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경영

오늘의집의 오프라인 확장법: 북촌 ‘오프하우스’ 탐방기

2025.10.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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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오늘의집이 지난 7월 첫 번째 오프라인 상설 쇼룸 ‘오프하우스’를 서울 북촌에 열었습니다. 이 공간의 3층부터 지하 1층까지. 기획 컨셉을 살펴보며 함께 탐방해봐요!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10월 29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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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커넥트 : 

가구 구매이렇게 어려운지 몰랐습니다

지난주 커넥트레터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최근 저는 이사를 앞두고 침대와 소파 구매를 위해서 가구단지를 돌고 있습니다. 2주 전 고양시 일산 가구단지에 이어, 지난 주말에는 남양주시 마석 가구단지도 둘러봤죠.

      

두 개의 가구단지를 돌면서 쇼핑 난이도가 상당하다고 느꼈습니다. 상품에 붙은 정가는 의미가 없고, 좋은 가격에 구매하려면 협상은 필수이고, 나에게 맞는 제품을 구매하려면 그에 대한 기준도 명확해야 했죠.     

 

그럼에도 굳이 먼 곳에 있는 가구단지를 찾은 이유는 ‘체험’의 가치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가격만 보자면, 웬만한 가구는 온라인에서 가장 저렴한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저렴한 상품이 나에게 만족스러울지는 도무지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온라인 상품 사진만으로 침대와 소파의 편안함과 쿠션감, 저마다 다른 소재의 질감과 색상을 확인하는 데는 명확한 한계가 있으니까요.     

 

물론 ‘구매자 리뷰’라는 괜찮은 검증 수단이 있지만, 이마저도 개인차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허리가 안 좋은 저는 ‘하드 타입’ 침대 매트리스를 찾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너무 딱딱한 것은 싫고, 적당히 몸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몽글몽글한 느낌이 있으면 좋겠는데 이게 말로 설명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실제 같은 말을 가구단지 사장님에게 설명드리고, 수십 개의 매트리스를 추천받고 누워봐도 만족스러운 것은 1개가 나올까 말까 하더군요. 바꿔 말하면 누군가의 괜찮다는 온라인 후기도, 저에게 꼭 맞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거죠.     

 

자는 잘 알려진 브랜드 가구를 구매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잘 알려진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대체로 가구 품질은 가격에 비례하는 것이 맞고, 브랜드 제품은 확실히 저가형 침대 매트리스, 소파와는 다른 편안함,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하지만 덩달아 가격도 수 배 이상 올라가는데, 예산이 부담스러웠고요. 이렇게 비싼 브랜드 제품 중에서도 저와 맞지 않는 제품은 존재했습니다. 실제 210만 원에 팔리는 브랜드 매트리스의 경험 가치가 80만 원짜리 매트리스와 비슷하게 느껴진 경우도 있었죠.     

 

요컨대 가구단지를 둘러보는 저의 목표는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나에게 잘 맞는 괜찮은 가성비의 침대와 소파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좀 더 직관적으로 브랜드 가구 중에서 나에게 맞는 제품을 추려봤고, 이와 유사한 품질이지만 훨씬 저렴한 가구를 가구단지에서 찾고자 했죠.     

 

결과는요? 처음 방문한 매장에서 만났던 160만 원짜리 ‘3인용 무빙 소파’는 유사한 디자인과 소재의 제품이 다른 매장에서 80만 원에 팔리고 있더군요. 발품의 힘을 느꼈고요. 그 과정에서 무빙 소파와 유사하게 소파 공간을 확장하여 침대처럼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소재는 더 좋고 가격은 저렴한 ‘스윙 소파’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이번 주말 가구단지에 또 방문하여 맞는 제품을 찾아볼 예정입니다. 가끔씩 온라인 브랜드 특가 행사도 틈틈 둘러보고 있는데, 이 경우도 웬만하면 ‘쇼룸’에 방문하여 이 제품이 저에게 맞는지 확인해 보려고 하고요.

마석 가구단지에서 만난 90만 원 짜리 패브릭 무빙소파(왼쪽)와 가구단지 내 한 브랜드 매장에서 만난 200만 원 대 가죽 스윙소파 ⓒ엄지용

침대 매트리스는 마석 가구단지에서 찾은 160만 원짜리 수입 브랜드 제품과 지인의 추천으로 방문했던 한 매트리스 브랜드 쇼룸에서 체험한 110만 원짜리 제품 중 고민 중입니다. 가구단지를 둘러보며 수십만 원 대 매트리스도 여럿 체험해 봤지만, 이것만큼 가격과 품질이 정직하게 연동되는 품목이 없더군요. 매트리스는 돈 쓰는 맛이 있습니다.    

  

침대 프레임은 원목 소재에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제품 중에서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구매하려고 하는데, 상대적으로 경험 가치가 중요하진 않아서 온라인 채널 이용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벌써 침대와 소파 구매에만 3주 가까운 시간을 쓰고 있는데, 이거 참 쉽지 않네요. 지금껏 투자한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괜찮은 제품을 열심히 찾아보려고 합니다.

AI도 모르는 유통물류 이야기 :  

오늘의집이 상설 쇼룸을 연 이유     

오늘의집이 지난 7월 첫 번째 오프라인 상설 쇼룸 ‘오프하우스’를 서울 북촌에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집이 기간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적은 여럿 있었지만, 상설 오프라인 전시 공간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마침 가구 구매로 고뇌하고 있던 저를 보고, 오늘의집 관계자 한 분이 이 공간을 소개해 주더군요. 오늘의집에서도 사용자의 ‘체험’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쇼룸을 마련했는데, 한 번 둘러보지 않겠냐고요.

“오프하우스는 매출 창출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고객이 실제로 보고 만질 수 있는 체험 공간이에요. 온라인에서는 질감이나 마감, 크기 같은 걸 느낄 수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만든 겁니다. 저희 입장에서 여기서 바로 물건을 팔겠다는 관점보다는, 이 공간에서 경험한 걸 바탕으로 고객이 나중에 온라인에서 더 확신을 가지고 구매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오늘의집 관계자     

사실 그전까지 저에게 오늘의집은 침대와 소파 구매 채널로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온라인에 공개된 상품 정보와 후기만으로 그 상품이 나에게 잘 맞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인데요.    

  

다만, 오늘의집이 국내 최대 인테리어·리빙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인 것은 알고 있었기에 ‘쇼룸’이라면 이야기가 다를 거라는 기대가 생기더군요. 한정된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는 만큼, 이 공간에는 오늘의집에서 팔리는 수많은 상품 중에서도 특히 자신 있는 제품들을 중심으로 진열했을 테니까요. (오늘의집에 따르면 실제 그렇다고 합니다.)     

 

오프하우스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각 층당 50평. 전체 연면적은 200평 규모로 설계됐습니다. 각 층별로 컨셉이 확실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3층은 소비자를 위한 공간, 2층은 오늘의집을 위한 공간, 1층은 브랜드를 위한 공간, 지하 1층은 제품을 위한 공간이라는 오늘의집 측의 설명이 인상적이더군요. 오늘의집은 3층부터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오프하우스 쇼룸을 관람하도록 안내하는데, 오늘은 그 순서대로 오늘의집이 마련한 상설 쇼룸 ‘오프하우스’의 이모저모와 숨은 전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오프하우스 전경.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됐다. ⓒ오늘의집

3F : 크리에이터 아틀리에

‘크리에이터 아틀리에’라 이름 붙여진 3층 공간을 처음 둘러봤을 때 느낀 점은 ‘이케아스럽다’였습니다. 3층은 서로 다른 스타일로 꾸며진 여섯 개의 컨셉룸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각 방 옆에 부착된 디지털 사이니지에는 ‘우드 & 블랙 가구로 따뜻한 공간, 디자이너의 투룸 꾸미기’, ‘크지 않더라도 내 취향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방’, ‘거실도 아이방도 PINK 귀여움 한도 초과 파스텔톤 집’과 같은 컨셉명이 노출되더라고요.

오프하우스 3층 크리에이터 아틀리에 내 컨셉룸. 진열된 상품을 오늘의집 온라인 플랫폼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QR 태그를 연결해놨다. ⓒ커넥터스

이케아에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케아도 서로 다른 컨셉의 수많은 작은 방들로 공간을 구성했는데, 비슷한 방식을 오늘의집도 차용한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다만 오프하우스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인 만큼, 이케아만큼 컨셉룸이 많지는 않았고요. 창고형 매장으로 오프라인 현장 픽업 및 구매까지 가능한 이케아와는 다르게 순수하게 ‘온라인 구매’만 가능하다는 차이점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3층 공간은 사실 오늘의집을 안다면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오늘의집은 사용자들이 집꾸미기 사진을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사업을 시작하여, 사용자를 모았고요. 이후 집꾸미기에 관심 있는 사용자들이 관심 가질만한 ‘커머스’, ‘시공’ 등 유관 사업으로 서비스를 확장했습니다. 사실 오프하우스에 전시된 제품들에 붙은 ‘플러스 태그(뒷면에 온라인 제품 구매를 위한 QR코드 인쇄)’도 오늘의집 사용자(크리에이터)들이 생성한 콘텐츠에 연결된 상품 구매 링크를 상징하는 것이죠.

오늘의집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집꾸미기 콘텐츠(왼쪽)와 여기 영감을 받아 오늘의집 오프하우스에 구현한 공간(오른쪽) 비교 ⓒ오늘의집, 커넥터스

오늘의집은 ‘크리에이터 아틀리에’를 말그대로 오늘의집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크리에이터 아틀리에의 컨셉룸은 오늘의집 플랫폼 내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받은 크리에이터가 꾸민 공간을 ‘오프라인’으로 최대한 복제해서 옮겨놓은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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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아틀리에의 컨셉룸은 실제 오늘의집 크리에이터가 온라인에 꾸민 공간을 오프라인에 구현했고, 이들의 콘텐츠 IP 기여를 인정한다. ⓒ커넥터스

실제 각 컨셉룸에 부착된 디지털 사이니지에는 ‘Inspired by OOO’와 같은 문구가 적혀서 집꾸미기 콘텐츠를 올렸던 크리에이터의 기여를 인정하고 있었고요. 오프하우스에 공간이 소개된 크리에이터에게는 인테리어 콘텐츠 기여에 따른 소정의 보상금도 지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판매 연동 수익쉐어 구조까지는 아니지만, 크리에이터 권리 인정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제도화해 둔 것이죠.     

“이케아 쇼룸은 공급자 관점에서 ‘이런 집을 보여주겠다’는 식으로 꾸미지만, 오프하우스 3층 크리에이터 아틀리에는 반대로 사용자가 올린 방을 기반으로 만든 공간이에요.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라, 오늘의집 사용자들이 좋아한 장면을 그대로 현실 세계에 구현한 거죠. 전시 주기는 정해진 건 없지만, 1년에 두세 번 정도는 바뀔 것 같습니다. 더욱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이 공간을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오늘의집 관계자    

2F : 스타일링 스튜디오   

3층이 사용자 중심의 공간이라면, 2층 ‘스타일링 스튜디오’는 오프하우스를 마련한 오늘의집의 감도를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말하자면 오늘의집이 그동안 온라인에서 쌓아온 브랜드 자산과 큐레이션 역량을 한데 모은 ‘자기소개서’ 같은 층이죠.

2층 스타일링 스튜디오의 내부 모습. 실제 집에 들어와서 방을 구경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줬다. ⓒ커넥터스

이 공간은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84㎡ 아파트 주거 공간을 컨셉으로 구현됐는데요. 3층이 별개의 작은 방들이 모인 공간처럼 보였다면, 2층은 거실, 주방, 침실, 공부방, 다용도실 등이 연결되는 하나의 집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오늘의집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공간은 브랜드가 제안하는 ‘살고 싶은 집’에 가깝다”고요.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전시 제품의 품질이었습니다. 2층 공간에 전시된 제품들은 3층과 비교하여 확실히 마감과 소재, 만듦새가 좋아진 것이 느껴졌는데요. 이는 2층 공간에 전시된 제품이 오늘의집이 전개하는 3개의 PB 브랜드, 오늘의집의 브랜드 셀렉트숍 ‘바이너리샵’에 소개된 제품을 중심으로 구현됐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PB 삼각편대입니다. 가구 라인 중심 PB ‘레이어(Layer)’는 가격대를 지나치게 밀어 올리지는 않되 소재와 마감에서 중상급을 노린다는 인상이었습니다. 100만 원 초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4인용 천연가죽 소파가 인상적이었죠.

 

두 번째로 ‘기본(KIBON)’은 말 그대로 베이직과 가성비를 담당합니다. 생애 첫 독립을 시작하는 이들과 1~2인 소형 가구를 타깃으로 한 만큼 큰 기교 없이 쓰임새가 앞서는 구색인데요.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한 이케아와 비교하여서도 합리적인 가격선의 제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브(Cove)는 파자마, 이불, 베개, 안대와 같은 홈웨어, 패브릭 제품을 묶은 PB 라인인데요. 침실과 다용도실 존에 패브릭 텍스처를 걸어두듯 배치하여 전체적인 톤의 조화를 추구했습니다.

세탁기가 놓인 다용도실 공간에 무심히 놓여있는 코브 PB 파자마. 오늘의집은 오프하우스 2층뿐만 아니라 3층까지도 자사 PB 제품을 자연스럽게 침투시키고 있다. ⓒ커넥터스

여기에 ‘바이너리샵’이 오늘의집 PB만으로 채워지지 못하는 감도를 끌어올립니다. 오늘의집은 기본적으로 심사를 거쳐야만 입점할 수 있는 폐쇄형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는데요. 바이너리샵은 그 중에서도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서 들어갈 수 있는 오늘의집의 고감도 브랜드 숍인숍입니다. 이 때문인지 2층 전시된 제품들의 가격은 3층보다 높아졌고, 완성도와 질감이 전면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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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층은 오늘의집이 원하는 품질과 마감의 브랜드 제품을 ‘공급자 시선’으로 정리해 주는 층이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가성비보다는 ‘브랜드감’을 보여주는 구색이 중심이었는데요. 쉽게 말해 오늘의집이 오프라인에서 ‘어떤 수준의 디자인 브랜드로 자리하고 싶은가’를 드러내는 무대였다고 할까요?   

   

1F : 커넥트 라운지  

커넥터스가 2021년 10월 창간부터 운영하고 있던 모임주소록이자 커뮤니티 서비스 이름과 동일하여 더 반가웠던 1층 ‘커넥트 라운지’는 오늘의집과 협력하는 브랜드를 위한 팝업스토어로 마련됐습니다. 오늘의집은 브랜드로부터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동안 임대료를 받고요. 브랜드는 이 기간 동안 오프하우스에 방문하는 다양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노출하고, 오프라인 공간에서 상품을 판매합니다.

1층 커넥트 라운지 내부 모습. 현재는 어니스트플라워의 팝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곳은 온전한 브랜드의 공간이다. ⓒ커넥터스

제가 방문했던 10월 28일에는 온라인 꽃 서비스 ‘어니스트플라워’가 이 공간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그 이전에는 이탈리아 조명 브랜드 아르떼미데(Artemide)의 팝업이 진행됐다고 합니다. 뭔가 공통점이 느껴지나요?     

오늘의집에 따르면 1층 커넥트 라운지 공간은 어떤 브랜드든 사용하고 싶다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소한 오늘의집과 어우러짐이 있는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공간을 임대하고 있다는 설명인데요. 생각해 보면 조명도, 꽃도 모두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될 수 있죠? 오프하우스 방문 고객에게 최소한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이 공간을 설계했다는 설명입니다.     

“조명도, 꽃도 결국 인테리어의 연장선에 있는 카테고리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이 공간을 단순히 입대형 팝업스토어로 열어두진 않습니다. 오늘의집이 추구하는 감도나 라이프스타일과 어우러지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방문 고객이 봤을 때 ‘왜 여기에 이런 브랜드가 있지?’ 하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큐레이션을 신경 쓰고 있습니다”
- 오늘의집 관계자     

 

B1 : 라이브러리

마지막으로 내려간 지하 1층은 ‘라이브러리(Library)’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지만, 서가 대신 제품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오늘의집이 온라인에서 다루는 수많은 품목 중에서도 특정 카테고리를 깊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오프하우스 전체 공간 중 가장 ‘제품’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층이었습니다.

각종 조명이 전시된 라이브러리의 모습. 지금은 조명 테마의 전시가 진행되지만, 향후 제품에 집중한 다른 전시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커넥터스

제가 방문했을 때 라이브러리의 테마는 ‘조명’이었습니다. 공간 전체가 하나의 조명 박람회처럼 꾸며져 있었죠. 국내외 중저가 제품부터 럭셔리 수입 브랜드까지 한자리에 모여 있었는데요.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조명이 빛의 온도, 색감, 밝기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돼 있었습니다. 특히 모듈형으로 조명의 위치를 조정하거나 색상을 바꿀 수 있는 제품들이 인상적이었죠.     

“라이브러리는 오프하우스에서 유일하게 ‘제품’을 중심으로 보는 층이에요. 하나의 제품 테마를 정해서 특정 시기에 전시 구성을 전부 교체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조명을 테마로 전시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의자가 여기 놓일 수도 있고, 침대 매트리스가 놓일 수도 있습니다”
- 오늘의집 관계자     

라이브러리 공간은 일종의 ‘오프라인 광고판’처럼 이용되고 있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진열 제품은 오늘의집이 별도의 큐레이션을 하여 구성하는데요. 이 중에는 입점 브랜드의 희망으로 별도의 세션을 구성하여 광고비를 받고 진열된 제품들도 존재한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공간 테마에 어울리지 않는 제품들의 광고는 받지 않는다고요. 이렇듯 오늘의집은 오프라인 공간 역시 광고판으로 활용하며 ‘리테일 미디어’ 확장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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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오프하우스의 3층은 ‘사용자 콘텐츠를 보여주는 공간’, 2층은 ‘오늘의집의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공간’, 1층이 ‘협업 브랜드의 무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하 1층 라이브러리는 오늘의집이 다루는 제품의 본질로 돌아간 층입니다. 제품 하나하나의 물성과 질감, 기능이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오늘의집이 온라인 커머스 기업이면서도 ‘제품 경험’이라는 오프라인 감각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 이곳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아쉬운 확장성어떻게 풀어내나요?   

정리하자면 ‘체험 공간’으로 오프하우스에서 느낀 경험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각 공간별로 감각적인 소품과 인테리어 배치는 그 자체로 공부가 됐고요. 조명 제품들이 밀집 전시된 지하 1층 공간은 11월 이사를 마치고 한 번 더 방문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당장 저에게 필요한 것이 소파와 침대였기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지, 큰 덩어리의 가구 구매를 마치면 이제 인테리어의 디테일을 더해주는 소품들이 눈에 밟히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오프하우스에서 소파와 침대를 구매하진 않았습니다. 2층에 전시된 오늘의집 PB 브랜드 레이어의 소파와 침대도 나쁘지 않았지만, 전체 쇼룸에서 제가 만족할 만한 소파와 침대는 각각 1개씩밖에 발견을 못했고요. 그마저도 그보다 더 저에게 맞는 제품을 가구단지와 다른 브랜드 쇼룸에서 찾았기 때문에 실구매까진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결국 오프하우스가 가진 ‘확장성’의 한계를 의미합니다. 서울 도심 곳곳에 쇼룸을 확장하거나, 경기도 외곽에 거대한 쇼룸을 운영하는 여러 리빙 브랜드들과 다르게 오늘의집의 상설 쇼룸은 이제 막 하나가 탄생했고요. 그 규모도 200평으로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오프하우스가 입지한 북촌은 서울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감도 높은 이미지를 만들지만 임대료도 비싸기에 공간을 크게 가져가기엔 아무래도 부담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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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도 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상설 쇼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오프라인 공간 확장을 검토하고 있었고요. 그것이 경기도 외곽의 대형 쇼룸이 될지, 또 다른 서울 도심 쇼룸이 될지는 모르지만 고객의 ‘체험 가치’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니즈는 확실하다고 느꼈습니다.    

  

한 편에서 오프하우스의 모든 공간은 ‘순환형’으로 운영됩니다. 매번 똑같은 브랜드와 상품들이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요. 몇 개월에 한 번씩 비정기적으로 층별 컨셉을 변화시킬 계획이라는 설명입니다.  

    

예컨대 3층의 크리에이터 아틀리에는 몇 달 뒤 지금 전시된 6명뿐만 아니라 또 다른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들로 채워질 것이고요. 2층 역시 현재 공부방으로 할당됐던 공간 구성을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1층 커넥트 라운지는 이미 한 차례 전시 브랜드가 바뀌었고, 지하 1층 라이브러리 역시 새로운 제품 테마로 순환이 될 예정이죠. 이 모든 것이 공간 제약 속에서도 방문 고객에게 ‘새로움’을 주기 위한 오늘의집의 노력입니다.     

 

결국 오늘의집이 풀어야 할 과제는 ‘규모의 확장’이 아니라 ‘감도의 확장’일 겁니다. 단순히 면적을 늘리는 대신, 지역과 카테고리, 브랜드별로 더 정교한 오프라인 실험을 병렬로 운영하며, 각 실험의 데이터를 다시 온라인으로 환류시키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프하우스는 완성된 매장이 아니라 그 과정을 보여주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하나의 공간에서 사용자 경험, 브랜드 감도, 제품 실험을 동시에 다뤄보려는 시도는 분명 가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험이 하나의 공간에 머물러 있다면, 오프라인 공간의 경험을 다시 온라인 가치로 환원시켜야 하는 오늘의집의 본질과 맞물리지 못할 수도 있는데요. 오프하우스는 그 전환의 기점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의 변화도 함께 지켜보시죠.     

커넥터스 백브리핑 :  

남몰래(?) 하던 부업이 끝났습니다     

얼마 전 ‘프로젝트썸원’과 함께 진행했던 <실전 유료 텍스트 콘텐츠 비즈니스 워크샵>이 4개월 과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커넥터스의 성장 방식을, 제가 운영하는 또 다른 채널에서도, 더 나아가 다른 창작자들의 채널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를 실험한 과정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남은 건 하나의 교훈이었습니다. “텍스트 콘텐츠 멤버십은 결국 진정성과 꾸준함이다”

 

커넥터스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도움으로 1년 안에 1,000명이 넘는 유료 구독자를 모을 수 있었지만, 제가 새롭게 시도한 채널 <네프콘 수익화 연구소>는 13명의 신규 구독자, 1명의 단건 구매자를 남기고 조용히 문을 닫았습니다. 꾸준함과 진정성, 두 가지 모두 저에게 부족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리고 한정된 자원 속에서 이 두 가지를 투자한다면, 역시 ‘커넥터스’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워크샵 참가자분들의 콘텐츠는 저만 보기엔 너무 아까운 것들이 많았습니다. 각자의 전문 분야만큼 주제의 스펙트럼도 넓었고, 무엇보다 ‘꾸준히 써보겠다’는 진심이 느껴졌거든요. 그중 네 개의 뉴스레터를 추려, 이번 커넥트레터를 통해 소개드립니다. 모두 무료 구독이 가능하니, 새로운 영감을 찾고 계신다면 한 번 구독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1.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는 아마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커머스 비즈니스와 시장 트렌드를 다루는 뉴스레터로, 커넥터스와 제휴해 매주 토요일 콘텐츠 일부를 함께 전달드리고 있으니까요. 사실 트렌드라이트는 구독자 수만 2만 명을 넘는 대형 채널이기도 합니다.     

 

이커머스 기업 현직자인 운영자가 업계의 흐름을 실무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데, 저 역시 매번 배우는 게 많습니다. 커넥터스에서 다루지 않은 흥미로운 주제도 많고, 최근에는 외부 필진과 함께 생태계를 확장해가고 있더군요. 커머스 시장의 맥을 짚는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면, 이 뉴스레터만큼 확실한 동반자도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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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덕후의 책친구

여러분은 책 좋아하시나요? 저는 책을 사는 게 취미인데, 요즘엔 아침마다 시간을 정해 한 챕터라도 읽는 루틴을 만들고 있습니다. 책은 그 자체로 저자가 수년, 때로는 수십 년간 쌓은 지식과 통찰이 담긴 매체죠. 그걸 2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얻을 수 있다면, 거저 아닌가요?     

 

문제는 수없이 많은 책 중에서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책’을 찾는 일입니다. <책덕후의 책친구>는 그 고민을 대신해줍니다. 현직 출판사 편집자이자 진짜 책덕후인 케이님이 직접 책을 골라 소개하고, 그 과정에서 출판업계의 생생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소규모 북클럽도 함께 운영한다고 하니,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커뮤니티까지 함께 즐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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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롯 아트 뉴스레터

여러분은 미술관 좋아하시나요? 저는 여행을 가면 꼭 그 지역의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찾아갑니다. (사실 잘 모르긴 하지만요.) 이상하게 작품 앞에 서면, 전에 없던 감정의 술렁임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 낯선 울림이 익숙한 콘텐츠의 관성을 깨는 데 도움을 주곤 하죠.

     

<비롯 아트 뉴스레터>는 예술산업 종사자뿐 아니라, 저처럼 예술을 잘 몰라도 ‘제대로 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뉴스레터입니다. 예술과 브랜드, 커머스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나오는 흥미로운 협업 사례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예술을 통해 산업과 감성을 함께 읽어내는 시선이 참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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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롱라이프랩     

‘시니어 산업’이라고 하면 아직은 멀게 느껴지시죠? 하지만 이미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고, 유통·물류·소비의 구조도 이 변화를 향해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롱라이프랩>은 이 거대한 변화를 ‘시장’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뉴스레터입니다. 복지나 돌봄이 아니라, 초고령사회를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분석하는 시선이 매력적이죠.     

 

롱라이프랩은 국내외 시니어 비즈니스 사례, 정책,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하며 ‘노년의 삶이 곧 산업의 미래’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단순 정보가 아닌 인사이트 중심 콘텐츠라, 유통·물류 업계 종사자분들도 고령화 트렌드 속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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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결국 좋은 콘텐츠는 ‘관심의 깊이’에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커머스부터 책, 예술, 초고령사회, 그리고 저희가 다루는 물류까지.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지만, 모두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연결하려는 마음이 닮아있죠.     

 

이번 백브리핑에서 소개한 뉴스레터들이 여러분의 아침에 작은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여러분의 콘텐츠도, 이렇게 누군가에게 ‘추천할 만한 이야기’로 남게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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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즈니스알리바바식 온라인 장보기 알리프레시’ 한국 출시신세계 쓱닷컴과 겹치지 않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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