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대신 강아지?! 젠틀몬스터의 남다른 공간 전략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성수동에 세워진 젠틀몬스터의 신사옥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브랜드 전략의 상징이었어요. 젠틀몬스터가 어떻게 ‘공간’을 전략적 자산으로 만들고 오프라인을 가장 강력한 브랜딩 무대로 활용했는지 함께 살펴볼게요!
📮야근중 뉴스레터로 발행한 아티클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오프라인 마케팅 인사이트를 찾아 이곳저곳 뛰어다니는 야근중입니다🏃
SF 영화에서 볼 법한 외관, 늘어져 자는 강아지, 미래에서 온 듯한 로봇까지... 혹시 님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공간이 있으신가요? 네 맞아요! 바로 최근 성수동에 문을 연 젠틀몬스터의 모기업,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신사옥 ‘하우스 노웨어’에요.
하루에도 몇 번씩 피드에 등장하는 이 강아지가 제 호기심을 자극해 결국 직접 찾아가 봤는데요. 막상 들어가 보니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분명 소개 글에서는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여러 브랜드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리테일 공간이라고 했는데, 제품이 진열된 매대는 잘 눈에 띄지 않고 마치 미술관에 온 것처럼 내부가 온통 예술 작품들로 채워져 있는 거예요.
“대체 왜 젠틀몬스터는 이렇게까지 공간에 집착할까? 공간으로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거지?🤔”
그래서 오늘 레터에서는 젠틀몬스터가 어떤 오프라인 전략으로 성장해 왔는지 단계별로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젠틀몬스터의 전략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님의 브랜드가 앞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여기서 더 흥미로운 건, 1층 전시 공간에는 브랜드 제품을 일절 배치하지 않고 오로지 예술 작품만 채워 넣었다는 점이에요. 안경을 판매하는 상업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보다 문화적 경험에 가치를 두어 매력적인 공간으로 보이게끔 한 거죠. 사람들은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계속해서 매장을 찾았고 어느 순간 홍대 젠틀몬스터 매장에 방문하는 행위는 하나의 문화생활처럼 자리 잡게 됐어요. 이는 같은 공간이라도 끊임없이 변화를 주면, 그 자체가 곧 브랜드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프로젝트였어요.

이후 신사동에서 시작된 게 바로 BAT 프로젝트예요. 퀀텀 프로젝트와 달리 아트라는 주제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콘텐츠를 젠틀몬스터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콘셉트 스토어인데요. 이곳에서 젠틀몬스터는 제품을 전혀 판매하지 않고 오직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경험하게 하는 데에만 집중했습니다. 판매라는 제약이 없으니 훨씬 자유롭고 실험적인 공간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었어요.

이처럼 옥수수밭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젠틀몬스터가 직접 선정해 재디자인한 만화책을 감상하는 경험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방문객을 공간 콘텐츠 속으로 끌어들이는 매개가 되었고, 브랜드를 더욱 깊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어요.


위기 속에서 젠틀몬스터가 택한 길은 단기적인 할인 행사 같은 뻔한 해법이 아니었어요. 대신 오프라인 공간과 콘텐츠를 통해 ‘우리가 어떤 철학과 비전을 가진 브랜드인지’를 더욱 과감하게 드러냈죠. 하우스 도산은 단순한 매장을 넘어 유통 공간의 새로운 미래를 제안했고, 그 과정을 통해 젠틀몬스터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이미지를 한층 더 단단히 다져갈 수 있었어요.

하우스 노웨어의 가장 큰 특징은 젠틀몬스터라는 단일 브랜드를 넘어, 아이아이컴바인드 그룹 전체의 철학을 담아냈다는 데 있어요. 안경·향수·디저트 등 각 브랜드가 쌓아온 정체성을 한 무대에 올려 ‘우리가 궁극적으로 어떤 세계를 보여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답한 것이죠. 결국 이곳은 제품을 파는 매대가 아니라, 브랜드 철학을 오감으로 각인시키는 장치이자 오프라인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을 다시금 보여준 공간이었어요.


결국 젠틀몬스터의 공간 마케팅은 단순한 매장이 아닌 경험이 살아 숨쉬는 공간을 만드는 전략입니다. 온라인의 편리함과 속도로는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오직 그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선사하는 거죠. 이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에 오프라인이 살아남는 방법이자 젠틀몬스터가 계속해서 화제의 중심에 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퀀텀 프로젝트부터 하우스 노웨어까지, 젠틀몬스터의 실험은 줄곧 한 가지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우리는 이런 브랜드고, 이런 방식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다’는 거죠. 말로 설명하는 대신 공간을 무대로 삼아 행동으로 보여준 건데요. 덕분에 소비자들은 그 안에서 보고, 찍고, 공유하는 순간마다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체험하게 됐어요. 그렇게 쌓인 경험은 곧 ‘다음에는 또 어떤 공간을 보여줄까?’라는 기대가 되어 돌아왔고요. 공간을 매개로 이런 교감을 주고받는 사이, 젠틀몬스터와 소비자는 브랜드와 고객을 넘어 함께 놀이를 이어가는 팬덤 같은 관계로 연결된 거예요.


“소비자는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니라, 필요하다고 느끼면 산다.”라는 말처럼, 젠틀몬스터는 공간을 통해 바로 이 감각을 설계합니다. 낯설고 기묘하면서도 동시에 강렬한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가 제품을 ‘갖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거예요.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여줄까?’가 아니라, ‘어떤 세계를 체험하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에요. 브랜드가 만든 세계관 속으로 소비자를 초대해 온전히 경험하게 할 수 있다면, 제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 경험을 완성하는 일부로 자연스럽게 선택될 테니까요.
“님의 브랜드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나요? 이를 어떤 공간 속에서 담아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