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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무엇이 달라졌나요?

기묘한

2025.03.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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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5년 03월 19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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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동일해 보이긴 합니다

네이버 쇼핑의 첫 단독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출시됐습니다. 작년 10월 말 플러스 스토어가 등장한 지 약 5개월 만인데요. 출시 알림을 설정해 두고, 앱이 공개되자마자 설치해 살펴봤습니다. 네이버가 이 앱을 통해 노리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요?

용자 입장에서 보면 기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와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디자인과 기능이 거의 동일합니다. 쇼핑 단독 앱이지만, 새롭거나 차별화된 요소를 강조하기보다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한 채 빠르게 출시한 걸로 보이죠.

그나마 눈에 띄는 변화는 ‘발견’ 탭인데요. 네이버가 최근 숏폼 크리에이터 육성에 힘쓰고 있는 만큼, 이 또한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기존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별화 요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은근하게 발견을 권합니다

무엇보다 플러스 스토어 앱에서는 가격 비교를 통한 외부 플랫폼 유입을 더욱 축소하려는 전략이 한층 더 뚜렷해졌습니다. 기존 웹 버전에서 남아 있던 가격 비교 연결이 이번 앱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는데요. 특히 검색 방식 자체에서도 전략적인 변화가 보입니다.

사실 플러스 스토어는 기존 가격 비교의 ‘카탈로그’ 방식과 달리, 동일한 상품이라도 판매자가 다르면 여러 번 노출되는 구조입니다. 이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었죠. 그런데 이번 앱에서는 이러한 검색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검색 자체의 비중을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검색창 UI입니다. 기존에는 상단에 검색창이 고정되어 있었지만, 앱에서는 돋보기 아이콘만 남기며 검색의 존재감을 줄였습니다. 보통 검색창에는 ‘상품명 또는 브랜드 입력’ 같은 플레이스홀더(예시 검색어)가 있어 사용자를 자연스럽게 검색으로 유도하는데요. 일부 쇼핑몰에서는 이를 검색 키워드 광고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플러스 스토어 앱에서는 이 부분을 과감히 없애, 사용자가 검색보다 앱 내 탐색을 중심으로 쇼핑하도록 유도합니다.


미세하지만 분명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검색 대신 탐색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메인 페이지에 있던 ‘인기 키워드’ 영역도 앱에서는 제외됐습니다. 다만, 이 기능은 웹에서도 나중에 추가된 만큼, 앱에서도 추후 업데이트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존 플러스 스토어 웹에는 네이버의 검색 포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쇼핑을 강조한 ‘목적형 커머스’의 모습이 일부 남아 있었다면요. 플러스 스토어 앱은 ‘발견’ 탭과 함께 탐색을 유도하는 ‘발견형 커머스’로의 변화를 더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걸로 보입니다.





5개월이나 더 필요했던 건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렇게 사소해 보이는 변화들을 적용하는 데 왜 5개월이나 걸렸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기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와 동일해 보이더라도, 기술적으로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기존 플러스 스토어는 100% 웹 기반으로 개발된 반면, 이번 앱에서는 주요 전시 지면을 네이티브 앱으로 구현했습니다. 즉, UI는 거의 동일하지만, 실제 작동 방식은 완전히 다른 ‘이란성쌍둥이’인 셈이죠. 실제로 앱 출시 당일, 네이버 웹과 플러스 스토어 앱을 비교해 보면 네이티브 영역에서 차이점이 발견됩니다.

 
① 탭명의 분리 운영이 가능 : N배송 = 도착보장 : 출시 당일, 플러스 스토어 앱에서는 ‘N배송’으로 표시된 항목이 네이버 웹에서는 ‘도착보장’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앱과 웹이 동일한 운영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을 가능성을 의미하는데요. 이후 동일하게 보이도록 수정되었지만, 향후 언제든 앱 전용 탭을 추가하거나 개별적인 콘텐츠 구성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네이버가 웹과 앱을 점진적으로 차별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죠.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앱의 운영은 웹과는 확실하게 다른 방향으로 차별화되어 갈 겁니다
 

② 동일 아이디, 동일 영역에서 다른 광고 소재 :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개인화 추천을 강조하는 서비스입니다. 현재까지는 기존 구매 내역이나 클릭 내역을 기반으로 한 추천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그런데 동일한 아이디로 웹과 앱을 비교해 본 결과, 광고 소재가 다르게 노출되는 현상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앱 내 ‘발견’ 탭을 통해 사용자 행동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점차 앱 전용 개인화 광고 노출이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처럼, 네이버가 웹과 앱을 완전히 동일하게 운영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차별화를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 다만, 이렇게 되면 운영 리소스가 추가로 필요해지는 부담이 생깁니다. 하지만 반대로, 별도 앱 운영을 통해 추가적인 광고 지면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플러스 스토어 앱 방문자는 구매 의지가 높은 사용자일 가능성이 크므로, 광고 수익은 증가할 수 있는 거죠.

 

그러면 앱을 왜 따로 만든 걸까요?        

겉보기에는 기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와 크게 다르지 않고, 기능도 대부분 웹과 공유하는데, 네이버는 왜 굳이 별도 앱을 출시한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커머스 단독 앱이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을 기존 네이버 앱에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① 네이버 쇼핑만의 알림 & CRM 최적화 : 기존 네이버 앱에서는 쇼핑 관련 알림(push)이나 CRM 마케팅이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들과 경쟁해야 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불필요한 알림이 많아지면 네이버 알림 자체를 꺼버리기 쉬웠고, 이로 인해 쇼핑 관련 광고성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어려웠죠.

하지만, 플러스 스토어 앱을 통해 네이버는 쇼핑 단독 CRM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용자의 리텐션을 높이고, 특정 행사에 대한 주목도를 강화하는 등, 개인화된 리텐션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칠 기반을 마련한 것이죠. 특히, ‘발견’ 탭과 네이티브 지면을 통해 ‘발견형 커머스’를 강화하며,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재방문율을 높이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② 수수료율 인상 및 수익 극대화 :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네이버의 이익 극대화입니다. 네이버는 거래량이 동일하더라도, 수수료율을 조정해 수익을 증가시키려 하고 있는데요. 지난 3월 4일, 네이버는 6월부터 스마트스토어 및 브랜드스토어의 수수료 체계를 변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에는 네이버 웹·앱·가격 비교 서비스에 노출된 모든 상품에 유입 수수료 2%가 부과됐지만, 앞으로는 판매 수수료를 2.73%~3.64%로 인상합니다. 다만, 판매자가 네이버의 유입 없이 직접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유입한 경우에는 0.91%~1.89%의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됩니다.

 
③ 완전한 네이버 중심 거래 구조로 :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네이버 내부 마케팅의 범주가 쇼핑검색광고, 파워링크, 다나와, 에누리 등 다양한 내부 유입까지 포함되며, 판매자가 외부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걸 증명하려면 네이버가 제공하는 특정 URL을 사용해야 합니다.

즉, 대부분의 판매자는 네이버 내부 마케팅과 지면을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결과적으로 수수료 인상 효과가 발생할 것입니다. 또한, 네이버는 이를 통해 판매자의 외부 광고 진행 데이터를 직접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네이버가 운영 중인 ‘브랜드 커넥트’(스마트스토어 판매자와 크리에이터 마케터를 연결하는 서비스)와도 맞물릴 가능성이 큽니다.

결과적으로 6월부터 적용될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고려하면, 네이버는 그때까지 플러스 스토어 앱의 트래픽을 극대화하려 할 것입니다. 앱 방문자가 많아질수록 앱 내 광고 지면의 가치도 함께 상승할 테니까요. 즉, 네이버는 판매 수수료 인상과 광고 수익 증가를 동시에 노리며, 앱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겁니다.

 

정말로 매력적인 앱이 되려면

플러스 스토어 앱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설치하고 이용해야 합니다. 현재 앱은 설치 쿠폰과 첫 구매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다운로드를 유도하고 있지만요. 이는 단기적인 금전적 혜택에 불과해 앱 자체의 명확한 가치를 강조하기엔 부족한 방식입니다.

또한, 네이버는 기존에 가격 비교 입점 셀러들이 자사 앱 설치를 안내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해 왔는데요. 하지만 앱 출시와 동시에 이 정책을 완화한 점을 보면, 앞으로 네이버 가격 비교 서비스에서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검색할 때 플러스 스토어 앱 설치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앱 설치 유도 전략은 이미 대부분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플러스 스토어는 네이버 내에서 멤버십 혜택, 빠른 배송, 상품 할인 등을 동일하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별도 앱을 설치해야 할 이유가 부족한 것도 문제죠. 결국, 단순히 설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실제로 필요해서 실행하는 앱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플러스 스토어 앱이 단순한 쇼핑 앱이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서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필수 앱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 네이버 앱이 ‘무언가를 찾고 실행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서비스라면, 플러스 스토어 앱은 ‘무언가를 구매하려 할 때’ 필수적으로 실행되는 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런 맥락에서 JTBD(Job-to-be-Done) 이론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용자는 특정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앱만 선택합니다. 결국, 쿠팡이나 각종 쇼핑 특화 앱들과 경쟁하려면, 플러스 스토어 앱이 해결해야 하는 핵심 ‘Job’을 명확히 정의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네이버가 플러스 스토어 앱을 통해 발견형 커머스로의 전환과 광고 수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면, 이제는 앱 자체의 차별성을 구축할 실질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네요.


※ 편집/윤문 | 기묘한

[글쓴이 소개 - 도그냥]
이커머스를 만드는 일을 하며, 서비스 기획자, PM, PO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습니다.
비즈니스와 시스템의 얼라인먼트를 지향합니다.

트렌드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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