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경영

에펠탑보다 유명한 에펠탑 상인, 파코의 장사법

2025.09.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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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최근 파리에 놀러 간 한국 관광객들이 에펠탑보다 더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에펠탑 모형의 열쇠고리를 판매하는 세네갈 출신의 상인, '파코'인데요. 한국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파코의 장사법을 알아봅니다.

 

 

 

최근 파리에 놀러 간 한국 관광객들이 에펠탑보다 더 찾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에펠탑 모형의 열쇠고리를 판매하는 세네갈 출신의 상인, '파코'인데요. 사실 파리 에펠탑에 놀러 가본 사람이라면 상인들을 조심하라는 말은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제 가격보다 훨씬 더 비싸게 판매해서 덤터기를 쓸 수도 있고, 더 심하게는 사기를 치는 장사꾼들도 많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파코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파코는 한국인이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로(?)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합니다. '어머님 왜 그래~', '내가 전생에 한국 사람이었어~' 등 한국어를 깊이 공부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뉘앙스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능글맞게 구사하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파코는 사투리를 쓰는 한국인 가이드 친구를 통해 한국어를 배웠다고 하는데요. 한국 사람들은 사투리를 쓰는 파코가 신기해서 굳게 닫힌 마음도 스르르 열게 됩니다. 어쩌면 파코가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를 배운 것이 신의 한 수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둘째,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예쁘게 찍어줍니다. 사실 저는 2013년에 파리에 놀러 갔다가 사진을 찍어준다는 한 사람의 말을 믿고 덜컥 사진을 찍었다가 돈을 지불하라고 해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어요. 어쩔 수 없이 돈을 지불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프랑스라는 나라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게 된 이유입니다. 또, 외국인 관광객 분들께 사진 촬영을 요청드렸는데 평행이 맞지 않거나 제가 의도했던 랜드마크가 전혀 나오지 않는 등 한국인들이 찍는 사진의 감성과 너무 달라서 당황하기도 했는데요. 파코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에 맞게, 화려한 촬영 테크닉으로 한국인 관광객들이 스스로 지갑을 열게 만듭니다. 

"파코에게 열쇠고리를 안 살 수가 없어요"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려면 고객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설득하라'라고 하죠. 파코는 이 말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실제로 파코를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 파코가 정말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열쇠고리를 판매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소 비싼 가격일지라도 여행을 온 관광객들은 이미 파코의 서비스 정신을 통해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에 더 많은 값을 지불하는 데 있어서도 그리 거부감이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파코는 놀랍게도 한국어만 잘 구사하는 것이 아닌데요. 필리핀어, 인도네시아어 등 에펠탑에 찾아오는 수많은 나라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열쇠고리를 판매합니다. 관광객들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인보다는, 자신의 언어로 먼저 다가오는 파코에게 열쇠고리를 더 사고 싶어지겠죠.

기피 대상이었던 상인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꿔놓은 파코를 보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배웁니다. 저는 세상의 많은 일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가 하는 일도,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인이라면 내가 쓴 기획안을 상사가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마음을 움직여야 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내 글을 사람들이 끝까지 읽도록 마음을 움직여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와 특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로 다가가야 합니다. 마치, '봉지'를 '봉다리'라고 말하는 파코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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