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

🏠 에어비앤비는 어떻게 ‘위험한 동거’를 ‘친구와의 만남’으로 바꾸었을까?

스토리빌더 아이언

2025.04.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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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의 집에서 잠을 잔다는 것.

지금 우리에게는익숙한 개념이지만, 에어비앤비가 시작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이를 낯설고 불안하게 느꼈습니다. 또한 당시 공유 숙박 시장에는 수많은 경쟁사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더 낮은 가격, 더 다양한 혜택을 앞세운 경쟁사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에어비앤비는 생존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아는 에어비앤비는 이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핵심 중에 하나는 바로 '브랜드 스토리'였습니다.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Belong Anywhere'라는 키워드로 핵심 가치를 재정의하고,
"낯선 곳에서도 우리 집처럼 느끼는 순간"들을 스토리로 전달해서,
공유숙박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을 '사람과 사람의 연결'로 전환했습니다.
이제부터 에어비앤비가 어떻게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신뢰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확보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에어비앤비에게 닥친 최악의 위기

에어비앤비가 시작했던 2008년, 호텔 이외의 장소에서 낯선 사람의 집에 머무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매우 생소하고 불안한 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안전성과 개인 정보에 대한 걱정으로 쉽사리 이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2011년 호스트의 집이 게스트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되는 사건으로 그나마 천천히 쌓여가던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렸습니다. 사건 이후 언론은 연일 "숙박 공유는 위험하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했고, 고객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기존 호텔 업계는 이 사건을 계기로 "역시 호텔이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강력히 홍보하며, 에어비앤비의 신뢰도를 흔들었습니다. 공동창업자 네이선 블레차르지크는 당시를 "하늘에서 땅으로 추락하는 데 일주일이면 충분했다"고 회고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 등장한 Wimdu를 비롯한 수많은 경쟁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고객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Wimdu는 단 6개월 만에 에어비앤비와 비슷한 수의 호스트를 확보하고 에어비앤비의 유럽 확장을 저지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기존 호텔 업계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안전과 신뢰를 내세워 숙박 공유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부각하며, 에어비앤비의 입지를 더욱 위협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선택한 돌파구, 브랜드 스토리

상황이 이렇다보니 에어비앤비는 단지 숙박을 제공하는 플랫폼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을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에어비앤비는 대대적인 리브랜딩으로 새로운 브랜드 내러티브를 내걸고, 차별화된 브랜드 스토리로 자신들만의 색깔을 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서비스의 본질을 재정의한 브랜드 내러티브 구축

에어비앤비가 가장 먼저 손을 댄 부분은 “왜 이 서비스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었습니다. 단순히 숙소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아니라, “낯선 곳에서도 집처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브랜드라는 사실을 내외부 모두가 재인식할 수 있어야 했죠.

그래서 탄생한 슬로건이 바로 ‘Belong Anywhere’. 이 다섯 글자에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어디서나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핵심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슬로건을 발표하면서, 에어비앤비는 기존의 서비스를 훨씬 더 “커뮤니티”에 가깝게 재정의했습니다.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호스트와 게스트가 만나 일상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라는 내러티브를 만들어간 것이죠. 이는 곧 “여행의 본질은 바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것”이라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었고,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낯선 공간의 불안을 스토리로 풀다

에어비앤비의 마케팅 전략은 단순히 “우리는 저렴한 숙소를 연결해드립니다”라는 기능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호스트와 게스트 간에 실제로 일어난 에피소드를 이야기화(UGC, User Generated Content)해 광범위하게 공유하면서, “낯선 곳에서도 마음 놓고 머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더욱 진정성 있게 전했죠.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호스트들이 제공하는 ‘집의 따뜻한 분위기’와 ‘지역 특유의 문화 체험’을 영상·블로그·SNS 등에 담아냈습니다. “화려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현지 호스트와 함께 식사를 나누고 친구처럼 어울리는 장면”을 강조함으로써, 기존 호텔이나 리조트와는 확연히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을 어필했습니다. 실제로 2014년 발표된 광고 캠페인 “Don’t Go There. Live There.”는 여행지를 소비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현지인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경험의 매력을 부각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 다른 대표 사례로, 베를린 장벽을 소재로 한 단편 애니메이션 ‘Wall and Chain’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이 베를린 장벽의 기억을 함께 나누며 새로운 우정을 쌓는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인데, 한때 독일을 분단시켰던 물리적 장벽이 ‘공유숙박’을 통해 상징적으로 허물어지는 장면을 연출하며 큰 공감과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이처럼 “단순 숙소 중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특별한 순간”을 보여주는 영상들은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감성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슈퍼볼 TV 광고로 주목받은 “WeAccept” 캠페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캠페인은 인종·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 사회적 이슈가 될 때, 에어비앤비가 ‘어디서나 모든 사람이 환영받을 수 있다’는 가치관을 내세워 서로 다른 배경의 호스트와 게스트가 만나 교류하는 장면을 통해 ‘포용’과 ‘연대’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는 광고 하나로만 끝난 것이 아니라, 실제 호스트 가이드라인 강화·차별 신고 시스템 개선 등 운영 정책과 연계되어 “브랜드가 단순히 말뿐이 아니라 실제 행동을 한다”는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Belong Anywhere”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단순 ‘보안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낯선 공간에서 느끼는 심리적 불안’을 해결해 주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위험한 동거'를 '친구와의 만남'으로 바꾸다

동시에 불안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호스트 신원 인증·게스트 리뷰 시스템·24시간 고객지원 등 운영 정책에 상당한 투자를 기울였죠. 에어비앤비가 내세운 “We’ve Got You Covered” 정책은 집을 훼손당한 호스트에게 재산 피해를 보상해주는 Host Guarantee 제도 등으로 구체화되어,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플랫폼이 책임진다”는 메시지로 안심을 줬습니다.

덕분에 호스트와 고객으로서는 “낯선 이”와 동거하는 위험 부담을 넘어, “새로운 친구와의 만남”이라는 매력적인 기대로 시선을 돌릴 수 있었던 거죠. **실제 호스트와 게스트의 만남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수없이 공유되면서, 불안은 점차 사라지고 “에어비앤비를 통해서는 어디든 내 집처럼 머물 수 있다”는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만든 폭발적인 성장

효과는 곧 숫자로도 드러났습니다. 2015년에는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고, 계속된 투자 유치를 통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2020년 IPO 당시에는 약 865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호텔 체인 대기업들을 뛰어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사용자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2015년 약 4천만 명이던 누적 게스트 수는 해마다 빠르게 증가해 2022년에는 약 10억 숙박일을 기록했습니다. 숙박 및 경험 예약도 2015년 72만 건 수준에서 2023년 약 4억 건으로 급증했으며, 매출 또한 2014년 약 $0.4억에서 2022년 $8.4억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더해서 ‘숙소 제공 플랫폼’에 머무르지 않고, 현지 요리 클래스·문화 투어·이벤트 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지역 문화와 커뮤니티 중심의 여행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7백만 개 이상의 활성 숙소를 보유하며, 220여 개국에서 호스트와 게스트를 연결하는 글로벌 트래블&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브랜드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공유숙박 = 불안”이라는 공식을 뒤집고, “공유숙박 = 사람을 잇는 따뜻한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장에 확립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냈습니다.


결국, 에어비앤비가 낯선 이와의 숙박에 대한 불안을 “전 세계가 사랑하는 여행 문화”로 바꿀 수 있었던 비결은,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에 있었습니다.

“왜 이 서비스를 시작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답하며 핵심 가치를 재발견했고,
호스트·게스트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로 스토리텔링의 힘을 극대화했으며,
내러티브와 함께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신뢰까지 확보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냈습니다.

여러분의 브랜드가 존재하는 가장 본질적인 가치는 무엇인가요?
진정한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바로 그 질문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앞으로도 '사람을 움직이는 스토리'에 대한 유익한 콘텐츠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Build Your Story] 뉴스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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