에이터, 창업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아래 3단계 시스템을 잘 구축해 놓으면 좋은 인풋이 휘발되지 않고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이게 됩니다. 단순히 '정보'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아이디어'로 변환된 내 자산들이 쌓이게 되죠.
[PLAYBOOK]
1. 수집 환경을 세팅합니다.
2. 인풋을 분해합니다.
3. 1인칭으로 바꿉니다.
1. 수집 환경을 세팅합니다.
환경은 인간의 의지보다 10배 이상 강력합니다. 큰 거부감 없이 좋은 인풋을 수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환경을 구축하면 자연스럽게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크게 능동적인 수집 환경과 수동적인 수집 환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능동적인 수집 환경
기록하는 공간을 명확하게 지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나열식 기록들은 내 머리를 어지럽게 할 뿐입니다. 언제 어디에서 인풋을 마주해도 기록할 수 있도록 PC, 스마트폰에 각각 한 곳씩 확실한 공간을 지정합니다. 두 장치에서의 기록이 실시간으로 연동된다면 더 좋습니다.
-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한 후 비밀번호를 걸어 나만의 기록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PC와 스마트폰 모두 애플 제품을 사용한다면 기본 앱들을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 구글 닥스, 노션 등 앱과 PC에서 동시에 접근할 수 있는 툴에서 한 페이지를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공간을 지정하면 그곳에 이름을 붙입니다. '인풋노트', '영감창고' 등 내가 붙이고 싶은 이름을 붙이면 됩니다. PC에서는 북마크바에 링크를, 스마트폰에서는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앱을 옮겨둡니다. 눈에 보여야 자주 들어가게 됩니다.
준비가 끝났으면 습관을 만들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을 시작합니다. 최소 30일 이상은 하루 한 개 이상의 인풋을 그곳에 일정한 방식으로 기록합니다. 나에게 편한 방식이면 다 됩니다. 뭐든지 '내가 편한 방식'으로 시작해야 습관으로 이어집니다. 더 나은 방식은 습관이 생긴 후에 적용해도 늦지 않습니다.
- 링크, 사진 등 자료와 함께 기록할 땐 어떤 상황에서 발견했는지, 어떤 점이 좋아서 이걸 기록하는지 등을 간략하게 함께 적어둡니다. 모든 기록은 날짜와 함께 적어 시간순으로 나열되도록 합니다.
- 무언가를 보고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는 제목 한 줄 + 설명 한 줄 식으로 적어둡니다. 이와 관련된 예전 자료들이 떠오른다면 그 자료를 찾을 수 있는 키워드도 함께 기록합니다.
2) 수동적인 수집 환경
매일 볼 수밖에 없는 곳에 새로운 인풋들이 들어오게 해 두면 습관을 만들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가장 추천하는 매체는 '뉴스레터'입니다. 구독만 눌러두면 누군가의 깊은 고민이 담긴 정제된 콘텐츠들을 내 메일함에서 무료로 볼 수 있으니까요.
뉴스레터도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01.
다양한 마케터들의 콘텐츠가 업로드되는 플랫폼에서 발행하는 큐레이션 뉴스레터들이 있습니다. 거시적인 트렌드, 마케팅 사례에 대한 다양한 분석 등 폭넓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픈애즈가 발행하는 마케띵킹, 위픽코퍼레이션에서 발행하는 위픽레터, 아이보스에서 발행하는 큐레터 등이 있습니다.
02.
특정 관점을 공유하는 팀 혹은 개인이 운영하는 뉴스레터들도 있습니다. Z세대의 트렌드를 전해주는 캐릿,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마케팅 아이디어를 공유해 주는 TMI, 전 세계의 흥미로운 비즈니스, 마케팅 인사이트를 전해주는 시티호퍼스 등이 좋은 예입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마케팅 PT 역시 여기에 해당됩니다 :)
자주 사용하는 SNS, 유튜브 등의 앱에서 업무 관련 콘텐츠 채널들을 구독해 두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됩니다. 더 나아가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뉴스, 소식, 블로그 등의 자료들을 묶음으로 받아보고 싶다면 Google Alerts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고 조건을 걸어두면 그 조건에 맞게 키워드와 관련된 웹 콘텐츠들의 헤드라인을 모아 메일로 보내줍니다.

2. 인풋을 분해합니다.
수집 환경을 구축하면 많은 인풋들이 쌓이게 됩니다. 잘 만들어진 결과물, 그 결과물을 누군가가 분석한 내용들을 주로 보게 되죠. 이걸 그냥 소비하고 끝내면 정작 내 실력은 늘지 않습니다. 완성된 결과물을 분해해서 내 관점으로 소화해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평소 제가 자주 활용하는 질문들을 몇 가지 공유드립니다.
[분해를 위한 질문들]
1.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 쌓아온 맥락과 서사는 무엇일까?
2.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기획을 했을까?
3. 말하려고 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핵심 메시지)
4. 그 말을 어떻게 '다르게' 풀어내고 있지? (디자인, 이미지, 카피, 컨셉 등)
5. HOOK은 어떻게 짰지? (욕망, 두려움, 호기심, 공감 등 어떤 감정을 건드렸지?)
6. 시퀀스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지? (고객의 의식 흐름, CTA를 통한 이동 경로 등)
7. 배포는 어떤 식으로 하고 있지? (채널)
자신의 업무 및 역할에 따라 질문은 달라지거나 더해질 수 있습니다. 좋은 질문 리스트는 곧 좋은 분석 도구가 됩니다. 거창한 프레임워크를 암기하지 않아도 이런 질문을 던지고 답하다 보면 이 결과물을 만든 사람들의 의도와 업무 디테일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1인칭으로 바꿉니다.
'이 사람 참 잘했다'로 끝나는 분석은 평론가들이 합니다. 실무자는 늘 마지막에 '나'로 돌아와 인풋을 내 아이디어 자산으로 바꿔두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과 다릅니다. 우리가 다양한 레퍼런스와 전략들을 분석하는 이유는 그들을 따라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들과 다른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답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힌트를 얻기 위함이죠.
위에서 사용했던 질문 리스트를 다시 가져옵니다. 이제 우리의 입장에서 다시 대답할 차례입니다. 뛰어난 마케터들의 사고 흐름을 제대로 소화했다면 이전과는 다른 대답을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생산을 위한 질문들]
1.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 쌓아온 맥락과 서사는 무엇일까?
2. 우리는 어떤 사람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3. 우리가 말하려는 바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4. 우리는 이 말을 어떻게 '다르게' 풀어내야 할까?
5. HOOK은 어떻게 짜면 좋을까?
6. 시퀀스는 어떻게 구성할까?
7. 배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까지 정리되면 하나의 인풋을 온전히 소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들은 수집한 인풋 밑에 추가로 적어두거나, 별도의 공간을 하나 만들어 차곡차곡 정리해 둡니다.
수집, 분석을 거쳐 떠올리는 모든 아이디어는 1번 질문(=우리의 역량, 맥락, 서사)의 답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합니다. 한 순간만 존재하는 브랜드,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맥락 속에서 존재합니다.
- 잘 나가는 브랜드의 상세페이지 디자인과 구성은 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따라 하기 어렵습니다. 오랜 시간의 생각, 실행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인기 채널들의 콘텐츠 몇 개를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팬들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진짜 팬들은 몇 개의 히트 콘텐츠가 아니라 그 채널 주인공들의 서사를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우리라서 할 수 있는 마케팅을 가장 우리답게 실행해 옮겨보세요. 일관된 방향성을 가진 작은 실행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우리의 사례도 누군가에게 훌륭한 인풋으로 기록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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