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매거진

10년, 20년 후 미래 산업? 속도와 신기술 보다 '이것'에 집중해야🤔

  • 106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0
  • 0

기술과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다음 혁신과 트렌드를 좇고 있다. 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이 삶과 비즈니스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지만,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10년, 20년 후에도 지속적으로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진정한 변화의 동력은 어디에서 올까? 속도와 신기술이 아니라,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디지털 혁신의 이면, 균형의 필요성

 

AI가 모든 것을 바꿀 것처럼 여겨지는 시대다. 실제로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3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효율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중요해지는 가치들이 있다. 바로 인간의 감성, 경험, 물리적 실체, 신뢰 같은 본질적 요소들이다. 편리한 앱 경험만으로는 고객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수 없으며, 실제 제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물류 시스템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디지털과 물리적 세계의 균형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CES 2025에서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언급한 ‘물리적 AI’의 부상은 이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 디지털과 물리적 세계의 균형점을 찾아 시너지를 창출하고, 기술 혜택을 실생활의 가치로 전환하는 데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CES 2025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인공지능의 발전 단계를 설명하며, AI가 인식형 AI에서 생성형 AI를 거쳐 이제는 처리·추론·계획·행동이 가능한 물리적 AI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CES 2025

 

 

 

기술과 본질의 융합

 

10년 뒤 미래 산업의 성공은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기술이 삶과 사회 시스템에 얼마나 깊이 녹아들어 실질적 가치를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6G 통신은 빠른 속도와 초저지연성을 넘어 자율주행차, 원격 수술, 메타버스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특히 양자 통신 기술과 결합하면 절대적 보안성을 갖춘 초연결 사회의 기반이 구축된다. 지속가능한 제조업 또한 미래 산업의 필수 요소다. 제조업은 효율성뿐 아니라,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자원을 순환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첨단 바이오 소재와 나노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 디지털 트윈을 통한 공정 최적화, AI 기반의 순환 경제 모델 같은 근본적 변화가 요구된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는 걸 넘어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고령화 심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도시 문제 해결 같은 영역은 기존 산업 방식으로는 완벽히 대응 하기 어렵다. 유전체 분석과 AI 기반 진단 시스템이 결합된 정밀 헬스케어, 도시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시티 솔루션, 시민 참여형 인프라 구축 등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다.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적이 있다.

 

 

 

고객 경험 혁신과 첨단 기술의 만남

 

디지털 혁신 시대, 고객 경험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그러나 진정한 혁신은 첨단 기술과 인간적 가치를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예컨대 생성형 AI는 개인화된 추천과 상담이 가능하지만, 오프라인 공간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이나 감성적 응대가 더해질 경우 고객은 깊은 만족과 브랜드 충성도를 느낀다. 미래의 소매업은 AR 가상 피팅, 자율 배송, 생체 인식 결제 같은 기술을 적극 도입하되 매장 디자인이나 제품의 질감과 향기 그리고 직원의 전문성과 공감 능력 같은 아날로그 요소와 균형을 이루어야 성공할 수 있다.

 

애플 같은 기업이 디지털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매장의 물리적 경험을 강조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애플스토어는 단순한 유통 공간을 넘어 고객이 제품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브랜드의 무대’로 설계했으며, 이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수익성에도 기여했다. 실제로 애플은 매장당 평균 매출에서 글로벌 리테일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전환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대표적 경험 중심 브랜드인 애플은 매장에서의 물리적 경험을 중시한다. 1927년 개장했던 아르데코 시절의 극장을 리모델링한 LA 플래그십 애플 타워 시어터 ©APPLE

 

 

전문가에 따르면 이러한 매장 경험 중심 전략은 단기적 온라인 전환 효율보다 장기적 고객 생애 가치LTV를 높이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 서비스 분야도 AI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 맞춤형 자산 관리와 리스크 분석을 제공하지만, 중요한 재정적 결정에서는 인간 전문가의 직관과 경험 및 윤리적 판단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서비스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고객 여정과 서비스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ESG 경영과 첨단 기술의 상생 모델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첨단 기술은 ESG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기업의 공급망 전체에서 탄소 발자국과 사회적 영향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최적화하며, 디지털 트윈 기술은 공장과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윤리적 소싱과 지속 가능한 생산과정을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게 한다. 다만 ESG 관련 기술이 지닌 환경적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AI 모델 학습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데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진정한 지속 가능성은 기술 자체의 환경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그 기술을 통해 더 큰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할 때 이뤄진다. 저전력 AI 칩, 친환경 데이터 센터, 재생에너지 기반 컴퓨팅 등은 이를 위한 필수적 혁신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를 철저히 분석하고, 자원 효율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며, 지속 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신시장을 개척하는 등 ESG와 비즈니스 성과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기업이 미래의 진정한 리더가 될 것이다.

 

 

 

깊이와 균형의 산업 생태계 구축

 

앞서 언급한 다양한 미래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디지털 혁신과 본질적 가치의 균형이 핵심이다. 아마존과 쿠팡은 단기적 효율성에만 치우치지 않고, 장기적 안목에서 물류 인프라와 기술 투자를 병행하며 산업의 ‘깊이’를 쌓아왔다. 이들은 단순히 빠른 배송을 위한 기술 기업이 아니라, 고객 경험 전반을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는 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컨대 아마존은 자체 물류 네트워크와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을 통해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했고, 쿠팡 역시 풀필먼트 센터와 로켓배송 시스템을 자체 운영하며 ‘속도’와 ‘신뢰’ 모두를 확보했다.

 

 


미래 산업의 성공에는 디지털 혁신과 본질적 가치의 균형이 중요하며, 아마존은 기술과 물류 인프라를 결합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처럼 기술 효율성과 물리적 시스템 구축의 균형 잡힌 전략은 미래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며, 표면적 성과를 넘어 깊이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낸다. AI는 분석과 자동화에 강하지만, 감성·창의성·윤리 판단 같은 인간 고유의 가치는 대체할 수 없다. 진정한 혁신은 인간과 AI의 상호 보완적 협력에서 비롯된다. 소비자는 점점 감성적 만족과 인간적 연결을 중시하며, 이를 충족하는 오프라인 매장과 맞춤형 서비스 그리고 감성적 디자인은 강력한 차별화 요소가 된다. 기술만으로는 어려운 영역에 물리적 경험을 더하면, 고객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이 열린다. 결국 지속 가능한 미래 전략은 인간 중심의 가치와 기술이 깊이 있게 결합될 때 완성된다.

 

미래는 단지 빠르고 똑똑한 기술의 총합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얼마나 인간의 삶과 조화를 이루고,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며, 우리 일상 속에 깊이 뿌리 내리는지다. AI와 양자 컴퓨터 같은 혁신 기술의 힘은 결국 인간적 필요를 충족하고, 지속 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완성된다. 이제 속도 경쟁에 치우치지 않고 기술혁신과 본질적 가치 사이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 기술의 혜택이 사회 전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산업을 준비해야 할 때다.

 

 

 

글. 정지훈(미래학자, Asia2G Capital 제너럴 파트너)

  • #미래
  • #기술
  • #지속가능성
  • #디지털
  • #균형

추천 콘텐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