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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 나이트> 로 본 셰프 브랜딩과 미식 경험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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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S 제공


 

영화 <빅 나이트>로 본 '셰프 브랜딩'과 '미식 경험'의 진화


최근 방영했던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필두로 안성재, 윤남노 셰프 등 스타 셰프들의 미디어 노출이 급증하며 외식업계는 전례 없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요리사'를 넘어, 자신의 철학과 스토리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죠. 안성재 셰프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모수'의 영업 재개 소식이나, 최현석 셰프가 '쵸이닷'을 통해 "재미있게 요리하자"는 모토를 실험하는 모습은 이러한 흐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처럼 '셰프'가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가 되고, '요리'가 삶의 가치와 철학을 담는 매개체로 인식되는 시대에, 1996년 작 <빅 나이트>는 우리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온 이탈리아 형제 요리사, 프리모와 세콘도의 이야기는 오늘날 마케터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1. 프리모의 신념: '진정성'이라는 이름의 궁극의 레시피 – ‘가치 소비’ 시대의 브랜드 철학

형 프리모는 타협을 모르는 장인입니다. 미국인의 입맛에 맞추라는 동생 세콘도의 현실적인 조언에도 "내 일을 희생하면, 그 일은 죽어. 그리고 내가 내 일을 희생하면, 나도 죽는 거야."라며 자신의 요리 철학을 고수합니다. 그에게 요리는 생계 수단을 넘어선 자부심이자 정체성입니다.

마케팅 인사이트
프리모의 모습은 오늘날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맞닿아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을 넘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스토리에 공감하고 지갑을 엽니다. 안성재 셰프가 <흑백요리사>를 통해 '파인다이닝'의 본질과 자신의 여정을 이야기하며 대중의 호응을 얻은 것처럼, 브랜드의 '진정성'과 '신념'은 강력한 차별화 요소가 됩니다.
마케터는 단순히 트렌드를 좇거나 단기적 성과에 매몰되기보다, 브랜드만의 확고한 철학을 정립하고 이를 일관되게 전달해야 합니다.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할 때, 브랜드는 프리모의 요리처럼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미닝아웃(Meaning Out)' 트렌드와도 연결되며, 브랜드의 사회적 가치나 신념에 동조하는 소비자를 팬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2. 세콘도의 고민과 파스칼의 성공: ‘시장 적응’과 ‘브랜드 정체성’ 사이의 줄다리기

동생 세콘도는 형의 요리 실력을 믿지만, 당장의 생존을 위해 현실적인 고민을 합니다. 그는 건너편 파스칼의 레스토랑이 미트볼 스파게티 같은 '미국식 이탈리아 요리'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을 보며 변화를 모색합니다. 파스칼은 철저히 현지화된 메뉴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사업가형 셰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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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콘도의 고민은 모든 브랜드가 겪는 '시장 적응(Market Adaptation)'과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 유지 사이의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파스칼의 성공은 타겟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요즘 셰프들이 유튜브나 예능에 적극적으로 출연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도 일종의 '시장 적응' 전략입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타협은 브랜드의 본질을 흐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핵심 가치'를 지키면서 유연하게 변화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최현석 셰프가 '쵸이닷'에서 실험적인 요리를 선보이면서도 "재미있게 요리하자"는 자신의 철학을 녹여내는 것처럼, 브랜드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이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과도 유사합니다.



3. 최후의 만찬 ‘빅 나이트’와 ‘팀파노’: ‘경험’으로 전달하는 브랜드의 모든 것

형제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유명 가수를 초청해 ‘빅 나이트’라는 성대한 만찬을 준비합니다. 이 만찬의 하이라이트인 ‘팀파노’는 파스타, 쌀, 고기, 채소 등 다양한 재료가 층층이 쌓여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요리입니다. 투박한 겉모습과 달리, 잘랐을 때 드러나는 화려하고 정갈한 단면은 형제의 모든 열정과 기술, 그리고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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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나이트’는 단순한 식사가 아닌, 형제의 모든 것을 건 ‘궁극의 경험’입니다. 팀파노는 그 경험의 정수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콘텐츠’고요. 이는 오늘날 '경험 경제(Experience Economy)' 트렌드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소유하는 것을 넘어,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구매하고자 합니다. 미슐랭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셰프의 스토리가 담긴 요리를 맛보는 것은 단순한 음식 소비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마케터는 고객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과 '경험'을 설계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는 레스토랑의 분위기, 서비스, 스토리텔링, 그리고 음식의 맛과 프레젠테이션 등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가능합니다. 고객이 브랜드의 ‘팀파노’를 경험하고, 그 안에 담긴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안성재 셰프의 '모수'가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 그의 철학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4. "이 요리는, 이 인생은, 진짜였다고.": '진정성 마케팅'과 '팬덤 구축'

영화의 마지막,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형제는 서로를 다독이며 계란 프라이를 나눠 먹습니다. 비록 빅 나이트가 기대했던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지라도, 그들이 선보인 요리와 그 과정만큼은 ‘진짜’였습니다. 이는 상업적 성공 여부를 떠나,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최선을 다한 이들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마케팅 인사이트
소비자들은 이제 화려한 광고보다 브랜드의 ‘진정성’ 있는 모습에 더 크게 반응합니다. 셰프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여정이나 요리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모습에 대중이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안성재 셰프가 '영국남자' 채널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매력, 최현석 셰프의 꾸준한 예능 활동은 그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며 팬덤을 형성합니다.
마케터는 완벽하게 포장된 모습만을 보여주기보다, 브랜드의 비하인드 스토리, 실패와 극복의 과정, 그리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진솔하게 공유함으로써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쌓아야 합니다. 이러한 '진정성 마케팅'은 단기적인 매출 상승을 넘어, 브랜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충성도 높은 팬덤을 구축하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고객은 브랜드의 여정에 함께 참여하고 지지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5. 마케터에게 던지는 <빅 나이트>의 질문: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맛’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가?

영화 <빅 나이트>와 오늘날 외식업계를 뜨겁게 달구는 셰프들의 이야기는 마케터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브랜드는 고객에게 어떤 ‘잊을 수 없는 경험(The Big Night)’을 제공하고 있는가?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철학을 가장 잘 나타내는 ‘팀파노’ 같은 시그니처 제품/서비스는 무엇인가?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브랜드만의 ‘진짜 정체성(Primo's belief)’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팬’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빅 나이트>의 형제가 혼을 담아 요리했듯, 브랜드 역시 자신만의 ‘진짜 이야기’와 ‘진정성 있는 경험’을 고객에게 전달할 때, 비로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요리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삶을 담아내는 예술이 되듯, 마케팅 또한 그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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