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싸움에서 이기는 의외의 방법(ex. 연봉협상)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재판의 승소도 결정짓는 글쓰기는, 인생을 더 잘 살기 위한 필수 능력입니다. 인생은 누군가 나를 위해 대신 싸워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고 싸울 수 있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말싸움을 잘해야 하는 직업 중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변호사'를 꼽을 수 있을 거예요. 변호사라고 하면 말로 싸우는 직업인 것 같지만, 실제 재판은 1~2분 정도만에 끝나기 때문에 사실상 서면의 퀄리티로 승소가 결정이 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양나래 이혼 전문 변호사는, 변호사라면 글을 잘 써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특히 형사 사건보다 이혼 사건은 감정적인 글쓰기도 필요한데, 가령 '가정 폭력에 시달렸습니다'가 아니라 '어린 자녀를 생각하며 버텼습니다'와 같이 설득력 있게 호소하는 스킬이 필요하죠.
재판의 승소도 결정짓는 글쓰기는, 인생을 더 잘 살기 위한 필수 능력입니다. 인생은 누군가 나를 위해 대신 싸워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고 싸울 수 있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목소리만 커도 이긴다고요? 저 역시도 살면서 목소리만 키우며 싸우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봐왔어요. 하지만 결국 속 빈 강정은 탈로 나기 마련이고, 글로 정리될 수 없는 말은 사람들의 마음을 결코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특히 직장 안에서라면 더욱더 그랬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말싸움을 잘 못하는 게 콤플렉스였어요. 불편한 상황에 직면하면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 논리적으로 말이 잘 나오지 않더라고요. 잽을 날리긴 날리는데 유효타가 하나도 없달까요. '말싸움'은 꼭 누군가와 다투는 상황만 뜻하지는 않습니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를 때, 내가 좀 더 유리한 몫을 챙기기 위해 불가피한 논쟁과 협의가 필요할 때도 있죠. 그럴 때 내 생각을 말로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한 채 상황이 끝나버리면 분하고 억울했어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졌으니까요.
그런 제가 언제부턴가 말싸움 실력이 늘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였는데요. 말로 싸우기 전에 먼저 직면한 상황을 글로 정의를 내린 다음, 내가 날릴 수 있는 잽과 펀치를 글로 나열했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날릴 수 있는 잽과 펀치도 예상을 해보고, 어떻게 방어할 수 있을지 말이 아닌 글로 적었죠. 그렇게 완벽히 준비된 한 장 짜리 문서를 들고 링에 들어가면 높은 승률로 이겼습니다. 질 때 지더라도 최소한 분하게 지진 않았죠.
예를 들어, 연봉 협상을 하는 자리라고 가정해 볼게요. 저는 연봉 5,000만 원을 받고 싶은데, 회사는 4,000만 원을 주고 싶어 해요. 저는 이 상황을 단순히 '연봉 협상'이 아니라 '1000만 원의 격차를 좁히는 협상'이라고 정의를 내릴게요. 그다음, 내가 왜 5,000만 원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글로 적어봅니다. 회사가 앞두고 있는 OO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리드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든지, 이전에 비슷한 산업에서 업무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든지. 회사에서는 4,000만 원을 줄 수밖에 없는 근거를 제시하겠지만, 나의 근거가 탄탄하다면 5,000만 원까지는 아니더라도 4,500만 원 선에서 협의를 해볼 여지가 생기겠죠.
말싸움을 앞두고 계신가요? 종이와 펜을 들고 그 상황에서 한 발짝 떨어지세요. 휴대폰을 들고 잠시 화장실로 가는 방법도 좋습니다. 상황에서 멀어지면 갑작스러운 감정의 동요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했다면 이제 메모장에 쓰세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여러분만의 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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