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무신사와 29CM, 비슷한 듯 다른 확장 공식

2025.09.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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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대세감을 노리는 무신사와, 취향을 파고드는 29CM

 

design by 슝슝 (w/ChatGPT)

 

아래 글은 2025년 09월 03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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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또 다른 둘
무신사의 확장 속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주에는 중고 패션 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를 론칭 하며 본진인 패션에서 영향력을 넓히더니, 이번 주에는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열며 카테고리 확장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이 열기는 29CM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리빙 시장을 겨냥해 ‘이구홈 성수’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아동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구키즈 성수’까지 열었습니다.

즉, 두 플랫폼 모두 패션이라는 단일 카테고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꾸준히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셈인데요.  다만 같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확장을 풀어내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어,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꽤 흥미로운 대비가 드러납니다.


대형 방송 무신사, 심야 방송 29CM
두 플랫폼의 공통점은 ‘브랜드’에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플랫폼도 함께 커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하죠.  실제로 이번 무신사 뷰티 페스타 참여 브랜드의 86%가 중소 규모였고, 그중 28%는 론칭 3년 미만의 신진 브랜드였습니다. 29CM의 ‘이구키즈 성수’ 역시 국내 디자이너 키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꾸려졌고요.

하지만 방식을 보면 확연히 다릅니다. 무신사는 황금 시간대의 대형 음악 방송처럼 최대한 많은 시선을 끄는 무대를 만들고, 여기에 브랜드를 올려줍니다. 반대로 29CM는 심야 음악 방송에 가깝습니다. 소수지만 취향이 맞는 고객과 브랜드를 깊게 연결하는 무대를 지향하죠.

이번  ‘무신사 뷰티 페스타’는 그런 무신사의 방식을 집약한 사례 였습니다. 성수 일대가 홍보물과 팝업으로 뒤덮였고, 메인 팝업 스토어만 해도 660평 규모에 달했습니다.  성수를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삼아 브랜드가 단숨에 이름을 알릴 기회를 제공한 겁니다.  에스파 카리나를 모델로 기용해 빠르게 인지도를 끌어올린 것도 대형 캠페인에 능한 무신사다운 선택이었고요.

같은 회사, 같은 성수였지만 둘이 브랜드를 알리고 키우는 방식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반면 29CM는 훨씬 차분합니다. ‘이구홈 성수’도 그랬고, 이번 ‘이구키즈 성수’ 역시 요란한 이벤트는 없었습니다.  대신 마치 심야 음악 방송처럼 색깔 있는 무대를 지향했죠.  취향에 맞는 큐레이션으로 고객과 브랜드를 끌어들였고, 실제 입점 브랜드 상당수는 무신사에는 없는 곳들이었습니다. 자신들의 개성을 존중받을 수 있다고 본 브랜드들이 29CM를 택한 겁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29CM가 처음으로 연  대형 행사 문구 페어, 인벤타리오 입니다.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확실한 마니아 층이 있는 ‘문구’ 카테고리에 집중해 성과를 낸 건 너무나도 29CM 다운 선택이었죠.


오프라인에서 다시 모입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확장해 온 무신사와 29CM지만, 다시 만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오프라인입니다.   과거 카테고리 확장의 핵심 수단이 TV 같은 전통 매체 광고였다면, 이제는 오프라인 경험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죠.  컬리가 뷰티컬리 론칭 때 블랙핑크 제니를 앞세워 대규모 광고를 집행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무신사 뷰티 역시 카리나를 모델로 기용했지만, 효과를 극대화한 건 영상 광고가 아니라 성수 전역을 채운 옥외 광고와 현장 경험이었습니다. 작년에는 카리나를 직접 행사장에 불러 화제성을 높이기도 했죠. 29CM 또한 리빙과 키즈 전문 매장을 성수에 열어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단순 인지도를 넘어서 구매 경험까지 주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별도 매장이 없는 신진 브랜드들에겐 이런 접점이 절실한데, 실제로 무신사 뷰티 페스타 참여 브랜드의 80%, 이구키즈 성수 입점 브랜드의 70% 이상이 단독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런 시도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두 플랫폼 모두 성수 내에서 새로운 공간을 꾸준히 열고, 때로는 기존 매장의 성격을 바꿔가며 활용하고 있죠.   무신사는 아예 팝업 전용 공간을 여러 개 두었고, 29CM는 TTRS를 ‘이구홈 성수’로,  첫 상설 매장이었던 '이구성수' 는 ‘이구키즈 성수’로 변신시키며 과감한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결국 지금은 매체 광고보다 오프라인 경험이 더 큰 효과를 내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그 무대가 바로 성수입니다. 이곳을 선점하고 활용하여 계속해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무신사와 29CM, 이들의 카테고리 확장이 흔들림 없이 진행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네요.

트렌드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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