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콘텐츠 마케팅이 심상치 않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캐치! 티니핑'과의 콜라보를 예고했다. 단순한 굿즈 제작 수준이 아니라, 티니핑 애니메이션 안에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가 직접 등장한다. 5월 한 달 동안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는 티니핑과 함께하는 전시와 체험 콘텐츠도 운영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에도 ‘밤낚시’라는 콘텐츠로 주목을 받았다. 배우 손석구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2분짜리 숏무비로, 아이오닉 5를 활용했지만 영화 내내 차량 전체가 드러나지 않는다. 오직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해, 자동차가 주인공이 아닌 하나의 시선처럼 쓰였다. ‘밤낚시’는 국내외 단편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가 이처럼 콘텐츠 마케팅에 진심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콘텐츠 네이티브인 성장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서다. 90년대 중반부터 2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Z세대는 인지가 생긴 순간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해왔다. 이들은 콘텐츠를 통해 자라났기 때문에 광고보다 콘텐츠가 훨씬 더 익숙하다. 유튜브나 틱톡, AI와 함께 자라온 세대에게는 직설적인 광고보다는 흥미로운 콘텐츠로 다가가는 방식이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특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다. 오프라인 체험이 어렵고 가격도 높은 차량이라는 제품 특성을 고려해,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친숙도를 키우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 내 기아 역시 콘텐츠를 활용해 MZ세대와의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기아는 유튜브 채널 ‘KIA 사용설명서’를 통해 자동차 기능 설명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특히 쇼츠 콘텐츠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40세대가 선호하는 숏폼 콘텐츠 트렌드에 맞춰 ‘병맛’ 콘셉트의 유머 내레이션을 더해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재미까지 함께 전하고 있다. 소리를 끄면 단순한 기능 설명이지만, 소리를 켜면 웃음을 유발하는 내레이션이 흥미를 더하며 높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콘텐츠 마케팅은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려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롱텀 전략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이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 때문이다.
자동차는 구매주기가 긴 고관여 제품이다. 소비자는 기능이나 가격 외에도 브랜드가 주는 인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량을 선택한다. 특히 ‘하차감’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듯, 젊은 세대에게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자기 표현의 수단이다. 내가 타는 차, 그리고 그 차를 만든 브랜드의 이미지는 차량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전에는 TV 광고(TVC)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주요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그 역할을 콘텐츠가 대신하고 있다. 관심사가 다양해진 대중에게는 그들의 콘텐츠 소비 습관에 맞춰 브랜드가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영화, 애니메이션, 숏폼 등 다양한 콘텐츠 형태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 브랜드의 이미지 구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이 시대의 콘텐츠 소비 흐름에 맞춰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브랜드가 어떤 가치와 이미지를 남기고 싶은지를 꾸준히 보여줄 수 있다면, 사람들은 어느 순간 우리 브랜드의 팬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