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마케터의 시선

채용시장에도 이제는 AI가 들어왔네

이은영

2025.04.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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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시장의 디지털 전환 


제가 한참 직장을 구하려고 채용 공고를 뒤졌던 2000년대 초반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채용 사이트로 잡코리아, 인크루트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면 정말 덕지덕지 정보들이 나열되어 있었는데 필터링 기능도 부족했고 시장처럼 한데 모아놓은 느낌이다보니, 구직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매일 모니터링해서 걸러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채용 시장에서 최근 수년간 AI 기술이 도입되기도 했고, 그 전부터 디지털 전환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전체 채용은 여기서 다해’ 라기 보다 하나의 뾰족한 기능을 고도화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죠. 


예를 들어 우리는 평판 조회만 전문으로 할게 라든지, 우리는 서류 면접 전형만 전문으로 해볼게 라는 식으로 기능별로 세분화하고 고도화된 스타트업들이 등장해 채용 시장에서도 기존 방식에서 한층 더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에 눈에 띄게 성장했던 스타트업들로는 원티드, 로켓펀치, 리멤버 등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음 세대의 기업들로 두들린, 무하유, 스펙터, 왓타임, 캔디데이트, 코워크위더스와 같은 혁신적인 솔루션 기업들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1)두들린 (Doodlin)

우선 두들린의 경우 기업용 채용 관리 솔루션인 ‘그리팅(greeting)’을 운영하면서 채용 공고 작성에서부터 지원자 관리, 면접 일정 조율까지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기업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리즈 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면서 서비스 고도화를 해 나가고 있어요. 

 

(출처: 위클리 오늘) 

 



 

(2) 무하유(Muhayu)

무하유는 AI 기반 표절 검사 서비스인 카피킬러(copykiller)’와 채용 서류 평가 서비스인 ‘프리즘(prisi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리즘은 지원자의 서류를 AI로 분석해 평가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있고요. 흥미롭게 이 카피킬러가 주요 대학과 기업에서 많이 쓰고 있어요. 관련하여 대학 교수님과 수능, 면접시의 자기소개 작성시 카피킬러를 자주 사용한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카피킬러를 사용하면 수험생이 얼마나 글을 창작해서 썼는지, 얼마나 베꼈는지를 색깔로 구분해 알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AI로 인한 창작이 자유로워지고 더 고도화되다보니, 카피킬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 같네요.


(출처: 매일 일보) 



(3) 스펙터(Specter)

스펙터는 구직자의 평판 조회 플랫폼인 ‘스펙터’를 운영하고 있고요. 기업이 지원자의 평판을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출시 이후 기업 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사용자 조회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프리A 시리즈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관련된 서비스를 제가 한참 스타트업을 운영해 성장하던 2020년 경 고민하기도 했어요. 당시 신규 인력을 뽑다보면 연차가 있는 경력직을 뽑아야 할 때가 발생하거든요. 그런데 경력, 이력서만 보고 면접을 잘해 뽑은 인력 중에 일부는 이야기와 전혀 다른 퍼포먼스를 보이거나, 회사에 재무적 손실을 입히고 나간 사례도 발생하다보니 구직자들의 평판 조회도 하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 느낀 때가 많았습니다.  


(출처: 매일경제)  

 


(4) 왓타임(WhatTime)

왓타임은 기업용 채용 관리 솔루션인 ‘라운드HR (RoundHR)’과 캘린더 연동 기반 일정 예약 솔루션인 ‘되는 시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되는 시간을 통해 면접 일정 조율을 효율성을 높여 기업들의 선호가 높은데요. 초기 투자 유치를 했고 저도 되는 시간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프로세스가 쉽게 설계돼 있더라고요. 멘토링을 할 때 되는 시간을 이용할 경우 멘토, 멘티가 각 가능한 시간을 열어 선택하면 줌 링크도 만들어져서 빠르게 온라인 미팅을 할 수 있고, 카카오 알림톡 등으로 확정 일정을 공유하다보니 미팅을 조율하는게 상당히 쉽다는 생각을 했죠. 

 

(출처: 데일리경제)



(5) 캔디데이트(Candidate)

캔디데이트는 면접 안내 솔루션인 ‘캔디데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지원자에게 면접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해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을 높이고 있고요. 지원자의 경험 개선을 원하는 기업들 사이에 도입이 증가하면서 엔젤 투자 라운드를 종료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머니투데이) 

 

 

(6) 코워크위더스(co-work with us)

코워크위더스는 외국인 구인 구직 플랫폼인 ‘코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면서 국내 기업과 외국인 구직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워킹 홀리데이와 같은 서비스를 단편적으로 제공하는 기업들이 제법 있었지만, 이 기업에서는 플랫폼 내에서 구인 구직을 연결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국내 기업들의 외국인 노동자 채용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면서 플랫폼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아 임팩트 투자 유치를 마쳤습니다. 


(출처: 머니투데이) 

 



 

국내 채용시장 변화와 데이터  


이렇게 최근 스타트업들이 특정 기능만을 고도화하여 HR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동시에 대형 기업들도 AI를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부터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HR 시장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채용 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존에 수동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채용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적이면서 객관적인 채용 방식이 도입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방식으로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없이 모두 빠르게 서비스를 도입하고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캔바) 


실제 기업에서 활용하는 서비스들로는 일부 대기업은 AI 면접 시스템을 도입해 지원자의 역량, 성향을 분석하는데 활용하고요. 온라인 채용 전문 플랫폼을 활용해 전통적인 채용 공고 방식이 아닌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구직자를 모으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원티드나 로켓펀치와 같은 사이트를 보면 잡코리아, 인크루트와 비교해 훨씬 MZ에 가까운 UI/UX 설계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죠. 그리고 SNS와 유튜브를 활용해 기업들은 기업 문화를 홍보하고 잠재적인 지원자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등 기업 브랜딩에도 더욱 신경쓰는 모습입니다. 


현재 글로벌 채용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757억 달러로 한화 102조원에 달합니다. 그리고 2032년까지는 연평균 13.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중에 국내 채용 시장의 경우 2023년 기준 약 2조 6천억원 정도의 규모를 보이며 디지털 기반 채용 솔루션 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플랫폼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어요. 


한편 국내 청년 고용률은 2024년 기준으로 15-29세 기준 45.1%로 청년층의 고용 불안정과 구직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최근 자발적 구직 포기자도 많아지면서 기업들의 채용도 난항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AI 채용을 활용하는 기업은 2023년 기준 대기업은 38%, 중소중견기업은 약 19%로 기업들이 점차 AI를 활용하여 HR 부문에 도움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선에서 분석하면 채용 시장에서의 디지털 혁신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되는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출처: 캔바) 


효율적이면서 투명한 채용 프로세스 도입을 통해 지원자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면서 동시에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겁니다. 구직자 입장에서 채용 과정에서의 경험이 곧 기업에 대한 첫 인상으로 자리잡거든요. 아마추어같은 HR 담당자를 만나 채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지원자가 있다면 회사 생활을 할 때에도 ‘인사팀이 실력없어서..’라는 인상을 갖고 직장 생활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디지털 프로세스에 맞게 효율적이면서 공정한 과정을 보여준다면 지원자의 기업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습니다. 


현재의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좋은 연봉보다 좋은 경험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면접 안내 하나, 일정 조율 하나에도 기업의 브랜드 철학이 묻어나야 합니다. 신생 채용 솔루션 기업들이 주는 시사점은 단순한 기술 고도화가 아닌 ‘지원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습니다. 

 

결국 채용은 이제 기업의 HR 부서만의 일이 아닙니다. 고객 경험을 설계하듯 지원자 경험을 설계해야 합니다. 채용의 시작은 곧 브랜드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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