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당근의 브랜딩 문법이 갑작스럽게 바뀐 이유는
2025.10.30 09:20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고객'과 '시간' 중 다시 '고객'에 집중하려 합니다

design by 슝슝 (w/ChatGPT)
아래 글은 2025년 10월 29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혹시 '삶은 당근', 좋아하시나요?
당근이 새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
했습니다. 모델은 배우 박보검, 키 메시지는 ‘삶은 당근’. “나를 둘러싼 모든 삶은 당근으로 굴러간다”는 뜻이라는데요. 그동안 당근이 해 온 캠페인과는 결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물론 당근의 연예인 모델 기용 자체가 처음은 아닙니다. 다만 예전엔 목적이 분명했죠. 배우 김향기로 '당근페이', 워크맨으로 이름을 알린 엔믹스 오해원으로 '당근알바'를 소개했고, 연예인 없이 만든 영상 콘텐츠도 '당근부동산' 등 신규 기능 홍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예전 브랜드 캠페인과 비교하면 이번 '삶은 당근'의 메시지는 확실히 모호하고 추상적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다릅니다.
특정 기능이 아니라 ‘당근’ 서비스, 그 자체를 말합니다.
구체적인 설명을 덜어낸 대신, 오히려 다소 추상적인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죠. 당근은 왜 지금 이러한 변주를 주고 있는 걸까요?
'고객'의 '시간' 중 다시 '고객'을
한동안 당근은 ‘고객’과 ‘시간’ 중 ‘시간’에 더 무게를 뒀습니다.
코로나 이후 사용자 확대가 정체되자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신규 서비스를 붙였고, 캠페인 메시지도 “당근에서 더 많이, 더 오래”에 맞춰졌습니다. 그 결과 인당 월간 사용 시간은 약 120분에서 140분대로 올라섰죠.
올해 들어 확실히 당근은 사용 시간 지표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사용자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균 사용 시간은 작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둔화 조짐
을 보였습니다.
‘시간’ 성장의 한계를 확인한 당근은 다시 ‘고객’ 늘리기로 방향을 틀었던 거죠.
이에 따라 정체됐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반등합니다. 오랫동안 1,700만 명대에 정체되었던 수치가 올해 3분기엔 1,900만 명대까지 늘어났죠.
이번 캠페인은 이 흐름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려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특히 MAU는 늘지만 월간 신규 설치 수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50만 내외에서 정체된 상황을 감안하면, 기능 홍보보다 서비스 ‘당근’ 자체의 매력을 전면에 세워 신규 유입의 문턱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한 우물만 파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 브랜드 캠페인이 이와 같은 당근의 성장 고민을 단번에 풀어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매출 성장세가 곧장 꺾이진 않을 겁니다. 당근은 사용자 확대와 함께 수익 구조 고도화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죠.
최근
당근이 ‘전문가용 검색 광고’ 같은 제품
을 새로 출시한 것이 대표적인데요.
이는 같은 ‘고객의 시간’에서도 더 큰 가치를 뽑아낼 수 있게 된다는 걸 뜻하죠.
그래서 사용 지표가 당장 폭발적으로 늘지 않아도 버틸 수 있고, 반대로 고객이 더 자주·더 오래 머무르면 성장의 과실은 훨씬 커질 겁니다.
다만 당근이 상장과 같은 다음 스테이지로 가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해외 성과가 필수죠. 사실 이는 대부분 플랫폼의 공통 숙제입니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분명하니까요. 토스가 호주로, 무신사가 중국에 베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의 일이고요.
다행히 당근은 비교적 일찍 해외에 나섰고, 최근에는
캐나다를 중심으로 의미 있는 지표
가 나오고 있다고 하죠. 이처럼 국내에서의 사용자 지표 성장·수익 고도화에 더해 해외에서도 성과가 이어진다면,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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