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외로 단순하다. 높은 클릭률과 긴 시청 지속 시간. 사람들이 클릭하게 만들고, 클릭했다면 영상 끝까지 보게 하면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람들이 눌러보고 싶은 ‘썸네일과 제목’을 만들고, 중간에 이탈하지 않도록 영상 구조를 잘 설계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있다. 이런 지표들만 바라보며, 오랫동안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클릭률’, ‘시청률’, ‘전환률’ 같은 수치는 명확한 목표가 된다. 이 지표들을 해석하고 개선해가는 일은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지기에 분명 중요하다. 일종의 게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 판을 깨고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유튜브에서 3.8억 여 명이 지켜보는 미스터 비스트는 이 게임의 고수다.
하지만 이런 지표만 쫓다 보면, 결국 잘 팔리는 공산품 같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 크리에이터로 남고 싶다면, 이 지표를 넘어 ‘내가 왜 이걸 만드는가’, 즉 나만의 존재 이유(raison d'être) 를 고민해야 한다. 알고리즘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창작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창작자가 스스로 ‘중요하다’고 느끼고 ‘의미 있다’고 여기는 콘텐츠여야만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지속성’이 쌓이면, 결국 나만의 취향이 형성된다. 그리고 그 취향은 비슷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긴다.
단기적으로는, ‘나’를 지우고 데이터에만 몰입한 사람들보다 느리고,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팔로워 수에서 밀릴 수도 있다. ‘내 방식이 틀린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생긴다. 하지만 결국 당신의 콘텐츠를 진심으로 소비하고, 당신의 활동을 지지할 사람은 수백만의 얕은 구독자가 아니라, 수천 명의 진성 팬이다. 취향을 분명히 드러낸 사람만이, 필터링을 거친 진성 구독자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숫자의 크기보다 밀도가 중요하다. 초조해할 필요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당신이 싫어하는 방식으로 성공하면, 그건 성공이 아니라 고통이다. 하하가 성시경에게 한 조언이 이를 잘 보여준다. “네가 하고 싶은 걸로 유튜브 해야 해. 하기 싫은 걸로 성공하면, 그걸 억지로 계속해야 하잖아.” 이 말이 정확하다. 돈이 되는 일이더라도, 하기 싫으면 오래 못 간다.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건, 결국 크리에이터로 남기 어렵다는 뜻이다.
크리에이터는 단거리 선수가 아니다. 콘텐츠 하나하나는 야구로 치면 한 번의 스윙이다. 헛스윙도 있고, 안타도, 홈런도 있지만, 중요한 건 그 모든 스윙이 쌓여야 야구선수로 인정받는다는 점이다. 크리에이터 역시 그렇다. 10년 이상의 긴 시간의 지평 속에서만 진짜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
결국 선택이다. 히트 콘텐츠를 남길 것인가, 사랑받는 크리에이터로 남을 것인가. 그 갈림길은 당신이 바라보는 시간의 지평, 그리고 그 시간을 채워갈 지속성 있는 콘텐츠가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