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여행사 직원의 시선

여행의 감성을 소비로 전환한 핀터레스트의 전략🧭

쥰쓰

2025.06.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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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어느 특정 여행지의 이름도, 구체적인 정보도 없이, 누군가가 공유한 사진 한 장, 그 안에 담긴 '분위기'에서 마음이 먼저 움직이곤 합니다. 눈부신 햇살 아래의 그림 같은 테라스, 소박하지만 정감 넘치는 골목의 벽화, 한 손에 커피를 든 채 유유히 걷는 낯선 도시의 리듬. 어디인지 정확히 몰라도 ‘이런 순간 속에 나도 있고 싶다’는 강렬한 감정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그 순간의 감정을 핀터레스트 보드에 핀으로 꽂아 저장합니다.

 

이것은 사소한 행동 변화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행을 계획하고 소비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합니다. 요즘의 여행은 더 이상 명확한 목적지를 설정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감을 주는 이미지를 '저장'하는 행위에서 시작됩니다. 정확한 정보나 효율적인 동선보다 먼저, 내가 경험하고 싶은 '장면'과 '감정'을 탐색하고, 그것들을 중심으로 비로소 여정을 설계하는 시대.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 이미지 기반 플랫폼 핀터레스트(Pinterest)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 감성을 설계하는 보드 한 장이 여행의 시작이 되다

 

예전의 여행 계획이 엑셀 시트 위 빼곡한 일정표와 체크리스트로 상징되었다면,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꿈꾸는 풍경과 분위기를 먼저 핀터레스트에 담습니다. ‘파리의 새벽 베이커리 투어’, ‘후쿠오카 골목의 레트로 감성 산책’, ‘모로코 사막에서의 황금빛 일몰 피크닉’ 그렇게 저장된 수많은 이미지(핀)들은 단순한 스크랩을 넘어, 하나의 일관된 테마와 감성으로 엮인 개인 맞춤형 ‘여행 보드’가 됩니다. 그리고 이 보드는 곧, 취향과 감성의 조각들로 정교하게 꿰어진 ‘나만의 여행 설계도’가 됩니다.

 

특히 비주얼 콘텐츠에 민감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여행은 더 이상 정형화된 정보의 집합이 아니라 체험하고 싶은 '분위기' 그 자체입니다. 논리적인 정보보다 직관적인 감정이, 기계적인 효율성보다 나만의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연출'이 훨씬 중요합니다. 핀터레스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흩어진 감성과 영감을 시각적으로 ‘디자인하고 편집’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도구로 기능하며, 숙소의 무드부터 여행 가방 속 아이템, 맛집에서의 순간까지 모든 것을 하나의 보드 위에 감각적으로 큐레이션할 수 있게 합니다.

 

 

 

 

 


🧳 감정의 저장에서 소비로 연결되는 여정

핀터레스트는 단순한 ‘감성 이미지 저장소’를 넘어, 실제 여행 준비의 전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실용적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여행지의 전체적인 무드를 담은 보드를 시작으로, 짐 싸기 팁과 상황별 코디를 이미지로 수집하고, 이동 동선이나 예산 계획까지 모든 준비 과정을 시각적으로 플래닝합니다. 나아가 이 모든 과정을 친구나 가족과 공유하고 함께 편집하는 협업 기능도 제공합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핀터레스트가 단순한 계획 도구를 넘어 실질적인 '구매 전환'까지 유도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지 속에 담긴 상품 정보를 바로 확인하거나 구매 링크로 연결되는 기능, 그리고 쇼핑 가능한 핀, 컬렉션 광고 등은 사용자가 '저장한 감정'을 실제 소비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줍니다. 여행 관련 상품(숙소, 항공, 투어)의 직접적인 예약은 외부 플랫폼에서 이루어질 수 있지만, 핀터레스트는 그 출발점을 제공하는 '영감의 입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 브랜드는 이제 장면을 설계해야 한다

여행 관련 브랜드에게 핀터레스트는 단순한 이미지 홍보 채널이 아닙니다. 아직 경험하지 않은 장소에 대한 감정적 ‘기대’를 시각화하는 무대이자, 브랜드가 고객의 여정에 가장 먼저 등장할 수 있는 '상상 속 장면'의 출발점입니다. 특히 감성적 무드를 중시하는 부티크 호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게 핀터레스트는 고객의 꿈의 여행 보드에 브랜드를 ‘저장’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접점입니다.


이러한 전략을 실제로 실행에 옮긴 대표적 사례가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Kimpton입니다. Kimpton은 브랜드의 예술 작품과 인테리어 무드를 보여주는 공식 Pinterest 보드를 운영하며, 고객의 감성적 취향을 정교하게 공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Kimpton은 사용자 보드 데이터를 분석해 선호 무드·색감·여행 스타일 등을 파악,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 스타일을 조정하거나 프로모션 테마를 기획하는 등 고객의 감정 흐름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왔습니다. 


즉, 브랜드가 사용자의 감정 보드 속 ‘한 장면’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여행이라는 감정적 경험의 일부로 기억되는 마케팅이 될 수 있습니다. 👉 Kimpton Art Pinterest Board

 

 




🔍 여행 마케팅의 새로운 시그널

이제 여행 마케팅은 ‘어디를 소개할 것인가’보다, ‘어떤 감정을 저장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핀터레스트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여행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브랜드가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검색에서 시각 탐색으로: 소비자들은 텍스트 기반 정보보다 감각적인 이미지로부터 더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여행 브랜드는 이제 '저장하고 싶은' 고품질의 시각 콘텐츠 제작에 집중해야 합니다.

 

✔️저장에서 감정 설계로: 사용자들은 보드에 이미지를 저장하며 자신만의 여행을 '디자인'합니다. 브랜드는 이 감성 큐레이션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자신을 위치시켜야 합니다.

 

✔️감성 콘텐츠의 커머스 연결: 핀터레스트는 감성을 유발하는 콘텐츠에서 바로 상품 정보와 구매로 이어지는 기능을 강화하며,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1회성 접점에서 기억 기반 유입으로: 사용자의 보드에 저장된 콘텐츠는 지속적인 회상과 공유를 유도하며 브랜드의 장기적 '기억 자산'으로 작용합니다.

 

✔️ 플랫폼형 콘텐츠 생태계의 부상: 핀터레스트는 콘텐츠, 커머스, 커뮤니티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플랫폼입니다. 브랜드는 '네이티브 콘텐츠 전략'을 통해 플랫폼과 자연스럽게 동행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소비자의 ‘로망’을 어떻게 시각화하고, 그 감정의 첫 저장소 안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가입니다. 여행 마케팅은 이제, 정보의 나열이 아닌 ‘기억될 감정의 설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여행은 더 이상 특정 장소를 판매하는 산업이 아닙니다. 그것은 고객이 그 장소에서 어떤 감정을 경험하게 될지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핀터레스트 보드에 저장되는 순간, 하나의 '기억 자산'이 완성되고 또 다른 여정을 자극하는 순환이 시작됩니다.

 

핀터레스트는 그 감정 설계의 출발점이자 여정의 저장 버튼입니다. 그렇다면 여행 산업이 마주한 진짜 질문은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고객의 어떤 장면 속에, 어떤 감정으로 기억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진지한 탐색과 실험이야말로, 플랫폼 시대를 살아가는 여행 브랜드가 선택해야 할 마케팅이 아닐까요?

 


썸네일, 본문 이미지 소스 출처: Unsplash

캡쳐사진: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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